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분'구자철, 환골탈태 볼프스의 구심점

Posted by Soccerplus
2012. 1. 22. 09:00 해외파 이야기/구자철
독일 분데스리가가 1달여의 전후반 휴식기를 끝내고 다시 시작을 했습니다. 우리나라 팬들에게 가장 관심을 끌 경기는 아마도 구자철선수가 나오는 볼프스부르크의 경기와, 손흥민선수가 나오는 함부르크의 경기가 되겠지요. 방금전 새벽에 열렸던 볼프스부르크와 퀄른의 경기에서 구자철 선수는 선발출장을 했고, 팀의 승리에 일조를 했습니다. 긴 휴식기를 끝내고 양팀모두 전열을 정비한 뒤 치룬 경기여서 더욱 더 전술적으로 기대가 되는 경기였고, 구자철선수의 앞으로의 전망을 알 수있는 경기였습니다.



경기에 앞서 볼프스부르크의 상황을 살펴보자면 일단 독불장군 마가트 감독의 활발한 선수영입이 이뤄졌습니다. 전반기에만 분데스리가 통틀어 가장 많은 선수인 30명의 선수를 피치위에 내보냈던 마가트 감독은 이적시장에 무려 8명을 영입하며 자신이 원하는 팀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한간에서는 너무나 많은 선수의 투입으로 인해 조직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라는 이야기도 많았습니다만 자신의 뚝심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선발명단을 살펴보니 11명의 선수들가운데 무려 4명을 새로 영입한 선수로 채웠습니다. 11명중 4명, 비율로만 따져도 37퍼센트에 달하는 것입니다. 그만큼 팀을 대대적으로 바꾸겠다는 의지의 표시겠지요. 후반전 구자철과 교체된 시오선수까지 포함을 한다면 5명의 선수가 오늘 볼프스부르크에서 데뷔전을 치웠습니다.  뭔가 굉장히 행동파적인 성향의 감독인듯하지만, 때때로는 그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좀 따르는 것이 사실입니다.

오늘 구자철선수의 선발가능성은 휴식기가 시작하기 전보다는 낮았습니다. 일단 그의 주 포지션인 중앙미드필더에 3명의 선수를 영입했고, 팀에서 주로 투입뛰던 쳐진 공격수의 자리에도 2명의 선수를 영입했기 때문입니다. 주전 공격수인 만주키치가 부상으로 제외되었습니다만, 전반기 막판 좋은 폼을 보여줄때보다는 확률이 낮았습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구자철선수는 비에리냐와 투톱의 자리에서 뛰었습니다. 완전한 공격수의 형태는 아니었습니다만 미드필더라고 말하기엔 그의 자리가 너무 위쪽이었습니다. 그의 멀티능력을 믿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볼프스부르크는 중간 휴식기를 거치면서 완전히 새로운 팀으로 변모를 했습니다. 전반기에도 그런한 모습을 일면보여주기도 했지만 오늘같이 확실하지는 않았죠. 비슷한 수준의 팀과의 경기였고, 홈경기였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선수들을 데려오면서 마가트감독은 포백라인을 거의 중앙라인까지 끌어올리고, 중원에서의 압박을 강력하게 가져갔습니다. 때때로 상대팀의 에이스인 포돌스키와 노바코비치에게 뒷공간을 내어주며 위기를 자초했습니다만 마가트의 전술적변화는 주효해 경기를 이끌어갔습니다.

전반전에는 구자철선수가 4-4-2의 투톱으로, 그리고 투톱중에서도 좀 더 처진 위치에서 뛰었습니다. 마가트감독의 변화된 전술은 한가지 약점을 노출했는데 두명의 중앙미드필더가 수비와 압박에는 능했지만 경기를 조율해줄 선수가없어 그 공격이 양쪽 윙어의 돌파에만 의존하는 것이었습니다. 거기에 팀에 합류한지 얼마되지 않는 상황에서 선수들의 동선이 자주겹쳤고, 팀선수들을 교통정리해줄 선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구자철선수는 아래의 위치로 내려가며 직접 드리블을 통해 전방으로 볼을 배급하거나, 양쪽 윙어와의 패스플레이로 퀠른의 수비진을 공격했습니다. 하지만 전반전은 소득없이 끝났고 전술의 변화가 예상되었습니다.

미드필더의 문제보다는 마무리를 짓는 공격수들의 문제가 더 많았기에 공격진영에서의 교체가 예상되었고 자연스럽게 구자철의 교체를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마가트감독은 전반전활발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구자철을 계속 기용하고 그의 파트너를 폴터로 교체했습니다. 후반전에는 조금 더 강한 프레싱을 보여주었고, 공격일변도의 볼프스였지만 뭔가 난잡한 공격만 계속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조율자의 부재를 느꼈던 듯, 구자철을 조금 아래의 위치로 내려 조율의 역할을 맡겼습니다. 거기에 활발한 움직임으로 마치 선배인 박지성의 활동량을 보는 듯 했습니다. 그의 패스는 대부분 정확했고, 체력소모가 극심했던 볼프스의 선수들에게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공격진에서도 가장 눈에 띈 선수가 구자철이었고, 많은 선수들이 들어온 볼프스부르크에서 무게중심자의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73분 구자철선수는 조금은 이해가 안가는 교체가 되어나왔지만, 그 후 볼프스부르크는 폴터가 골을 넣으면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선발출장과 그의 활약은 큰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다른 팀의 오퍼까지 거절한 마가트감독이 구자철을 계속 중용할 것임을 알 수 있는 선발투입이었고, 후반전 그의 체력이 소진될때까지 그를 기용했던 것역시도 구자철선수가 차츰 신뢰를 얻어가고 있는 반증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공격포인트가 아쉽지만, 그의 활약은 공격포인트 그 이상의 것이었습니다. 확실한 도장을 찍어줄만한 유효슛팅이 없었던 것과, 그가 조금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에서 플레이하는 것은 아쉽지만, 그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선수들이 많음에도 구자철을 투입하는 이유는 그가 이제는 팀의 중요한 자원으로 굳혀가고 있는 증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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