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위 리버풀, 불운인가 실력인가

Posted by Soccerplus
2011. 12. 29. 10:00 축구이야기
2007/08 시즌 4위 2008/09 시즌 2위, 2009/10시즌 7위, 2010/11 시즌 6위, 2011/12시즌 현재 6위, 07년 챔피언스리그 준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고, 잉글랜드에서 2번째로 많은 리그 트로피를 들어올린 리버풀의 최근5년간 순위입니다. 맨유-아스날-첼시와 함께 빅4라는 강팀 카르텔을 구성한지 3년, 4팀이 독식하던 4위까지의 자리에 최근 2년간 리버풀이 이탈했습니다. 그리고 시즌의 반이끝난 지금, 리버풀의 순위는 작년과 똑같은 6위입니다.

6위, 4위첼시와는 승점 차이가 단 3점이고 7위 뉴캐슬과는 승점차이가 1점밖에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리버풀의 경기는 여간 답답할 수가 없는데, 일단 18경기에서 기록한 골이 단 21골에 불과합니다. 18경기를 치룬 지금, 리버풀이 3골이상 넣은 경기는 단 1경기에 불과했습니다. 반면에 2골이상 승리를 거둔 경기는 5경기나 되는데, 1골차승리를 거둔 경기는 단 3경기이고, 나머지 7경기를 비겼고 3경기를 패했습니다. 최고득점자는 수아레즈로 5골이고, 앤디 캐롤, 아담, 벨라미가 2골을 기록했습니다. 득점랭킹 10위권에 당연히 소속선수가 아무도 없고 수아레즈는 23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어시스트도 찰리 아담의 4개가 최고입니다. 기록에서도 찾아볼 수 있듯 답답합니다.

그리고 답답함의 종지부를 찍는 것은 약팀과의 경기를 치룰 때 더욱 더 두드러집니다. 당연히 승리를 거둬야만 했던 선더랜드, 노리치, 스완지,블랙번과의 홈경기를 비겼고, 위건과의 원정에서도 비겼고, 스토크시티와의 경기에서는 졌습니다. 다른 약팀과의 경기에서도 1골차의 아슬한 승부가 많습니다. 오히려 강팀과의 경기력이 매우 좋은데, 빅6와의 경기에서 2승2무1패의 성적도 만족스럽고 경기력또한 눈부셨습니다. 맨유와의 경기에서는 이길경기를 비겼다라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문제는 맨유와의 경기나, 선더랜드, 노리치, 블랙번과같은 하위팀과의 경기가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상대가 약하든 강하든 늘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강팀에 강하고, 약팀에 약한 이유




리버풀이 강팀을 상대로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는 것은 그들의 전술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리버풀은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수비라인을 끌어내리고 강한 압박을 구사합니다. 공중볼에도 능한 선수들이 있기때문에 타팀선수들은 공간도 찾지못하고 숨을 못쉬는 듯 답답함을 느낌니다. 상대팀이 이러한 답답함과 혼란을 느낄때 리버풀은 빠르고 강력한 역습으로 상대팀을 위협합니다. 정신적으로도 고단하고 체력적으로도 강한 체력을 요구하는 전술이죠 .달글리시 감독의 지도력이 빛나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약팀과의 경기에서는 이렇게 피곤한 경기보다는 수월하게 경기를 펼치려고 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모든 경기를 저렇게 '스팀백 모드'로 대처할 수는 없고 상대팀의 전력도 다르기에 약팀과의 경기는 수비라인도 올리고 공격에 치중한 모습을 보이는데 공격전술이 확실하지 않은 리버풀이 골을 기록하지 못하면 올린 수비진에서 구멍이 드러나는 것이죠. 상대팀은 빅팀 리버풀을 상대로 리버풀이 강팀을 상대로 펼친 전략(수비라인을 내리고, 압박수비를 하며 역습)을 펼치는데 이러한 전략에 역으로 당한다는 것입니다. 리버풀이 맨시티를 상대로 하면 그 투지와 경기력이 훌륭해보이지만, 반대로 약팀들을 상대로 하면 이러한 경기력이 굉장히 답답해 지는 것입니다.

빈약한 공격, 운인가 전술적 문제인가

골포스트 맞은 슛만 17개



얼마전 기회가 되서 보니 잉글랜드 현지방송에서 리버풀이 18경기에서 골대를 17번 맞췄다는 통계를 보여주더군요. EPL에서 1위임은 물론이고, 골대에 맞은 슛이 3분의 1만 들어갔더라도 순위가 한두단계는 높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면 리버풀이 운이 없는것은 없는 것처럼보입니다. 게다가 리버풀경기를 챙겨보는 분들이면 아시겠지만 다른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세골네골 잘만 먹히던 골키퍼가 유독 리버풀과의 경기에서는 연다른 슈퍼세이브를 기록하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기분탓이려니 라고 느끼기에는 이러한 빈도가 너무 높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을 해보면 리버풀의 골결정력과 그에 앞서 공격전술에 문제가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수아레즈, 막시 로드리게스, 카윗과 같은 유연하고 포지션이동에도 능한 선수들과 꽤나 전통적인 역할을 부여받는 앤디 캐롤과 다우닝의 호흡에 문제가 드러나는 것이죠. 아스톤빌라에서 인상적인 다이내믹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다우닝은 상대윙백을 제치고 크로스만 올리는 단조로운 플레이로 일관하고 있고 캐롤 역시도 팀에 녹아드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즌 초반에는 카윗대신 헨더슨을 쓰며 무리수를 두었고 이제 수아레즈가 장기 징계로 뛸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제라드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너무나 확실한 리버풀입니다.

최고의 수확이었던 리버풀, 뚜껑열어보니



달글리시 감독이 온 이후, 리버풀은 앤디 캐롤, 수아레즈, 호세 엔리케, 스튜어트 다우닝, 찰리 아담, 조던 헨더슨등을 영입했습니다. 성공으로 평가되는 수아레즈, 엔리케를 빼면 달글리시 감독은 영국 본토 선수들을 주 이적 타겟으로 삼았습니다. 다우닝, 헨더슨, 아담, 캐롤등 자국의 어린 유망주나 중하위팀에서 에이스의 역할을 하던 선수였죠. 이영입에는 많은 돈이 들었지만 팬들은 환호했습니다. 각 팀의 에이스들, 그러니 검증이 마쳐진 선수들을 영입한 것이죠.  이 4명의 선수들을 영입하는데 자그마치 80m파운드 우리나라돈으로 150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1500억이라는 금액에 걸맞지 않는 것이 확실합니다.

헨더슨, 캐롤이 아직은 유망주의 나이로 분류되는 선수고 아담과 다우닝역시 나이가 많지 않고 오래써먹을 수 있는 선수들이니 미래를 볼 수 있다라고 말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이들이 이적한지 반시즌, 길게는 한시즌이 흘렀고 지금쯤이면 한두선수들은 터져주었어야만 했습니다. 헨더슨과 캐롤의 이적료를 합치면 맨유의 데 헤아, 필 존스, 애쉴리 영을 모두살 수 있는 금액이니, 이들의 이적이 성공작이라고 평가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감독의 전술적인 면도 문제삼을 수 있는데 헨더슨의 오른쪽 기용이나 메이렐레스를 팔고 찰리아담을 넣은 것이 대표적입니다.

지난 2경기에서 찰리아담은 자책골을 넣고 패널티킥을 실축했습니다. 만약 그 자리에 메이렐레스가 남아있었다면, 어떤 결과가 있었을까요. 축구에 만약이란 없지만 이러한 아쉬움이 한두가지가 아닌것이 리버풀의 현실입니다.

불운도 있었지만..

불운도 있었지만 전술적 그리고 선수들의 멘탈적, 그리고 실력적인 측면이 분명 지금의 답답한 리버풀을 만들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리버풀의 레전드인 킹 케니, 그의 압도적인 존재감은 감독자리를 안전하게 만들어 주는 것인데, 만약 다른 유약한 감독이 지금과 같은 성적이었다면 경질설이 나올 수도 있는 성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술적인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인데요, 정답은 감독이 쥐고 있겠죠. 맨시티와 펼쳐질 1월의 연속경기에서 무언가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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