벵거의 '반 페르시 집착', 이래도 괜찮은가

Posted by Soccerplus
2012. 1. 4. 07:57 축구이야기
박주영 선수의 출장 여부는 우리나라 팬들에게는 굉장히 예민한 문제입니다. 그의 활약여부를 떠나 도통 기회를 주지 않는 벵거감독의 심경도 충분히 이해를 합니다. 시즌 초반 강등권근처까지 밀려났던 순위, 맨유에게 8:2의 충격적인 패배, 모든 경기 최선을 다해야했고 그 덕분에 아스날은 현재 5위까지 치고 올라왔습니다. 4위와도 단 한경기면 뒤집을 수 있는 가시권이고, 최근 몇경기 힘든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시즌 초반의 모습은 많이 벗어났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반 페르시가 있습니다. 그가 팀에 합류한 이후 많은 부상으로 인해 반(半)페르시 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만, 이번 시즌은 모든 시즌을 소화한다는 의미의 풀 페르시로 불리우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 아스날의 필드플레이어중 유일하게 전경기에 출장했고 그중 1경기만 서브로 출장, 총 20경기 19선발 1교체 17골 5어시스트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스날에게 그가 없었다면 너무나 힘든 시즌이 되었을 것입니다.

반 페르시는 단순히 골을 마무리 지어주는 스코어러가 아닙니다. 아스날의 경기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는 공격을 만들어주는 역할에서부터 패스플레이, 그리고 수비수를 이끌어내는 역할과 골을 마무리짓는 역할까지 아스널의 공격에 대부분 관여를 하고 있습니다. 요즘 경기에서는 아르테타가 팀에 녹아들면서 중원으로 내려오는 일이 조금은 줄어들었습니다만 이적선수들이 팀에 적응하기 전까지만 해도 반 페르시는 미드필더인 램지보다도 아래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 페르시가 내려와서 공을 연결하고 다시 올라가서 공을 마무리해주는, 그에 의해 시작과 끝이 마무리되는 공격형태였습니다.

반 페르시가 팀에 치중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기 때문에 벵거감독은 반 페르시를 빼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른 전술을 생각해보고 다른 선수들을 시험하기에는 현재 상황이 너무나 급박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아스널의 경기는 반 페르시의 컨디션여하에 좌지우지 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여러 자료를 찾아보던 중 흥미로운 자료를 발견했습니다. 11월 A매치데이가 끝난 이후 아스널은 10경기를 치뤘고 6승 2무 2패의 성적을 거뒀습니다. 그리고 그가 골을 넣은 경기는 모두 이겼고, 그가 골을 넣지 못한 경기는 모두 지거나 비겼습니다(풀럼, 울브스, 맨시티, 풀럼). 그리고 올 시즌 전체에서도 그가 골을 넣지 못하고 이긴경기는 단 한경기 밖에 없습니다(9월 10일 스완지시티전).

그의 컨디션 여부에 따라 팀의 전력이 너무나도 좌지우지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벵거감독의 반 페르시 집착이 이해가 되기는 하지만, 이기는 경기에서 다른 옵션을 사용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선수라기보다는 하나의 옵션으로도 박주영을 한두번쯤 사용해봤을 수도 있었습니다. 아스날이 3:0, 4:0으로 이긴 경기에서도 반 페르시는 풀타임을 뛰었고, 다른 옵션은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새로 영입된 선수를 사용해보지도 않고 썩힌것은 나중에 생각해보더라도, 팀에 가장 중요한 선수에 대한 보호에도 문제가 되는 일입니다.



그리고 반 페르시는 12월 28일, 1월 1일, 1월 3일 경기에서 전경기 풀타임을 뛰었습니다. 그리고 리그에서 약체인 울브스, QPR, 풀럼을 상대로 1승 1무 1패, 좋지 못한 기록을 거두었습니다. 끝없는 혹사로 인해 반 페르시의 폼이 한창 좋을 때보다 많이 내려왔습니다. 울브스전에서는 12개의 슛을 난사했지만 골과는 인연이 없었고, 풀럼전에서도 후반전 급격스러운 체력저하를 보이며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습니다.

이쯤되면 벵거감독에게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반 페르시에 대한 믿음이 믿음을 넘어 집착으로 변질되고 있고, 그 결과는 좋지 못한쪽으로 계속 흘러가고 있습니다. 경기마지막 헤딩옵션을 보강하기 위해 교체되는 샤막이나, 아예 경기명단에서도 빠지고 있는 박주영이라는 옵션이 있습니다. 맨유처럼 선수들이 모두 부상당한게 아닌상황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벵거감독의 선수에 대한 믿음은 상당히 제한적인지도 모릅니다. 두 선수를 제대로 사용해보지도 않고 이제는 예전의 신뢰자였던 앙리를 데려오려고 하고 있으니 말이죠.

반 페르시의 팀을 만들었고, 그가 없이는 팀 전체가 돌아갈 수 없는 전술을 만들었습니다. 아니, 팀이 돌아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동을 꺼리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스널의 최근 행보가 이 반페르시 집착에 대한 부작용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스널에게는 힘겨운 일정인 박싱데이는 끝났지만 이제 AC밀란과 펼치는 챔스리그가 돌아오는 2월말경에는 다시한번 반 페르시 과부하 현상에 빠질 것입니다. 그전까지 어떤 옵션을 만들 수 있을지, 아니면 반 페르시는 그때까지도 그대로인지 지켜봐야 할 듯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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