나가토모-카가와 이제는 인정해야될 세계적 선수
한일전,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떨리고 피가 끓어오르게 만드는 것이죠. 그리고 이 한일전은 도쿄나 상암이 아닌 유럽에서도 보이지 않게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양국의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유럽에 나가 선수생활을 하고 있고, 이 선수들의 활약상을 보면서 누가더 잘하냐 누가 더 뛰어난 선수냐라는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지성선수가 중요경기에서 골을 넣으면 그다음 날 검색순위 상단에 위치하는 '박지성 일본반응'만 보더라도 우리가 이 보이지 않은 경쟁에 본의아니게 많이 마음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그리고 이 선수들이 한데모여 자리하는 한일전에서는 누가더 잘한다, 누가 더 잘한다라는 말로 양측의 신경전이 펼쳐집니다. 지난해 6월에는 박지성선수의 조깅세레머니로 엄청난 치욕을 안겨주었고, 올해 8월에는 카가와의 2골로 우리가 엄청난 수치를 겪었습니다. 그리고 이 양팀의 주요선수들이 위치하고 있는 유럽리그는 지금도 제2의 한일전이 계속되는 중입니다.
그리고 역대상 최고이고, 앞으로도 나오기 힘든 박지성선수의 존재는 늘 우리에게 일본을 상대로 우위를 느끼게 하는 큰 이유였습니다. 해도 박지성만큼은 안될꺼야라는 생각말이죠. 매년 이적설만 무성하던 혼다의 이적대신 박주영선수가 이적했을 때도 비슷한 마음을 느꼈죠.
늘 일본선수들을 평가할 때는 두가지의 의견이 대립합니다. '쟤는 잘 못한다'vs'일본인이라서 저평가하지 말라'의 대립이죠. 그리고 카가와 신지, 나가토모, 혼다에 대한 평이 한일언론이 아닌 세계적인 언론의 보도가 우리나라에 전해지면 이 양상은 더욱 극심해집니다. 섬나라원숭이들은 안된다. 정말 잘하더라. 이런식의 반응말입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2명의 선수는 이제는 세계적인 선수, 혹은 세계적인 선수가 될 가능성이 다분한 선수로 인정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카가와 신지와 나가토모입니다.
분데스리가가 올시즌 전반기를 마친 가운데, 지난시즌 큰 부상에도 불구하고 소속팀 도르트문트에서 빛나는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가 바로 카가와 신지입니다. 그리고 시즌 초반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는가싶더니, 도르트문트의 키플레이어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팀이 치뤘던 26경기중 20경기를 선발로, 3경기를 교체로 나와 6골 5어시스트라는 놀라운 활약을 했습니다. 엄청난 몸값으로 빅클럽이적이 예상되는 마리오 괴체의 성적은 6골 8어시스트로 크지 않은 차이를 보입니다.
기록이 다가 아니야라고 말하시는 분도 있을것입니다. 하지만 카가와는 스탯 그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연한 드리블링과 창의적인 패싱능력, 그리고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팀에게 주는 공헌도가 매우 높은 선수입니다. 독일 키커지가 선정한 전반기 분데스리가 선수중 활동량 1위가 바로 카가와 선수입니다. 다소 연약한 인상을 보이는 선수지만 엄청난 체력을 자랑합니다. EPL-라리가에 이어 유럽3위리그인 도르트문트에서 없어서는 안될 키플레이어가 바로 이 선수입니다. 팀의 에이스인 괴체가 이적한다면, 카가와 선수가 그 자리를 맡게 될 것이고, 그의 재능이 어느정도 인지 확실히 확인할 계기가 되겠지요. 마치 PSV에서 로벤-케즈만이 떠난 후 팀의 중심이 되어 챔스4강을 이끈 박지성선수같이 말이지요.
그리고 또다른 이선수에 대한 우리나라팬들의 평가는 꽤나 후한편입니다. 바로 나가토모 유토지요. 그의 포지션은 왼쪽풀백, 우리나라의 이영표와 같은 위치지요. 나가토모가 지난 2010년 한일전에서 '박지성은 내가 막는다'라고 말하고 그에게 치욕적인 골을 허용한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지만, 그 이후 엄청난 발전을 거듭한 선수입니다. 그리고 그는 이번시즌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클럽 인테르밀란의 주전자리를 꿰찼습니다. 이번시즌 인테르가 치룬 경기중 3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나왔고, 왼쪽 풀백이지만 엄청난 활동량과 오버래핑으로 팀의 새로운 공격루트가 되고 있습니다.
아시안컵에서 이 선수의 활약에 고생을 많이 했던 기억이 있고, 결과적으로 일본의 우승에 가장큰 공헌을 한 선수기도 하죠. 세계적인 클럽에서 주전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나가토모인데, 최근 몇경기에서의 활약은 가히 대단합니다. 최근 풀백의 위치로 2경기연속 골을 넣더니 얼마전에는 2골을 혼자 만들어내다시피하며 2골을 어시스트 했습니다. 가히 환상적이죠. 그런 나가토모에게 저명한 이탈리아기자 폴콘도는 그가 세계 탑 5 왼쪽 풀백이라며 칭찬을 했습니다.
현시점, 아시아 최고의 미드필더, 그리고 아시아 최고의 풀백은 이 두 선수라고 말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에게도 이청용-기성용과 같은 좋은 선수들이있지만, 기성용선수같은 경우에는 빅리그에서도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이청용선수는 빨리 부상에서 회복해 예전의 기량을 다시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박지성선수의 아성에 도전하기에는 아직 모자란감이 있지만, 이들이 지금의 활약을 계속해서보여준다면 분명 그에 준하는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2~3년의 꾸준한 활약, 혹은 더 발전하는 모습, 카가와에게는 빅클럽에서의 활약이 필요하겠죠.
풀백과 공격형미드필더, 좌우를 가리지 않는 두명의 플레이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대들보였던 이영표-박지성선수가 생각납니다. 3번의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몇년간 우리나라가 아시아최강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두명의 선수가 우리나라의 두 레전드처럼 일본의 부흥을 이끌 것으로 생각이됩니다.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2명의 일본선수에 대적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선수들이 등장해주기를, 기대를 갖고 있는 많은 선수들이 무럭무럭 발전해주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