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외면하는 벵거, 그를 위한 몇가지 변명

Posted by Soccerplus
2012. 1. 18. 08:00 해외파 이야기/박주영
어제 이 시간에 박주영을 외면하고 있는 현실과 그 것이 꼭 박주영의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는 글을 썼습니다. 외면당하는 박주영을 위한 변명이라는 제목의 글이었지요. (궁금하시면 옆에 있으니 보셔도 됩니다!) 박주영이 처한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지만 운과 상황이 따라주지 않았음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박주영덕분에 수백만의 안티가 된 감독이 있습니다. 바로 박주영의 아스날 소속팀감독인 아르센 벵거감독입니다.  벵거감독은 박주영을 데려오기위해 릴과 계약합의가 거의 끝나가는 가운데 하이재킹해서 데려왔었고, 그에게 직접전화까지 했습니다. 박지성을 데려오기 위해 퍼거슨이 했었던 작전이었죠. 릴과 벨기에의 호날두로 불리우는 에뎅 아자르의 계약을 포기하면서까지(물론 이적이 쉽지 않았고, 이적할 가능성도 낮았지만) 데려온 선수입니다.

하지만 벵거감독은 박주영이 아스날에 온 뒤 단 한경기도 그를 리그에서 출장시키지 않았습니다. 박주영을 데려와서 물론 리그컵과 챔피언스리그에서 기회를 준 것은 사실이고 박주영은 부진했습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요. 하지만  선수의 컨디션 관리가 선수뿐 아니라 감독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을 한다면 박주영의 좋지 않은 폼에 어느정도 책임이 있습니다. 그렇게 1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을 위해 데려온 박주영선수를 벤치에 앉혀두고 앙리를 데려왔고 지난 스완지시티전에서는 그를 제치고 18세 쳄벌레인을 투입했습니다. 한국팬에게는 화가날 수 밖에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벵거를 위해 몇가지 변명을 하자면, 일단 벵거에게는 여유가 없었습니다. 아스날의 감독을 맡은지 15년이 되었고 빈곤한 팀의 지원속에도 아스날을 빅4로 이끌었습니다. 지난 시즌의 마지막 순위는 4위였습니다만 시즌 중후반까지도 맨유와 선두경쟁을 했습니다. 외국자본의 유입으로 엄청난 경쟁시대인 EPL에서도 크지 않은 돈을 쓰면서 잘 이끌어 온게 벵거감독입니다. 그런 벵거감독이 사상 최악의 시즌 시작을 했습니다.  맨유와 8:2로 지면서 자존심마저 무너진 상태였죠. 이 경기가 박주영및 4명의 선수들을 영입한 결정적인 계기였습니다.

하지만 5명의 이적생을 영입하고도 아스날의 플레이는 답답했습니다. 세스크와 나스리의 공백은 컸고, 매경기 한점승부를 계속했습니다. 1:0경기가 많았고 그만큼 종료휘슬까지 총력전을 펼칠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른 이적 선수들은 아예 비어있는 포지션이었기 때문에 바로 투입을 할 수밖에 없었지만 박주영의 투입은 힘든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한 점으로  이기고 있는 경기에서 공격적인 교체를 하기에는 힘듭니다. 거기에 아스날의 현실은 모험보다는 안정적으로 승점 3점을 따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박주영 선수가 왼쪽 윙포워드에서도 뛸 수는 있지만 벵거감독은 그를 반 페르시의 대체자로 영입했습니다. 그의 체력적 부담이나 혹은 그의 부상에 대비한 영입이었죠. 하지만 이번 시즌 계속된 아스날의 부진속에 한줄기 희망은 반 페르시였습니다. 그리고 반 페르시의 입지는 물론이고 전술적으로도 굉장히 중요한 위치였습니다. 단순히 골을 넣는 스코어러가 아닌 공격의 모든 부분에 관여하며 공격을 풀어주는 선수죠.  그 자리에 다른 선수를 넣는 것은 그 자체로 전술적인 결함입니다. 샤막과 박주영을 리그와 챔스리그에서 반 페르시대체로 기용을 했지만 실패였죠. 그 뒤에는 아무리 체력적 문제가 따라도 반 페르시를 선발 기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아스날 팬들도 인정하는 것이죠. 벵거감독도 상당히 로테이션을 좁게 가져가는 감독입니다.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가 큰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언제나 벵거감독은 가능한 최고의 자원을 내보냈습니다. 전술적으로도 퍼거슨 감독처럼 깜짝 전술이나 깜짝 카드를 제시하기 보다는 가능한 포지션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검증된 선수를 쓰는 성향의 감독입니다. 그런 감독에게 단지 박주영선수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그의 성향을 버리라는 것은 힘든 바램입니다.

한가지 덧 붙이고 싶은 것은 박주영선수가 교체로써의 메리트가 어느정도인가 하는 것입니다. 뛰어난 제공권을 갖고 있는 선수지만 벵거감독은 그런 제공권을 이용해 공격하는 가장 좋은 옵션으로 샤막을 생각하고 있는 듯보입니다. 혹은 메르테사커를 중요한 세트피스에 전방으로 보내거나 하는 방법을 택합니다. 그리고 후반 막판 한방으로 무언가를 터뜨려줄 선수를 교체해야 할 경우,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한 박주영과 아르샤빈, 베나윤과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거기에 칼링컵이나 챔스리그를 본다면 체임벌린에게 좀 더 기대감이 쏠리는 것도 사실입니다. 모든 경기를 지켜본 입장에서 말이죠. 중앙에 반 페르시라는 골잡이가 있는 상황에서 골잡이를 더 넣기 보다는 무언가 돌파로 만들어줄 누군가를 투입하는 게 낫다고 보는 것이죠.

사실 이러한 저의 변명역시도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이래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을수도 있고, 애초부터 박주영의 기량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신 분도 계시겠지요. 그리고 저는 좀 더 기다리렵니다. 언젠가 나와줄 것이라 믿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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