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벤치에 있어도 빛나는 존재감

Posted by Soccerplus
2012. 1. 31. 09:00 축구이야기
아스날은 리그 우승을 한지 8년이 되었습니다. 8년전 아스날은 전무후무한 무패우승의 기록을 가졌던 완벽한 팀이었습니다. 무패우승의 전례를 찾자면 115년전으로 돌아가야하죠. 그정도로 강했던 팀의 에이스는 티에리 앙리였습니다. 최고의 외국인 선수는 물론 리그 최우수 선수상과 득점왕을 거머쥐었던, 혼자서 레알마드리드의 수비진을 무너뜨리던 대단한 선수가 바로 아스날의 앙리였습니다. 그만큼 아스날팬들은 물론이고 아스날 선수에게 '앙리'라는 존재감은 특별합니다.




그런 앙리선수가 단기 임대로 아스날에 합류했습니다. 2개월간의 단기임대, 그중 벌써 3분의 1이 지났지만, 앙리는 미디어의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올 시즌 선발출장한 경기는 단 한경기도 없고 교체로만 3경기 출장했을 뿐이지만, 아스날의 경기에서 가장 많이 원샷을 받는 선수는 벵거감독도, 새로운 킹인 반 페르시도 아닌 티에리 앙리입니다. 그만큼 앙리의 존재감이 엄청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경기내내 비춰진 앙리의 원샷은 다이내믹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단기임대로 2개월동안 온 임대선수의 신분이지만 아스날의 유전자가 몸속깊히 베어있는 그는 아스날의 아쉬운 찬스에는 누구보다 아쉬워했고, 아스날이 실점을 하면 누구보다 실망했으며, 아스날이 골을 넣으면 누구보다 기뻐했습니다. 어제 새벽에 열린 아스날과 아스톤빌라의 FA컵 경기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반 페르시가 결승골을 넣고 앙리에게 뛰어가 서로 환호를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그 장면에서 아스날에서 앙리가 차지하는 위치와, 그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스날의 현재 베스트선수들 가운데 앙리가 아스날 시절 함께 했던 선수는 반 페르시, 알렉스 송, 월콧 정도밖에 없습니다. 이번 시즌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과, 앙리가 떠난후 팀의 핵심역할을 맡게 된 선수들에게 앙리라는 이름은 넘어설 수 없는 큰 벽과같은 것일 것입니다. 동시에 그들의 꿈이기도 하고 말이죠. 많은 대표팀 초년생들에게 박지성, 홍명보와 같은 이름이 갖는 의미와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팀을 떠난 뒤에도 많은 선수들과 팬이 그를 그리워 하고 있고, 그가 있던 시절을 추억하고 있으니, 현재를 뛰는 선수들에게도 큰 모티브가 되겠지요.



그리고 그런 선수가 팀에 합류를 했습니다. 무언가 범접할 수 없을 것만 같던 앙리가 나의 플레이에 아쉬워하고 나의 플레이에 환호를 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에게는 감독의 지시만큼이나 감독의 조언만큼이나 앙리의 리액션하나하나에 의미부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18세의 옥슬레이드 챔벌레인이나, 그의 등번호를 물려받은 시오 월콧, 그를 이어 새로운 킹이 된 반페르시, 그리고 그밖의 많은 아스날 선수들 모두 앙리의 존재감을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골을 넣고 나서도 앙리의 모습을 비춰준 카메라, 결승골을 넣고 앙리에게 가장먼저 달려간 반페르시, 2개월 단기임대가 주는 임팩트 치고는 너무나 강합니다.

벵거의 앙리 임대는 대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그가 뛸 시간도 적고, 예상치 못한 부상을 당했지만 그가 떠난 뒤 새로운 아스날에 자극제가 충분히 되고 있습니다. 벤치에서도 뛰어난 존재감이고, 이는 훈련장에서는 훨씬 더 크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한 선수의 임대로 전 스쿼드가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으니, 기록을 떠나서도 참 의미있는 영입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앙리를 보며 2010남아공에서 벤치에 앉았던 데이빗 베컴이 생각나는 동시에, 부진을 면치 못하고있는 대표팀 경기에서 박지성선수가 벤치에 앉아만 있었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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