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주장 박지성, 너무나 자랑스러운 장면

Posted by Soccerplus
2012. 2. 24. 07:47 해외파 이야기/박지성
축구에서 '주장'의 의미는 매우 각별합니다. 그 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야 함은 물론이고 많은 선수들과의 좋은 유대관계가 필요하고, 주장완장을 달기 위해 소속팀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함 역시도 물론입니다. 단지 나이순으로 결정되는 것도 아니고, 실력순으로 결정되는 것도 아닌 정말 광범위한 영향력을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박지성선수는 맨유에서 7년째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선수들이 바뀌었고 공식적인 주장의 자리도 로이킨, 반 니스텔루이, 로이 킨, 퍼디난드, 네마냐 비디치로 여러번 바뀌었습니다. 이 선수들이 매번 선발로 나오지는 못하기에 다른 선수들이 임시적으로 주장완장을 차는 경우도 많았습니다만 박지성에게는 기회가 없었습니다.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 웨인 루니, 파트리스 에브라, 대런 플레쳐등등 맨유에서 더 큰 입지와 시간을 보낸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박지성선수의 주장완장을 차고 뛰는 경기를 보고 싶었지만 한 차례도 볼 수 없었습니다. 아, 2005년 챔피언스리그 릴 OSC와의 원정경기에서 약 10분정도 박지성선수가 완장을 찬 적이 있었죠. 그것은 스태프진들의 주문을 잘 못이해한 해프닝이었습니다.

그리고 방금 전 끝난 맨유와 아스날의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믿을 수 없는, 믿기 힘든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바로 이 거대한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최고의 클럽중 하나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이번 경기 주장이 바로 박지성 선수였습니다. 노란색 주장완장을 차고 맨 처음 올드트래포드에 입장한 선수가 박지성 선수였고, 천문학적인 몸값을 자랑하는 맨유선수들이 그의 뒤를 따라나왔습니다. 너무나 감격스럽고 자랑스러운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알싸의 New Kids On The Block 님의 사진을 퍼왔어요, 문제되면 알려주세요)

원래 당초에 박지성선수는 맨유의 선발라인업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었습니다. 주장자리는 박지성선수가 아닌 어린 필 존스에게 맡겨졌었다고 알려졌었습니다만 갑자기 박지성선수가 선발과 함께 주장자리로 내정되었습니다. 오히려 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갑자기 선발자리를 차지한 선수에게 주장자리를 주었다는 것은 박지성선수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팀을 잡아줄 수 있는 무게감을 갖고 있다는 퍼거슨감독의 신뢰를 대변합니다.

물론, 박지성선수가 앞으로도 이렇게 주장완장을 차고 맨유경기를 뛸 수 있을지의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오히려 앞으로 볼 수 없을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그만큼 맨유라는 클럽의 선수들의 면면은 화려하고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즐비하죠. 하지만 맨유를 거쳐갔던 수많은 선수들가운데 주장완장을 한번이라도 차고 뛴 선수들보다 그렇지 못한 선수들이 훨씬 훨씬 더 많습니다.




다른 글 처럼, 박지성이 선발라인업의 다른 10명의 선수들보다 몇경기를 더 뛰었고 몇년을 맨유에 더 있어서 주장완장을 찼다라는 분석의 글을 쓰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저, 박지성선수가 맨유에 있어서 그만큼 오랜시간을 뛰었고 그만큼 퍼거슨과 선수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맨유에서 200경기, 타고난 실력과 그에 합당한 책임감이 아니면 뛸 수 없는 경기이고, 맨유의 주장자리는 그에 따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아쉽게도 박지성선수가 주장완장을 찬 첫경기에서 맨유는 홈에서 아약스에게 1:2로 패했습니다. 박지성선수가 주장완장을 차고 팀을 승리로 이끌거나, 혹은 골을 넣었다면 더욱 더 기념비적인 경기가 되었을텐데 말이지요. 원정에서 이미 2골차의 리드를 지킨 퍼거슨감독이 경기감각이 떨어진 선수들에게 모두 기회를 준 경기라 결과보다는 선수들의 폼을 끌어올리는 경기로 생각하는 것이 맞을 듯 싶습니다.

경기의 내용을 떠나 이번 경기는 박지성 맨유 200경기중에서도 또 손꼽히게 기억이 될만한 경기가 될 것같습니다. 맨유에서 아시아인이 주장완장을 차고 뛰는 모습을 앞으로 과연 볼수나 있을까요? 같은 한국인으로써 너무나 자랑스럽고 감격스러운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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