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데뷔골, '한방'이 보여준 '희망'

Posted by Soccerplus
2012. 2. 19. 10:10 해외파 이야기/구자철


구자철 선수가 자신의 원 소속팀이었던 볼프스부르크에서 아우부스부르크로 임대된지 3경기만에 데뷔골을 기록했습니다. 임대된 뒤 3경기중 첫경기는 후보로 출장했고, 나머지 두 경기는 선발로 출장했고, 어제는 골을 기록하기까지 했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임대된 아우부스부르크에서의 입지는 탄탄대로를 걸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아우부스부르크는 2000년대 3부리그, 2부리그를 거치며 올시즌 분데스리가에 승격한 팀입니다. 선수들의 전력이 약하고, 다음 시즌도 계속해서 분데스리가에 잔류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겨울에 구자철 선수를 임대로 데려온 것이죠.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 골을 기록하고 볼프스부르크에서 불안한 입지를 보여주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구자철의 아우부스부르크임대는 정말 잘 한 선택인 것 같습니다. 일단은 팀의 잔류가 먼저인 아우부스부르크 팀의 현재 상황을 살펴본다면, 한 경기라도 더 잘하는 선수가 나와야하고 그런 의미에서 임대신분이지만 구자철 선수를 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요. 살얼음판을 걷는 듣한 주전경쟁을 했던 구자철선수의 예전 입지와 비교를 한다면 심적으로 매우 편안한 상황에서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어제 경기로 집중을 해보자면, 아우부스부르크팀의 전체 경기력을 따지자면 좋지 않았습니다. 강등권에서 허덕이고 있는 팀의 특징들을 모두 보여주었죠. 선수들의 기량이 뛰어나지 않으니 아예 중앙 미드필더까지 공이 자주오지 않았습니다. 많이 밀리는 경기를 했고, 공격수들의 한방이 필요한 상황이었죠. 

구자철 선수는 윙어로 투입이 되었습니다. 아직도 구자철선수의 주 포지션인 중앙 미드필더로의 가치를 모르는 것이 매우 아쉽지만, 구자철선수는 전형적인 클래식윙어라기보다는 프리롤에 가까운 역할을 맡았습니다. 중앙으로 내려와 공을 연결해주고, 다시 다른 선수들과 패스플레이를 하며 찬스를 만들어 내는 역할이었죠. 컨디션도 좋은 듯 좌우를 넘나들며 아우부스부르크의 유일한 윤활유역할을 해 주었습니다. 중앙에서부터 원할하게 공을 전달해줄 패서가 없다는 팀의 약점을 그가 많은 활동량과 정확한 패스로 어느정도 커버해주었습니다.




1:0으로 뒤지던 후반 5분, 구자철 선수에게 기회가 왔습니다. 팀의 역습상황에서 일단 구자철이 오른쪽 측면으로의 오픈패스로 팀의 공격을 시작했고, 오른쪽측면을 파고들다 중앙으로 내어준 패스가 동료를 맞고 굴절되며 구자철에게 완벽한 득점기회가 온 것이었죠. 공이 느리게 굴러왔고, 패널티박스바로 바깥의 멀지도 길지도 않은 거리였습니다. 공을 잡아서 몰고 갈 수도 있고, 공을 잡아 더 좋은 찬스의 다른 동료에게 패스를 할 수도 있었지만 구자철 선수는 지체없이 골키퍼가 절대 막을 수 없는 공간으로 공을 휘어쳤습니다. 그대로 골이 빨려들어갔습니다.  

팀은 이후 3골이나 허용하며 4:1로 패배를 했지만, 구자철은 팀내 최고 평점을 받으며 독일 언론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데 성공했습니다. 다른 선수들이 확실히 부진하고 기량이 떨어지는 가운데 구자철선수가 가장 잘하는 패스플레이와 연계플레이를 보여주기는 힘들었지만 일단 골 한방으로도 그의 클래스를 느끼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최고의 골이었고, 앞으로도 아우부스부르크의 희망이 될 수밖에 없는 기량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남은 10여경기를 구자철선수는 더 큰 발전을 위한 주춧돌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그의 주 포지션인 중앙미드필더에서 선발기회를 받지 못한다는 것은 조금 아쉬운 일이지만, 볼프스부르크에서와 달리 공을 잡을때 마다 느껴지는 자신감은 그가 새로운 팀에서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를 알게해줍니다. 욕심을 부려도 좋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다 해보고, 볼프스부르크로 돌아가 승승장구를 해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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