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날전 5골로 꿰뚫는 박지성의 맨유 200경기

Posted by Soccerplus
2012. 2. 8. 08:00 해외파 이야기/박지성
박지성 선수가 맨유에 입단한지 7년이 지났고, 200경기를 뛰었습니다. 한 팀에서 200경기를 뛰었다는 것은 그만큼 기록도 많고, 사건도 많았다는 것이겠죠. 매시즌마다 기억에 남을 만한 경기는 한두경기이상씩 꼭있었고 매년마다 나오는 이적설은 축구팬들을 화나게 하는 것이기도 했죠. 박지성 선수는 지난 첼시전에서 맨유 통산 200경기를 뛰었고, 그를 기념하는 많은 기사들도 나왔습니다. 물론 저도 어제 포스팅을 했고 말이죠. 하지만 뭔가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그가 뛰었던 시간이 축구팬인 저에게는 너무나 소중하고 즐거웠던 시간들이기 때문이죠. 그러던 중, 그가 최고로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던, 아스날전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스날 킬러' 매 시즌 맨유가 아스날과의 경기를 치룰때면 나왔던 박지성선수의 별명입니다. 상대적으로 골을 넣기 훨씬 쉬운 약팀과의 경기보다 박지성선수는 유달리 아스날전에 강했고, 통산 5골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다섯골은 그때 그때의 박지성선수의 입지와 긴밀하게 연결이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시즌별로 플레이 스타일이 변화했고, 역할도 많이 달랐던 것이 박지성 선수였고, 아스날전 기록한 골은 달라진 역할과 스타일을 제대로 보여주는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1. 2006년 4월 9일 아스날전 (리그데뷔골) - 저돌적인 돌파로 첫MOM 선정




아스날 킬러라는 명성답게 박지성 선수의 리그 데뷔골은 아스날과의 경기에서 터졌습니다. 박지성선수는 이적 후 첫시즌, PSV에서 보여주던 저돌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고, 이 날 경기에서는 그 모습이 절정에 이르렀죠. 퍼거슨 감독이 경기후 인터뷰에서 이날의 MOM은 박지성이었다고 극찬했던 경기였습니다. 저돌적인 그의 드리블링과 적극적인 공격마인드를 볼 수 있는 경기입니다. 첫 시즌이었던 05-06시즌에서 박지성선수는 특히 루니와의 호흡이 굉장히 좋아서 그의 골을 6골이나 어시스트 했었는데, 그에게 리그 첫골의 기쁨을 맛보게 한 선수가 바로 루니였습니다. 당시 그의 별명은 '산소탱크'도 '센트럴 팍'도 아닌 '습격자'였죠. 하프라인에서부터 드리블링으로 치고나와 파울을 얻어내는 경우도 많았고, 다이내믹한 모습도 많이 보여주었죠. 이 때의 플레이가 그립기도 합니다.

2. 2009년 5월 5일 챔피언스리그 4강 아스날전 - 호날두-루니와의 쓰리톱 형성, 수비형 윙어의 시작




06-07시즌 심각한 부상으로 아웃되었던 박지성 선수는 07-08시즌 화려한 복귀를 했습니다. 당시 챔피언스리그 8강, 4강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하며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듯 했죠. 하지만 퍼거슨감독은 그를 외면했고, 이적설이 나돌기도 한 바로 다음시즌의 챔피언스리그 4강전이었습니다. 역시나 박지성 선수는 큰 경기에 중용되었고, 당시 맨유에서 최고의 폼을 보여주던 호날두, 루니와 함께 삼각편대를 이루었죠. 4-3-3의 쓰리톱중 한명으로 호날두의 공격본능을 누구보다 잘 커버해줄 수 있는 선수가 그였기에 퍼거슨은 그를 중용했습니다. 세계 최초의 수비형 윙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것도 이때이고, 큰 경기에 강한 박지성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준 것도 이때입니다. 4강 2차전, 원정경기에서 한 골만 넣으면 결승진출이 확정적인 상황에서 박지성선수는 키어런 깁스의 실수를 틈타 첫골을 기록하며 팀의 4강진출을 이끌었습니다. 공교롭게도 맨유에서 챔피언스리그 데뷔골도 역시 아스날전이었습니다.

3. 2010년 1월 31일 아스날전 - 위기속 건재를 알린 그의 한방,



07-08 시즌 챔스 결승 엔트리 탈락의 수모를 08-09시즌 맹활약으로 뒤엎었던 박지성 선수의 10-11시즌은 사실 그렇게 좋지 못했습니다. 시즌 초반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고, 어쩌면 호날두보다 더 큰 포지션 경쟁자인 발렌시아의 영입, 나니의 발전등으로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했죠. 이 시즌 출장 경기는 발렌시아의 절반밖에 되지 못했을 정도로 힘든 시즌이었습니다. 시즌 후반에 갈수록 힘을 보여주던 박지성 선수였지만 맨유가 챔스리그 8강에서 탈락해버리는 바람에 기회도 많이 줄었죠.

크고 작은 이적설에 시달리던 해였고, (본인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겠지만) 이제는 이적을 해야될 때가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많이 나오던 때였습니다. 그리고 박지성 선수가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준 골이 바로 3번째 아스날 전의 골입니다. 박지성은 엄청난 역습스피드를 자랑하며 혼자 50m를 질주한뒤 골을 넣었습니다. 평소같았으면 더 좋은 기회의 옆선수에게 패스를 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끝까지 마무리를 지은 그의 모습에서 그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 골이후 세레모니 과정에서 나니가 어깨춤을 추며 봉산나니로 등극하며 그간의 많은 안티팬들을 돌려세우는 계기가 되기도 했죠.

4. 2010년 12월 13일 아스날전 - 최고의 시즌이었던 10/11시즌,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준 경기




박지성의 맨유 7년가운데 팀내에서 비중이 가장 컸던 시기가 바로 이때입니다. 발렌시아가 장기부상으로 빠져있었고, 루니가 징계로 빠져있었죠. 맨유의 경기력은 좋지 않았고, 시즌 초반 벤치만을 달구던 박지성 선수의 출장기회가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박지성은 울버햄튼전에서 혼자 2골을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로 떠오른 뒤 펼친 경기가 바로 이날의 경기였습니다.

팀내에서의 역할이 가중된 박지성선수는 아시안컵으로 차출되기전 마지막 경기였던 이날 경기에서 센스있는 헤딩슛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게 됩니다. 주력선수들이 모두 빠진 가운데, 승점 3점이 꼭필요했던 맨유에게 천금같은 결승골이었죠. 팀내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갖고 있었던 경기에서 보여준 에이스의 면모였고, 이 10-11시즌에 유달리도 박지성 선수의 활약이 좋았던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말하기에는 어렵습니다.

5. 2011년 8월 28일 아스날전- 이제는 우려보다는 여유가 앞서는 맨유의 대들보






그리고 올시즌 초반에 나왔던 박지성 선수의 골이었습니다. 8:2로 이기는 경기에서 나왔던 박지성 선수의 골이었죠. 올시즌을 들어서면서 조금은 달라진 박지성선수의 역할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게, 당연히 아스날킬러인 박지성선수가 선발로 나올 것이라는 예측을 벗어나 후보로 출장을 했지만, 짧은 시간에서도 그의 클래스를 보여주는 골을 넣었습니다. 당시 애쉴리 영에게 밀려 선발로 나오지 못했던 것에 대한 언론의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여유있는 얼굴로 세레모니를 대신했죠.

많은 경기를 선발로 나오고 더 중용이 되었으면 좋겠지만, 이제는 나이를 먹어가며 꼭 필요한 순간에 골을 넣어주고, 필요한 순간에 활약을 해주는 올시즌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거기에 이제는 믿음마저 깃든 박지성의 표정에서, 맨유에서 넘볼 수 없는 존재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박주영 선수의 소속팀인 아스날이지만, 박지성선수에게는 자신의 이름을 전세계에 각인을 시켜준 고마운 팀입니다. 박지성 선수가 기록한 5골을 통해 그의 발전 양상을 꿰뚫어 볼 수 있다는 저의 생각이 저만의 망상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골과 활약상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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