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의 영리함, 맨유의 안전한 승리를 이끌다(맨유vs스토크 시티)

Posted by Soccerplus
2012. 2. 1. 07:09 해외파 이야기/박지성
EPL 23R 맨유와 스토크시티와의 올드트래포드 경기에서 맨유가 안전한 승리를 거뒀습니다. 올 시즌 피지컬, 떡대, 남자의 팀으로 거듭났던 스토크시티이고 맨유가 지난 브리태니아 스타디움원정에서 졸전끝에 무승부를 거뒀던 팀이기에 고전이 예상이 되었지만 맨유가 무난하게 승리를 거뒀습니다. 경기 내내 압도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 경기 운영능력이 빛났고, 올시즌 유난히 상대팀의 높이에 약점을 보였던 맨유에게 자신의 최강점인 높이를 활용하지않은 스토크시티의 전술적 실수였습니다. 많은 선수를 수비로 돌리고 크라우치와 켄와인 존스의 공중볼 다툼으로 끈적끈적한 경기를 펼쳤다면 좀 더 맨유를 괴롭히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많이 들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맨유는 위기입니다. 선수들이 줄부상으로 빠졌고 지난 경기 리버풀에게 패배를 당했습니다. 더블 스쿼드를 자랑하던 맨유의 벤치에는 윌 킨, 포그바와 같은 유스선수들이 들어올 정도로 선수층이 옅어졌고 2명의 골키퍼는 모두 부상으로 빠지고 벤 아모스가 선발, 토마스 쿠쉬챡이 교체멤버로 들어왔습니다. 오늘 경기를 마치면 주말에는 첼시경기가 기다리고 있고 그 이후에도 리버풀, 아약스와의 유로파리그경기가 예정되어있는 맨유의 일정은 험난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그만큼 맨유는 이번경기에서 승점 3점을 거두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퍼거슨 감독은 주말 첼시전에도 불구하고 가동할 수 있는 베스트 전력을 모두 가동했습니다. 부상에서 회복한  퍼디난드가 바로 라인업에 들어왔고 스몰링, 에브라, 조니 에반스, 박지성, 안토니오 발렌시아, 마이클 캐릭, 폴 스콜스, 베르바토프, 치차리토가 선발로 나왔습니다. 지난 경기 부진했던 웰백을 뺀 것을 제외하면 베스트 전력이었습니다. 그만큼 이날 경기를 꼭 잡아야겠다는 의지가 엿보였습니다.

오늘 경기는 대체로 EPL 경기에서 보여주는 다이내믹함과는 달리 차분한 경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주도권을 쥔 채 좋은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맨유도, 실점을 안하는데 만족하며 조금은 무기력한 경기를 이끌어갔던 스토크시티도 조금 힘이 빠진 모양새였습니다.

맨유는 전반전 계속되는 주도권을 갖으면서도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 내지 못했습니다. 경기를 보는 내내 머리속에 맨도는 생각은 루니였습니다. 루니가 없는 맨유 공격의 짜임새는 그가 있을 때와 확연히 비교가 되었습니다. 애초부터 스토크가 수비라인에 중심을 두고 경기를 펼쳤기에 맨유특유의 역습도 찾아보기 힘들었고, 크라우치를 이용한 높이싸움도 보기 힘들었습니다. 공을 많이 잡으면서도 찬스를 만들어내지 않음에 답답했고이는 맨유가 좋은 경기를 펼치지 못하던 올 시즌의 경기를 보는 듯 했습니다. 중하위권의 팀들과 0:0싸움을 계속하다가 경기막판 패배를 당하거나 0:0, 혹은 1:1 무승부를 거두는 것이었죠.



박지성 선수는 맨유의 왼쪽 미드필더로 출장했습니다. 포지션은 왼쪽 미드필더였지만 늘 그렇듯, 포지션에 구애되지 않고 피치의 모든 곳을 누비며 맨유에 활력을 불어넣어줬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찬스를 만들어내는 공간패스나 전진패스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맨유 공격진들의 움직임이 많지 않았고, 좋은 패스가 없었던 것은 마이클 캐릭이나, 폴 스콜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 줬다고 생각합니다. 계속해서 볼을 돌리고 그러는 와중에 기회를 만드는데 기여를 하는 그의 역할말이죠.



완벽한 찬스가 한차례도 없었고, 맨유가 원치 않는 시나리오로 가는 듯한 경기양상을 보였습니다. 맨유에게는 선제골이 필요했습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늦으면 늦을수록 좋지 않습니다. 전반전 이전에 골을 넣은 맨유와 후반전에 들어가 겨우 골을 기록하는 맨유의 경기운영은 다릅니다. 캐릭의 슛팅이후 단 한차례도 유효슈팅이나 찬스가 없었던 맨유에게 선제골을 만들어준건 스콜스의 시야와 박지성의 공간침투였습니다. 전반 37분 스콜스가 패널티박스근처에서 공을 잡았고, 박지성이 비어있는 공간을 잽싸게 파고들었습니다. 당황한 페넌트는 박지성에게 태클을 할 수밖에 없었고 박지성의 영리한 침투는 결국 패널티킥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를 치차리토가 가볍게 성공시켰죠.

이 한골로 인해 맨유는 굉장히 수월하게 경기를 펼칠 수 있었습니다. 지난 FA컵 경기로 상당히 체력이 소진된 양팀의 대결이었고, 상대적 열세를 전제하고 뛰는 스토크시티의 선수들에게 올드트래포드원정에서 한 골이란 큰 부담을 가중시켰습니다. 스콜스와 캐릭이 중원을 조율하는 맨유는 예전의 맨유보다 경기운영능력에서 비교도 안될 정도의 안정감이 있었고, 골을 넣은 뒤 무리하지 않으며 점유율을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상대를 무기력하게 만들고, 빈공간을 찾아 찬스를 노리며 추가골을 노리는 방식이었죠. 후반전 시작하자마자 두번째 패널티킥이 성공되는 순간, 경기는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박지성선수는 상대팀의 유일한 드리블러인 저메인 페넌트의 공격을 사전에 차단하며 그를 무력화시키는 동시에 계속해서 스콜스와 캐릭과 패스를 주고받으며 맨유의 주도권을 놓지 않는데 일조했습니다. 오른쪽측면이 발렌시아의 폭발적인 드리블에 의존하는 것이었다면 박지성의 왼쪽은 캐릭, 스콜스, 에브라와 같은 노장들이 안정적으로 주도권을 가져왔던 평화로운 구역이었습니다. 두 측면의 대비는 좋은 조화를 이루었고, 박지성선수는 공격시 필요할 때 중앙으로 움직이며 발렌시아의 드리블을 돕기도 했습니다. 코너킥 상황에서 공을 계속해서 받아주며 스토크시티의 높이를 무력화시키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영리함을 지나 노련함이 느껴집니다. 한살한살 선수가 나이를 먹어가면서 예전의 폭발적인 움직임은 아니지만 공을 가지면 안정감이 느껴지는 선수가 되어가는 듯한 느낌입니다. 퍼거슨 감독이 계속해서 그를 믿는 이유기도 하겠지요. 맨유는 오늘 승리를 통해 앞으로의 일정에서 조금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영좋지 않은 첼시를 꼭 잡고, 다시한번 맨시티를 따라잡을 발판을 마련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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