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리빌딩 제1과제는 '안데르손 처리'

Posted by Soccerplus
2012. 1. 12. 10:11 축구이야기
맨유는 이번 시즌 중원에 구멍이 뚫렸습니다. 사실 비단 이번시즌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하그리브스가 부상으로 빠진 이후 맨유는 플레쳐가 에이스로 등극하며 잠시 중원걱정을 덜은 후에는 캐릭, 안데르손, 스콜스, 긱스의 4인체제, 이번 시즌에는 스콜스가 빠지고 클레버리가 들어왔습니다. 다시 스콜스가 은퇴 번복을 하고 돌아왔으니 말이죠. 매 경기마다 선수들이 100퍼센트의 기량으로 나설 수 없는 것은 기존의 맨유의 중원 요원들이 굉장히 나이가 많다는 것과 관계가 깊습니다. 긱스와 스콜스는 10일간격으로 경기를 뛰어야했고, 플레쳐는 지난시즌부터 알 수없는 부상에 시달렸죠. 캐릭도 더 이상 젊은 피가 아닙니다.



그리고 2007년 당시 19세의 나이로 맨유에 합류하면서 장기적으로 스콜스의 대체자의 역할을 부여받은 선수가 바로 안데르손입니다. 아직 23살의 나이지만 맨유에서 5시즌째를 뛰고 있고, 리빌딩을 하고 있는 맨유의 젊은 피 가운데에서는 가장 경험이 많은 축에 속합니다. 세계 축구 유망주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2005년 세계 축구 청소년 선수권에서 최우수 선수상(U-17)을 탔고, 포르투갈 명문인 FC포르투에서도 엄청난 활약으로 제2의 호나우지뉴라는 별명을 얻으며 300억원이 넘는 금액에 영입된 선수입니다. 맨유의 역사를 보더라도 그보다 많은 금액을 주고 데려온 중원은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과 오웬 하그리브스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영입된 안데르손은 19세의 나이에 맨유의 주전팀에서 완전한 주전은 아니지만 로테이션의 한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그가 영입된 2007년도에도 맨유의 중원은 무너졌고 안데르손이 생각보다 기회를 많이 잡았습니다. 볼을 향한 집착과 한번 잡으면 놓치지 않는 드리블, 많은 활동량과 파이팅넘치는 플레이는 대단한 잠재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중앙 미드필더에는 어울리지 않는 재능이라는 생각역시도 들었지만, 4-4-2 포메이션에서 그의 포지션은 중앙미드필더말고는 다른 방도가 없었습니다. 드리블과 같은 공격적인 재능이 뛰어난 선수였지만 그보다는 패스와 조율, 그리고 수비가담에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습니다.

4-4-2 포메이션에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포지션을 변경했고(공격형 미드필더에서 중앙미드필더로)이는 세계 최고의 유망주중 한명을 그저 그런 선수로 만들어버렸습니다. 특히 중앙 미드필더에게 가장 필요한 조율과 패스의 정확도, 그리고 시야면에서 굉장히 좋지 못한 안데르손은 어이없는 패스미스로 공격의 흐름을 끊어버리거나 혹은 편협한 시야로 좋은 찬스의 흐름을 끊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그렇게 5시즌, 안데르손은 끊임없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많은 미드필더 가운데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가장 어린 재능이고, 올 시즌 클레버리가 들어오기 전까지 풀시즌을 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시즌 부상을 당했지만 지난시즌까지는 부상도 별로 없는 선수였으니 말이죠. 그리고 이번 시즌 시작과 함께 새로운 맨유의 중심축이 되어 중앙미드필더로 중용받았습니다. 하지만 클레버리가 부상으로 나간후 홀로 남겨진 중원에서 들쭉날쭉한 기복과 실망시키는 플레이를 여러번 보여주며 맨유의 침체기에 큰 공헌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선수를 객관적으로 놓고봤을 때, 결코 뒤쳐지는 선수는 아닙니다. EPL의 모든 중앙미드필더중에서도 상위권의 선수죠. 하지만, 경기를 보면서 중앙미드필더로의 안데르손은 맨유주전의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생각이 많이듭니다. 맨유는 그저 무난하게 경기를 치뤄도 합격점을 받는 팀이 아닙니다. 한순간의 플레이로 경기를 바꿀 수 있는 패스, 혹은 그에 준하는 중거리슛, 아니면 엄청난 수비력으로 중원을 무력화시키는 능력, 경기를 원활하게 풀어나갈 수 있는 넓은 시야 중 그가 갖추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지금껏 맨유의 중원은 그래왔습니다. 아주 뛰어난 재능이 아니더라도 윙어가 뛰어나기 때문에 경기를 쉽게 풀어나갔죠.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루니를 중심으로 하나의 팀으로 뭉쳐야 하고, 그를 받쳐줄 윙어진 역시도 시대를 풍미한 베컴, 호날두와 같은 슈퍼스타가 아닌 선수들로 구성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잡아줄 중앙에 그 어느때보다 큰 무게감이 필요합니다.

플레쳐와 캐릭이 아직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그리 많은 시간이 남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겠죠.하지만 안데르손은 23세입니다. 새롭게 선수들을 영입하거나 유스에서 엄청난 재능이 올라오지 않는 이상, 안데르손은 계속 중원에 머무르겠죠. 엄청난 기복을 갖고 있는 그에게 리그 38경기를 모두 맞기기에는 너무나 위험합니다. 단 1패라도 큰 타격을 받는 선두권 경쟁에서는 더욱 더 심하죠. 그렇다고 이 선수를 후보 선수로 다른 선수들을 땜빵하는 역할(지금의 깁슨정도)로 쓰기에는 또 애매합니다.

다음 시즌, 새로운 슈퍼스타를 반드시 영입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안데르손의처치를 확실하게 해야한다고도 생각합니다. 중원이 아닌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하던가, 아니면 아예 후보선수로 데리고 있던지, 아니면 팔던지말입니다. 가능성이 있는 선수지만 이미 많은 걸 기대하다 많은걸 잃었습니다. 맨유라는 팀이 주전으로 데리고 있기에는 그의 능력은 턱없이 부족하지 않나라는 생각입니다.

퍼거슨도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23세의 안데르손보다, 40세의 긱스를 우선순위로 기용을 하고 있으니 말이죠.


글이마음에들면추천↓한방! (로그인 불필요)블로그가마음에들면정기구독+ 해주세요sz

soccerplus.co.kr 로 더 편하게 저의글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