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맨유의 딜레마는 '나니'다

Posted by Soccerplus
2012. 1. 7. 09:00 축구이야기
이번 시즌, 맨유에서 유일하게 전경기를 출장한 선수가 있습니다. 부상이지만 늘 자신의 자리를 지켜주는 고마운 선수이자, 팀의 핵심선수이고 때로는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주는 루이스 나니입니다. 윙어가 4명이나 되고 게다가 로테이션정책을 사용하는 퍼거슨 감독의 맨유에서 나니는 시즌 20경기에서 18경기를 선발로 2경기를 교체로 나왔습니다. 20경기 6골 7어시스트, 지난 시즌 올해의 어린 선수에 뽑혔고, 9골 1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어시스트왕에도 뽑혔습니다. EPL최고의 윙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스탯과 수상경력입니다.




그리고 올 시즌 맨유에서 사실상 팀의 주 공격루트이자 대들보 역할을 해주고 있는 선수가 나니입니다. 워낙 볼간수능력이 뛰어나고 개인능력이 뛰어난 나니선수는 그 누구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창의적인 중원의 패서가 없는 맨유이기 때문에 공간을 찾아가는 선수들보다는 나니와 같은 직접 공격의 시작부터 마무리를 지을 수 있는 선수들이 더 중용을 받고 있습니다. 맨유의 4명의 윙중가운데서도 객관적으로 가장 좋은 기량과 기록을 갖고 있는 선수도 나니이고, 이번 시즌 맨유의 에이스급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맨유의 공격시간중 가장 오래 볼을 갖고 있는 선수가 나니입니다.

하지만 그를 맨유의 에이스라고 하기엔 무리가 따릅니다. 실제로 많은 공격 기회가 그로부터 시작을하고, 좋은 크로스와 슛팅, 드리블능력을 가졌으며 호날두와 비교가 되는 나니지만 아무도 그를 맨유의 에이스라, 혹은 호날두에 버금가는 선수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세계최고의 팀인 맨유의 넘버 1윙어인 그이지만 세계최고의 윙어라는 말을 붙여주지도 않습니다. S급은 아니지만 A+급의 기량을 갖고 A급정도의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 분명 좋은 선수이고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만 그 선수의 전체적인 평가에는 항상 의문부호가 따라다니는 선수가 바로 나니입니다.

나니에게 호날두급 활약을 기대하거나 루니의 비중을 기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가장 많은 경기출장을 했고, 가장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리고 있는 선수중 하나고, 공격에서 가장 많은 볼 소유시간을 갖고 있는 선수에게 맨유라는 팀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지금의 활약보다 더 큰 활약입니다. 포지션상 차이는 있겠지만 슛팅숫자는 루니에이어 2위이고, 이는 웰백과 치차리토의 슛팅숫자를 합친 갯수와 맞먹습니다(루니 80개, 나니 52개, 치차리토 25개, 웰백 29개). 그리고 맨유 슛팅수 2위의 선수의 유효슛팅률은 맨유 전체 공격진중 꼴찌입니다. 나니선수의 특성상 중거리를 많이 때리긴 하지만 그만큼 기회도 많았고 결정짓지 못한 찬스도 못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나니선수가 에이스로 발돋움하지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복에 있습니다. 좋은 경기에는 개인기도 잘 들어먹히고 슛도 날카롭게 들어가면서 팀에 엄청난 기여를 해주는 반면 좋지 못한 경기에는 무리한 드리블로 팀 전체에게 안좋은 영향을 미치고 좋은 찬스도 여러번 날려먹습니다. 물론 연속경기 출장에 따른 피로누적도 있겠지만, 충격의 2연패에서 나니의 부진은 곧 팀의 참패로 이어졌습니다. 기복이 너무도 심한 선수이고 시즌 말미에 특히 체력저하도 심합니다. 풀시즌을 좋은 컨디션으로 보낼 수 없는 것은 그가 세계적인 선수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제가 나니를 맨유의 딜레마라고 표현했던 것은 현실은 이러한 나니선수가 '에이스급' 비중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맨유선수중 유일하게 리그 전경기 출장을 했습니다. 앞에서 말했듯 맨유에는 리그 탑급 윙어가 4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퍼거슨 감독이 강팀경기고 약팀경기고 가장 좋은 옵션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의 기복은 에이스의 역할을 맡기에는 큰 걸림돌입니다. 잘할 때는 정말 잘하고, 호날두저리가라의 활약을 보여주지만 문제는 그런 경기보다 그렇지 못한 경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나니를 계속해서 중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맨유의 현실입니다. 왜냐면 사실상 나니를 제외하면 창의적인 한방을 기대할 선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중원에서 볼을 키핑하고 배급해줄 미드필더가 부족한 상황에서 윙어진에게 의존이 커질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가장 적합한 선수가 나니입니다.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만 그 패턴이 제한적인 발렌시아와 애쉴리 영, 그리고 볼 간수보다는 공간의 활용에 능한 박지성보다는 나니가 훨씬 더 안정적이지요.

나니가 정말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힐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니, 그럴 가능성은 충분히 가지고 있는 선수임은 맞지만 그 한계도 있는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나니가 호날두처럼 성장을 해주면 참 고맙겠습니다만 그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죠.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팀인 맨유에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선수가 에이스를 맡아야 합니다만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나니가 못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의 역량보다 더 많은 것을 해줘야 맨유가 예전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지금의 실력으로는 팀에게 믿음을 줘야하는 핵심적인 역할보다는 다른 에이스의 조력자에 더 어울립니다.

그리고 이와 엮어 루니이외에는 월드클래스 옵션을 보유하지 못한, 어쩌면 보유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은 퍼거슨의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긱스와 베컴 스콜스가 늙어가고, 호날두와 반니스텔루이가 떠난 후, 맨유의 월드클래스는 루니 단 한명입니다. 맨유가 리그에서 그럭저럭의 성적을 내는 팀이고 그것이 목표라면 지금이어도 충분합니다만, 맨유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매년마다 노리는 세계에서 다섯손가락안에 드는 강팀입니다. 월드클래스는 한명으로도 족하다고 생각하시면 불편한 발언이 될수도 있겠지만, 퍼거슨의 목표는 챔스우승입니다. 게다가 이제는 맨시티도 맨유에게 스쿼드의 전력으로 앞서있습니다. 루니와 팀을 이끌 수 있는 에이스의 영입, 필요합니다.

선수에게 급을 나누는 것은 사실 좋지 않은 평가방법이겠지만, 나니에게 S급을 주기에는 무리입니다. 나니의 팬들이 보신다면 불편한 글이 될수도 있겠습니다. 맨유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보였고, 가장 좋은 기회를 만들어 내는 선수인 것도 나니입니다. 하지만 맨유가 믿을 기둥이 나니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자리에 박지성이 들어가야 한다는 말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보다 더 믿을만한 선수, 더 큰 영향력을 보여주는 선수의 영입이 절실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맨유의 선전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니가 호날두를 넘어서지 못하는 이상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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