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보아스 경질, 득보다 실이많은 아쉬운 선택

Posted by Soccerplus
2012. 3. 5. 10:17 축구이야기
이번 시즌 최악의 한 시즌을 보내면서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 자격이 주어지는 4위 싸움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첼시입니다. 올 시즌 새롭게 부임한 안드레 비야스 보아스 감독에 대한 책임론도 있었지만, 새로운 선수들과 이번 시즌이 아닌 향후 2~3시즌의 리빌딩을 기대한 것이 젊은 비야스 보아스감독을 영입한 가장 큰 이유이기에 이번 경질은 꽤나 놀랍습니다. 시즌이 막바지로 가고 있는 와중에, 현재의 감독을 경질한다는 것은 선수단에게나 그리고 팀전체에게나 좋지 않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시즌 보아스 감독의 첼시의 성적을 본다면, 경질은 당연한 일인 것도 같습니다. 로만 구단주 부임 이후, 최악의 시기로 불리웠던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 시절의 성적보다 훨씬 더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리그 순위는 5위,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도 첫경기를 패하면서 8강 진출확률이 희박한 상황입니다. 더 큰 문제는 경기력인데, 좋지 못한 경기 이후에도 뭔가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늘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보드진의 미움을 산 것으로 보입니다. 거기에 잘 뛰던 아넬카를 중국으로 보내고, 팀내의 레전드와 같은 프랭크 램파드, 디디에 드록바와 갈등을 겪으며 선수단 장악에도 실패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현재의 성적과 팀 분위기, 그리고 팀의 경기력을 따진다면 비야스 보아스 감독에 대한 신뢰는 이미 바닥에 떨어질대로 떨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야스 보아스감독이 계속해서 첼시를 맡을 것이라고 기대한 이유중 하나는 그에게 바란게 단기간에 1위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오랜 시간을 지켜보면서 새로운 팀을 만들어 주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포르투갈과 유로파리그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경험이 있는 보아스 감독은 훌륭한 축구철학도 있었고, 그에 따른 청사진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단기간에 보여주기는 힘든게 그의 한계였습니다.

이번 시즌 후안 마타와 하울 메이렐레스를 데려오고 스터리지와 로메우가 전력에 추가되었지만, 새로운 감독의 힘이 되어줄 전폭적인 영입은 아니었습니다. '리빌딩'을 원하면서 팀의 주축은 존 테리, 람파드, 드록바, 에시앙등 기존 무리뉴 체제의 영웅들이었습니다. 아직도 건재한 실력을 갖고 있지만 이들이 5년뒤에도 첼시의 레귤러로 뛸 수 있을 것이라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죠. 로만 구단주의 자금사정이 밝혀지고, 다음 이적시장에서 큰 돈을 쓸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자 비야스 보아스의 잔류에 힘이 실어졌습니다. 그의 축구색에 맞는 선수를 영입하면서 지난 시즌 포르투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제 저녁 공식적으로 첼시와 보아스 감독의 결별이 전해지면서, 이러한 리빌딩에 대한 기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어떤 감독이 후임으로 오든지 간에, 주전의 대부분이 노쇠한 첼시의 리빌딩은 당면과제입니다. 이번 시즌을 맡아주고 다음 시즌 새로운 첼시의 건설을 꿈꾸고 있었던 비야스의 계획또한 물거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이번 경질이 아쉬움으로 남는 또 한가지의 이유는 바로 시기적인 문제입니다. 38라운드중 27라운드를 치루고 리그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감독을 경질시켰습니다. 챔피언스리그 16강경기는 1차전만 치루고 2차전을 남겨둔 채 말이지요. 디 마테오 수석코치가 남은 시즌을 맡고, 또 새로운 감독이 다음 시즌에 영입될 것입니다. 2012년 한 해만 3명의 코치및 감독이 첼시의 사령탑에 앉게 되는 것입니다. 글쎄요, 정도의 차이겠지만 이번 시즌까지는 믿어주는 것이 맞지 않나라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당장 나폴리전은 어떡할 것이며, 남은 리그도 걱정입니다. 대안도 없이 경질, 시기상으로 문제가 있습니다.

로만 구단주 부임이후 많은 감독이 첼시의 사령탑을 거쳐갔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첼시의 사령탑은 감독들에게도 꺼리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고 첼시의 리그 트로피를 5년만에 되찾아온 안첼로티감독을 경질한 것은 로만 구단주의 감독편력을 대변해 주는 일화가 되겠지요. 단시간내에, 좋은 성적을, 그것도 리그 우승 그 이상의 압도적인 성적을 보여주지 않으면 첼시에서 남아있지 못하게 된다는 마음이 생길수밖에 없습니다. 그 정도가 너무 심했기에, 이번 만큼은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는데 로만 구단주는 역시나.. 가 되어버렸습니다.

이 경질이 옳은 일이었는지 혹은 그른 일이었는지는 짧게는 3개월 후 이번 시즌이 끝난 뒤, 길게는 몇 시즌 뒤 무리뉴의 그들이 은퇴한 뒤 알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는 구단의 선택이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는 인상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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