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페르시 매직, 또 아스날을 살리다

Posted by Soccerplus
2012. 3. 4. 08:00 축구이야기
박주영 선수가 아스날에 입단하면서, 우리나라에 아스날의 경기가 생중계되는 빈도가 굉장히 많이 늘어났습니다.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박주영선수는 리그에서 한경기밖에 출장하지 못했습니다. 직접적인 이유는 바로 반 페르시입니다. 올 시즌 그 어느 시즌보다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엄청나게 높았던 그의 부상 빈도도 이번 시즌만큼은 예외입니다. 이번 시즌 리그 모든 경기를 출장했습니다. 앞으로 아스날에게 남겨진 모든 경기에서 선발 풀타임을 예상합니다.



아스날이 전체적으로 예전만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에서 반 페르시의 존재감은 아스날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많은 선수들이 부진하고, 팀이 위기상황에 몰려있었을 때, 늘 한방을 터뜨려주면서 팀을 4위로 이끌고 있습니다. 27경기 25득점이었고, 아스날이 올시즌 기록한 55골가운데에서 거의 절반에 가까운 엄청난 득점행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리버풀의 이번시즌 득점이 30골이니, 거의 한 팀이 넣은 골과 맞먹는 것입니다. 그의 득점이 경이로운 이유는 그의 득점이 굉장히 중요한 순간에, 상대를 가리지 않고 터져준다는 데에 있습니다.

그리고 어젯밤 전세계 많은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반 페르시의 매직쇼는 이번 시즌 반 페르시의 존재감이 어떤 지를 한 경기로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될 것 같습니다. 아스날과 리버풀, 순위싸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빅팀끼리의 대결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두 팀은 이 경기를 반드시이겨 4위를 차지해야겠다는 의지가 굉장히 강한 경기였지요. 강팀과의 대결에서는 워낙 잘하는 리버풀이고 거기다 어제 경기는 안필드 홈경기여서 경기의 주도권은 계속해서 리버풀에게 있었습니다.

전반 중반 패널티킥을 허용하고, 슈체즈니의 선방으로 실점을 하지 않았지만 곧이어 코시엘니의 자책골로 실점을 했고,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수아레즈를 중심으로 한 리버풀의 공격진을 막아내기에 급급한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1:1로 균형을 맞췄던 후반에도 리버풀은 위협적인 장면을 계속해서 만들어냈지만 아스날은 이들을 막아내기에 급급했습니다. 이렇다할 찬스도 없었고, 위협적인 돌파도 슛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스날에는 반 페르시가 있었습니다. 실점을 하고 계속해서 위기를 맞았던 아스날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반 페르시는 전반 끝나기 전, 사냐의 크로스를 그대로 골로 연결하면서 1:1의 균형을 맞췄습니다. 다소 불리한 경기를 했던 아스날에게는 매우 힘이 되는 골이었고, 반대로 계속해서 아스날을 몰아쳤던 리버풀에게는 힘이 풀릴수밖에 없는 골이었죠.

반 페르시 매직은 후반 마지막 인저리타임에 빛을 발휘했습니다. 아르테타의 부상으로 8분의 로스타임이 주어진 후반전 끝나기 직전, 반 페르시의 왼발이 다시한번 번쩍했습니다. 오프사이드라인을 뚫고 송의 스루패스를 받아 그대로 왼발 슛은 골키퍼가 차마 예상도 못한 안쪽 포스트쪽으로 흘러들어갔습니다. 2:1, 반 페르시의 단 두방에 아스날은 정말 소중한 승점 3점을 얻었습니다. 반대로 리버풀은 4위 아스날과 승점이 10점차로 벌어지면서 자력으로는 내년 챔스리그 진출이 힘들게 되었습니다.

올 시즌 반 페르시의 모습은 아스날의 레전드 '킹'앙리의 전성기 시절을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아니 팀에 대한 공헌도만 놓고 생각을 해본다면 올 시즌의 반 페르시가 좀 더 낫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게합니다. 아스날의 전성기였던 2000년대 초반, 앙리뿐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굉장히 잘했던 그 때의 아스날과 달리 올 시즌은 그야말로 반 페르시의 원맨팀이 된 느낌입니다. 상대편은 이 반 페르시만 잘 막아주면 되는데, 문제는 이 반 페르시를 막기가 너무 힘들다는 것이지요.

계속해서 아스날의 골대를 겨냥하며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고, 엄청난 드리블도 보여준 수아레즈와의 비교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경기가 소속팀에 불리하게 흘러가고, 자신에게 많은 찬스가 없었음에도 2번의 찬스를 모두 골로 만든 반 페르시와, 엄청난 개인기량과 패널티킥을 유도하며 좋은 경기를 보였지만 골을 기록하지 못해 팀의 승리를 가져오지 못한 수아레즈의 결정적인 순간의 차이. 수아레즈 역시도 리그 탑클래스의 공격수지만, 반 페르시는 지금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아우라를 자랑합니다.

반 페르시는 오늘 경기가 끝난 뒤 다음주 화요일에 펼쳐질 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에서 또 다른 기적을 만들어 낼 것이라며 선수들을 독려했습니다. 4:0을 뒤집는게 쉽지 않은 일임은 분명하지만 왠지 반 페르시이기에 가능할 것 같다는 묘한 예감이 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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