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교체출전에도 통하는 이유

Posted by Soccerplus
2012. 1. 25. 08:00 해외파 이야기/박지성
그제 열렸던 아스날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는 코리안 더비가 펼쳐졌습니다. 박지성선수와 박주영선수의 대결이 축구종가 영국의 심장인 런던에서 열렸다는 것은 정말 상상속에서나 가능한 일이었는데, 그일이 펼쳐졌다니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 펼쳐진 것이지요.





사실 박주영선수의 리그 데뷔는 너무나 감격스럽고 축하할 일이지만, 애초부터 아스날 킬러로 소문난 박지성선수는 내심 선발을 기대했기에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최근 3시즌 연속 아스날과의 경기에서 골을 기록했고, 통산 아스날을 상대로만 5골을 기록한 그였기에, 그리고 경기가 아스날의 홈구장에서 열린 원정경기였기에 조금 더 아쉬운 일이었습니다. 조금 더 많은 시간을 뛰고 조금 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해주기를 바라는 그의 고국팬의 한사람으로서는 그의 선발 제외가 아쉬울 수밖에 없었죠.

이날 경기에서는 박지성대신 나니가 선발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날 맨유의 공격의 포커스는 바로 이 나니의 왼쪽에 맞춰졌습니다. 나니의 공격을 기대하는 것도 있었지만 아스날 수비의 빈틈을 노린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아스날의 빈틈은 스위스출신 수비수 요한 주루였고, 센터백 출신인 그는 어이없는 위치선정으로 계속해서 뒷공간을 허용했습니다. 뒷공간을 보란 듯 내어주자 긱스와 캐릭의 롱패스가 작열했고 볼컨트롤이 좋은 나니의 크로스와 드리블로 공격을 열어갔습니다.

그에반해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주었던 오른쪽의 발렌시아는 그 존재감이 다른 경기에 비해 떨어졌습니다. 그 이유는 아스날의 에이스 수비수인 베르마엘렌이 복귀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주로 뒷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보다는 드리블로 이동을 하는 발렌시아에게 대인마킹능력이 뛰어난 베르마엘렌의 존재는 부담스러운 것이었고, 자연스럽게 공격의 중심은 좌측으로 이동하게 되었죠. 결과적으로 첫골을 좌측에서 긱스의 크로스로 성공을 했으니, 이 전략은 성공을 한 것입니다.

전반이 끝나고, 아스날의 반격이 거세지고 점차 맨유의 기세가 약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중원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면서 공간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나니와 발렌시아가 직접 공격을 하기에는 아스날의 저항이 거셋고, 설상가상으로 골을 허용했습니다. 한국인 선수들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경기였습니다만 퍼거슨과 벵거에게는 승리를 거두는게 무엇보다 중요한 경기였습니다.

맨유의 전력에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공격적인 옵션이 나니와 발렌시아였습니다. 퍼거슨 감독은 승리를 원했고, 그랬기에 수비적인 옵션인 박지성선수는 출전이 어려운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되었죠. 하지만 1:1의 상황에서 퍼거슨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박지성이었습니다. 박지성선수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베르마엘렌을 공략했습니다. 발렌시아처럼 날카로운 돌파력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유연한 패싱능력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박지성이 전진배치되면서 후방에 있던 발렌시아가 좀 더 자유롭게 풀렸고, 박지성은 발렌시아의 어시스트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2:1로 앞선 뒤에도 박지성의 경기 운영능력이 빛났습니다. 골을 넣은 뒤 아스날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고 경기는 아스날의 공격과 맨유의 수비의 형태로 변했습니다. 경기를 앞서고 있는 팀은 주로 볼을 잘 다루는 선수들에게 공을 끌면서 시간을 소비하게 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박지성에겐 해당이 되지 않는 능력이죠. 하지만 박지성선수는 여유롭게 파울을 두세차례 얻어내면서 긴 시간을 소비하게 만들었습니다. 경기막판 단 15분의 출장이었지만 그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을 시켜주었습니다. 15분동안 이런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는 교체멤버가 있을까요?

박지성선수는 사실 교체멤버보다는 선발요원으로 뛸 때 더 빛을 발하는 선수입니다. 박지성선수가 서브멤버로 나오는 경기는 경기를 큰 차이로 앞서고 있어 안정감을 줘야 하는 상황이거나, 혹은 다른 선수가 부상을 당했을 때가 주를 이뤘죠. 이겨야 하는 경기, 경기를 따라잡아야 하는 경기에서는 거의 경기를 뛰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어제 경기에서 새로운 공격유형을 갖고 있는 박지성선수의 교체선수로의 쓰임새는 증명이 되었습니다. 공격을 하기위해 더 날카로운 것을 찾기 보다는, 다른 곳을 공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죠.

  그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었던 옥슬레이드 체임벌린과 교체되어 나온 아르샤빈에게 혹평이 쏟아지는 것과 비교를 하면, 박지성선수의 진가는 더욱 더 확실해집니다. 그리고 치차리토와 베르바토프같은 공격수가 있는 상황에서도 박지성을 투입한 퍼거슨의 의중을 알 수 있게도 하는 것이죠. 어떤 상황에서 나오든 자신의 역할과 임무를 충실하게 해내는 선수가 박지성선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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