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임대, 아스날과 박주영의 슬픈 그림자

Posted by Soccerplus
2011. 12. 31. 09:00 해외파 이야기/박주영
아스날의 레전드이자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앙리가 아스널로 단기 임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잉글랜드의 유수 일간지들은 앙리가 임대영입에 동의를 했고 그의 이적이 48시간 내로 결정이 나며, 그가 12번 셔츠를 입을 것이라는 보도를 했습니다. 돌아가는 상황으로 볼때 앙리의 이적은 이제 유니폼 들고 있는 사진만 찍어 올리면 확실히 결정이 날듯으로 보입니다.



앙리의 이적은 본인에게도 그리고 구단에게도 '신의 한수' 인 듯 보입니다. 선수 생활의 황혼기를 맞고 있는 앙리에게는 자신의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고 자신에게 아직도 열렬한 지지를 보내는 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아스날에게는 2명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을 막아줄 적임자를 영입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이적료도 한푼들이지 않고, 선수들과 팬, 그리고 구단의 신뢰를 모두 얻을 수 있는 인물로 말입니다. 결과적으로 아스널 팬에게는 대단한 딜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주영의 현실

그리고 앙리의 영입을 바라보며 국내팬들에게는 스쳐지나가는 한 인물이 있을 것입니다. 바로, 박주영선수죠. 박주영, 우리가 얼마나 기대를 했었습니까, 볼튼전에서 멋진 골을 성공시키며 감독의 신임을 얻는가 하더니 한 두경기에서 부진하자 명단제외로 그 입지가 격하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국팬들은 1월에 기회가 온다, 1월에 기회가 온다라며 1월까지는 기다려보자는 의견을 내놓았죠. 저역시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앙리의 임대영입으로 벵거감독이 생각하고 있는 박주영의 입지를 확실하게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박주영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면, 최소한 한 두번이라도 시험가동을 해보았겠지요. 하지만 연이은 명단제외, 이는 박주영선수가 벵거의 플랜에서 완전히 제외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의 1달을 막기 위한 임시방편의 역할도 아니라는 것이죠. 지금의 박주영선수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희망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박주영선수가 잘 했더라면, 앙리의 임대영입이야기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34세의 노장스트라이커 앙리를 임대영입하고 박주영을 그보다 우선순위로 기용할 것이라는 예상은 아무도 하지 않습니다. 앙리라는 두글자 이름만으로도 그는 박주영을 넘어섰습니다. 노장의 복귀에 자리를 내어줘야 하는 한 전성기나이의 선수의 한계입니다. 기회를 주지 않은 벵거감독에 대한 실망감도 있습니다만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 박주영의 한계이기도 합니다.

드러난 아스날의 약점

그리고 박주영의 입지와는 별개로 이 영입이 아스날의 약점을 드러내주는 것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제르비뉴와 샤막이 떠났지만 아스널에는 반페르시, 월콧, 아르샤빈, 베나윤, 박주영까지 3개의 공격포지션에 5명의 선수가 있고 여기에 체임벌린까지 포함을 하면 6명이 있습니다. 이번 박싱데이만 무사히 넘기면 더블스쿼드가 가능한 자원이죠. 게다가 제르비뉴와 샤막이 떠나는 것은 1월9일이후고, 그 이후에는 일주일에 한번만 경기를 치루면 됩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벵거감독은 앙리를 임대영입했습니다. 그리고 앙리의 역할은 기본적으로 반페르시의 체력안배를 위한 것이겠지요. 하지만 언제라도 반페르시와 앙리를 모두 기용하고 오른쪽에 월콧을 기용할 수도 있습니다. 제르비뉴가 떠난 좌측 윙포워드자리는 누구하나도 신임을 받고 있는 선수가 없으니 말이지요. 앙리의 영입으로 이 빈자리를 잘 메꿨다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서브멤버들에대한 신뢰도가 없다, 주전과 서브의 격차가 크다라는 말이 될수도 있습니다.

사실 앙리의 영입이 아니더라도,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차가 현격하다는 것은 아스널의 손에 꼽히는 약점중 하나였습니다. 특히 팀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는 반 페르시의 대체자원은 누구도 메꿀수가 없는 것이죠. 앙리라는 레전드의 복귀로 반 페르시의 어깨를 가볍게 해줄수도 있지만, 앙리가 그의 빈자리를 제대로 메워줄지는 미지수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전성기가 지난 앙리는 힘들다고 봅니다) 반 페르시의 거대한 영향력, 그리고 주전과 서브의 차이, 서브멤버들의 신뢰상실을 모두 의미하는 영입이 바로 앙리의 임대입니다.

겨울 이적시장입니다. 포돌스키와 같은 자원이 지속적으로 아스널의 공격진과 링크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전적인 측면으로 EPL 탑팀과 경쟁을 한다면 아스널의 경쟁력은 그리 높지 않은게 사실이지요. 맨시티, 첼시, 맨유와 같은 팀들과 영입경쟁을 한다면 우세한 입장에서 선수를 사오기는 힘든게 현실입니다. 뛰어난 기량을 가진 선수는 한정적인데, 돈이 많이 들고, 거기에 그를 노리는 팀도 많다는 것이죠.

초반 너무나 힘든 결과를 극복해야했기에 말그대로 전력질주를 하며 순위를 5위까지 끌어올린 것은 대단한 성과입니다. 하지만, 그를 통해 서브멤버의 폼을 제대로 유지시키지 못했다는점, 일부 선수에게는 기회도 돌아가지 않은점은 아스널의 대단한 추격이 그린 그림자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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