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호에게 '2005년 이영표'가 보인다

Posted by Soccerplus
2012. 2. 24. 08:00 해외파 이야기/다른 선수들
늘 박지성선수만의 자리였던 챔피언스리그 16강 토너먼트에서 그의 소속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조기탈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3명의 한국인 선수들이 25인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아스날의 박주영, CSKA모스크바의 김인성, 그리고 바젤의 박주호 선수가 바로 그 주인공이지요.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두 선수의 팀에서의 입지는 미약하고 챔피언스리그 16강 경기의 출장에 실패했습니다. 그렇지만 마지막에 언급한 박주호 선수의 활약은 매우 만족스러운 것이었습니다.




늘 스위스리그에서 압도적인 실력으로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내는 바젤이지만, 스위스리그자체가 워낙 수준이 낮은 리그이기에 늘 챔스리그에서는 승점자판기에 불과했습니다. 그런 팀에 박주호선수가 올 여름 입단을 했고, 이 결정에 대한 의견은 분분했습니다. J리그 팀 주빌로 이와타에서 활약하다가 바로 스위스로 이적했고, 이 결정은 도박에 가까운 것이었죠. 일단 병역의 의무를 해결하지 못한 박주호선수는 바젤이 챔피언스리그에서 선전을 하지 못할경우, 그저 그런 팀에서 그저 그런 선수로 남은 뒤 상무입단도 하지 못하는 처지가 되기때문입니다.

하지만 운이 좋았는지, 그의 신의 한수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바젤은 이번 챔피언스리그에서 최고의 이변을 일으키고 있는 팀이 되었습니다. 32강 조별리그에서 맨유를 꺾으며 16강 토너먼트에 올랐고, 16강 첫경기인 바이에르 뮌헨과의 경기에서도 1:0으로 승리하면서 해외의 많은 언론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에게도 눈길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겠지요.

그리고 어제 새벽에 벌어진 경기에서 박주호의 활약은 매우 좋았습니다. 아르옌 로벤과의 맞대결에서 박주호선수는 돌파를 허용하지 않으며 판정승을 거뒀습니다. 로벤뿐만 아니라 공격형 풀백인 하핑야와 좌측면에서 스위칭 플레이를 시도했던 프랭크 리베리와의 간접적인 대결에서도 승리를 거뒀습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맨유와의 16강전에서도 당시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주던 루이스 나니, 안토니오 발렌시아와의 대결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완벽하게 틀어막고 상대 윙어들을 제압한 것은 아니지만 이들과의 대결에서 대등함을 보였단 것만으로도 풀백의 재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지요.

박주호선수는 기본적으로 체력과 수비력이 매우 좋습니다. 그리고 어제 경기를 보니 오른쪽 측면에서 왼발을 잘쓰는 로벤의 드리블을 매우 영리한 위치선정으로 잘막더군요. 오른발을 거의 쓰지 못하는 로벤에게 오른쪽으로 치고들어갈테면 들어가라는 식으로 패널티박스쪽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서있으면서 그의 중앙돌파를 모두 막아냈습니다. 전술상 공격가담의 기회는 별로 없었으나 키핑도 안정적이었고, 결정적인 어시스트를 한번 할 수 있는 찬스를 만들었을정도로 공격전개에도 희망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챔피언스리그에서의 활약은 2005년도 PSV아인트호벤이 4강진출을 하며 파란을 일으켰을 때의 이영표선수의 활약을 보는 것 같습니다. 팬들에게는 4강전 카푸를 앞에두고 올린 크로스를 많이 생각하겠지만 이영표선수의 강점은 공격력보다는 안정적인 수비력에 있었죠. 당시만해도 꽤나 수준있었던 리그인 네덜란드리그에서의 활약보다도, 세계적인 강팀과 맞부딪히는 챔피언스리그에서의 활약은 스카우터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한 것이었죠. 28세로 적지않은 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시즌후 이영표 선수는 유럽각팀의 이적요청을 받으며 상종가를 달렸습니다.

박주호선수는 올해 25세입니다. 병역문제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박주영선수보다는 2살이 어리고, 이영표선수가 빅리그로 이적했을때의 나이보다 3살이 어립니다. 즉, 앞으로 3년정도는 유럽에서 충분히 활약을 할 수가있다는 것이죠.

바젤이 올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박주호선수의 최종목표는 분명 빅리그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에게 남은 3년여의 시간은 그의 꿈을 이뤄주기에 충분한 시간이죠. 우리나라 대표팀에게는 이영표선수의 은퇴후 늘 불안이었던 좌측면의 불안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 카드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미 바이에르뮌헨과의 경기가 펼쳐지기 전 1월에도 박주호선수는 프랑스클럽을 중심으로 이적설이 나돌았습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통해 유럽스카우터들의 검증을 받은 것이죠.

박주호 선수를 위해서는 바젤이 남은 챔피언스리그에서 최대한 높은자리까지 올라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더 많은 구단과의 경기를 통해 더 많은 검증을 받는다면 더 많은 인정과 그에 따른 구애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다음에 열릴 바이에르 뮌헨과의 16강 2차전에서도 바젤의 선전을, 그리고 박주호선수의 더 좋은 활약을 기대해봅니다. 지금의 실력이라면 분명 이번 여름, 빅리그로 진출하는 또 하나의 한국인 선수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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