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원 버저비터, 맨시티를 격침시키다(지동원 골 동영상)

Posted by Soccerplus
2012. 1. 2. 08:17 해외파 이야기/지동원
정말 믿을수 없는 골이었습니다. 15위 선더랜드와 1위 맨시티의 대결, 그리고 최근 6경기에서 1승 1무 4패를 기록한 선더랜드였습니다. 이 경기에서 선더랜드의 승리를 예상하는 팬분들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경기는 선더랜드의 1:0승리로 끝났습니다. 모든 선더랜드 팬들과 맨시티의 쉬운 승리를 예상했던 많은 축구 언론들이 경악했습니다. 이유는 선더랜드의 극적인 승리에도 있지만, 그 주인공이 지동원 이었기 때문입니다.



지동원 선수가 이번 경기에서 이런 극적인 골을 넣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마틴 오닐 감독의 부임이후, 전임감독재직시절보다 훨씬 더 기회가 줄어들었고, 오늘도 그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였습니다. 이른시간에 2명이 교체되어나갔고, 마지막 교체카드가 그가 될 것이란 예상도 섯불리 할 수 없었습니다. 무승부도 선더랜드에게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였기 때문에 공격적인 교체보다는 수비적인 교체를 할 수도 없었습니다.




오늘도 경기에 나오지 못하겠구나라는 저의 예상을 물리치고 후반 33분 지동원 선수는 니클라스 벤트너와 교체되었습니다. 니클라스 벤트너의 활약을 본다면 조금 더 이른 시간에 교체되어야 했음이 타당했지만 부임한지 얼마 안된 감독에게는 벤트너의 이름값을 믿고 싶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새벽보여준 실력이 EPL레벨이 아닐정도로 형편없었고 결국 지동원선수가 대신해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지동원선수는 약 15분간 활약했습니다. 그리고 지동원 선수가 교체로 나왔을 때 늘 그랬듯, 그는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골찬스가 오지 않았습니다. 추가시간이 3분을 가리키고, 0:0이 만족스런 승부였던 선더랜드였습니다. 양 팀 선수들이 모두다 경기를 마무리하고 있던 순간 지동원이 왼쪽 측면에서 볼을 치고 왔고, 중앙 세세뇽에게 연결했습니다. 다시 원-투 패스, 그리고 키퍼를 제치고 비어있는 골대에 슛, 골이 들어갔고, 그렇게 경기는 끝났습니다. 작년 울버햄튼전 박지성선수를 생각나게 만드는 버저비터였고 상대는 리그 최강 맨시티였습니다. 골키퍼는 올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였던 조하트였고, 그앞에 그를 막던 수비진 역시도 최고의 선수들이었습니다.

그렇게 지동원 선수는 단 한 순간의 활약으로 모든 영일간지 메인을 장식했습니다. 오프사이드 논란에 휘말렸습니다만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어찌되었건 93분까지 최선을 다했던 지동원이 빛나는 순간이었습니다. 간절히 바래왔던 찬스였고, 그 찬스에서 서두르지 않고 침착했습니다. 멋진 골이었고, EPL의 향후 전망을 바꿔놓을 골이기도 했습니다.

상대는 맨시티였습니다. 승승장구를 달려오던 팀이었고, 1월부터는 최악의 일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늘 우위를 점하던 라이벌 맨유에게 턱밑까지 쫓겼습니다.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아 추격을 허용했지만 맨유가 어제 경기에서 자멸하며 이번 경기에서 확실하게 이겨서 다시 질주를 시작해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선더랜드의 반격은 강력했으며, 운도 따라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번시즌 2번째 패배를 지동원의 발끝에서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마틴 오닐에게도 굉장히 중요한 경기였습니다. 그의 부임이후, 어찌 되었든 경기결과는 스티브 브루스감독시절보다 좋았지만 무언가 큰 인상을 남겨야 했습니다. 그런 그에게 맨시티전역시 그의 지도력을 인정받을 하나의 기회였습니다. 물론 쉽지 않았겠지만, 마음 한 편에는 승리를 거두며 자신의 지도력을 알리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런 작은 희망이 지동원의 엄청난 골로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저 그랬던 벤트너를 믿고 싶었겠지만, 오히려 그에게 기쁨을 안겨준건 20세의 한국인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행복한 사람은 아마도 지동원선수일 것입니다.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는 와중에서도 올 시즌 부상이 한차례도 없었던 지동원선수는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벤트너, 위컴에게 기회가 먼저 주어졌고, 지난경기에는 경기에 나설수도 없었습니다. 오늘도 여전히 벤치였고, 골을 넣지 못했으면 앞으로의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골로 인해 지동원 선수의 앞날이 굉장히 밝았습니다. 다른 골도 아닌 리그 선두와의 경기에서의 버저비터였습니다. 당연히 많은 사람들의 각인이 될 것이며, 올시즌 선더랜드가 만든 가장 극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올해의 골은 아니겠지만, 올해 가장 극적인 순간중 하나에 뽑힐만한 장면이었고 그 것을 지동원이 만들어냈습니다. 당연히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이 되었을 것이고, 가장 큰 각인은 아마도 오닐감독에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날 골은 지동원선수의 입지를 바꿔놓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당장 다음경기부터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경쟁자인 벤트너가 부진했고, 또 부진할 듯으로 보이기 때문에 지동원선수에게 주전자리를 주는데 주저함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설사 그가 한두경기 부진하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중요한 순간 슈퍼서브의 능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지동원 선수는 지금보다 출전기회가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새해 최고의 선물을 지동원선수에게 받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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