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받아 마땅한 최강희의 '탕평책'

Posted by Soccerplus
2012. 2. 11. 09:00 대표팀/월드컵 이야기
마치 지금의 모습을 보는 듯, 붕당의 일당전제화가 계속되고 300년에 가까운 세월을 무사히 버텨온 조선왕국은 그 왕권이 취약해지고, 나라 경제사정이 처참해져가고 있었습니다. 그러했던 조선의 르네상스를 데려온 이는 바로 영조와 정조 두 임금이었죠. 붕당색이 짙은 인사들을 제외하고 인사를 등용했던 영조나 자신이 직접 관리들을 키워 나라에 큰 힘이 되게 하였던 정조의 탕평책은 지금도 역사공부를 할때면 나오는 단골손님입니다. 당시에는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개혁적인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국가대표팀의 새로운 감독인 최강희 감독이 우리나라의 운명이 걸린 쿠웨이트 전을 대비한 26명의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이동국과 박주영, 기성용과 김두현과 같은 선수들이, 그리고 5명이나 뽑혔던 전북선수들이 많이 주목을 받는 느낌이었습니다만, 그 이외에도 만족스러운 부분이 많습니다.

유럽파에 대한 무조건적인 발탁과 이용래, 윤빛가람과 같은 늘 뽑히는 선수들만 뽑았던 조광래감독의 방식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더 어린 선수들을 중용했던 예전과도 달랐습니다. '안정감과 경험'이라는 컨셉아래 최강희 감독은 자신의 색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들을 발탁했습니다. 축협에 관련된 인물들이 아니냐라고 의문까지 나왔던 국가대표팀의 철밥통이 깨진 느낌입니다.

유럽파보다 K리그를 중용하다

가장 먼저 주목할 점은,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차출이 줄었다는 것입니다. 조광래감독시절, 아니 그 이전부터 우리나라의 대표팀에는 유럽파 선수들이 우선해서 자리잡았습니다. 조광래호 시절만 하더라도 지동원, 구자철, 박주영, 기성용, 차두리, 정조국, 손흥민,남태희가 매번 포함되었죠. 만약 지금 조광래감독이 물러나지 않았다면 보르도에 입단한 김경중이나 CSKA모스크바에 입단한 김인성과 같은 선수들을 데려올수도 있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은 유럽선수들중 꼭 필요한 자원인 박주영, 기성용을 제외하고 다른 선수들을 부르지 않았습니다. 구자철은 경고누적으로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차두리나 지동원은 손흥민은 부를법했지만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선수들을 부르지 않았습니다. 그 자리는 K리그의 선수들로 채워졌죠. 장기간의 비행을 견뎌야하는 선수들의 컨디션을 고려했던 부분도 있지만 어쩌면 유럽에 뛰는 선수들도 주전으로 뛰지 못하면 대표팀의 자리는 힘들다는 것을 암시해준 부분일수도 있습니다. 이는 선수들에게 더 큰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입니다.

무리한 올림픽 대표팀 차출을 하지 않았다

두번째는 올림픽대표팀 선수들도 홍정호 선수를 제외하고 차출을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현재 올림픽 대표선수들 가운데 국가대표팀 경험이 있었던 선수는 김영권, 윤빛가람, 김보경, 서정진, 조영철, 남태희가 있고 기량도 나쁘지 않지만 이들을 부르지 않았습니다. 22일 오만전을 치루고 23일에 귀국하는 선수들을 단 6일간 발을 맞추고 뛰게 할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체력적인 문제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조광래감독은 '조광래 유치원'이라는 별칭을 가졌을 정도로 어린 선수들을 중용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K리그의 구조적 결함으로 J리그를 택한 선수들이 많았죠. 김영권, 김보경, 조영철과 같은 선수들을 뽑지 않았습니다. J리거가 한명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구조적결함이 부분적으로 해소되는 다음 시즌의 K리그 정책과 함께, 최강희 감독의 K리거 중용은 유망주들의 생각을 바꿔놓을 것입니다.

조광래의 사각지대였던 K리그 선수들을 데려오다

최강희 감독은 이번 쿠웨이트전의 컨셉이' 안정'이라는 것을 수차례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만큼 중요한 경기이고 경험이 있는 선수들을 중용하겠다는 것이지요.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전북선수들을 데려온 것과 김두현이나 최태욱과 같이 잔뼈가 굵은 선수들을 엔트리에 데려왔습니다. 김정우, 이동국, 김상식 선수는 쿠웨이트전 키플레이어가 될 전망입니다.

조광래감독이 좋아하지 않았던 '유럽파'도 아니고 '유망주'도 아니었던 최정상기의 나이에 있는 K리그의 선수들을 많이 데려왔습니다. 김치우, 하대성, 신형민, 김형일, 김재성, 최효진과 같은 선수들이 해당이 되겠지요. 의도치 않게 차별을 받았던 이 나이대의 선수들에게 기회가 왔습니다. 그리고 이는 K리그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세계의 스카우터들이 주목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팀이고, 이 대표팀에서의 활약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것이되겠지요. 그리고 무려 23명이 K리거로 채워진 이번 대표팀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당연히 K리그의 위상도 올라갈 것입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쿠웨이트전에 패해 탈락할 확률은 지극히 낮습니다. 우리는 홈에서 져본기억을 떠오리려면 무려 2년전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만큼 홈에서만큼은 강했죠. 그리고 그에 앞서 최강희감독이 대표팀의 물갈이를 통해 팀을 완전히 탈바꿈시켰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긍정적이라고 예상되는 이유가 여기저기서 발견이 되고 있지요. 이 최강희 감독의 개혁이 월드컵 최종예선은 물론이고 K리그의 세계적인 위상상승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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