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인력의 법칙'의 비밀을 파헤치자

Posted by Soccerplus
2012. 3. 6. 08:00 축구이야기
어제 새벽에 펼쳐진 맨유와 토트넘의 경기를 보면서, 다시 한번 맨유의 보이지 않는 '맨유 인력의 법칙'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두번째 골을 넣었던 후반 15분가지 완벽하게 밀리는 경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원정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뒀죠. 지난 2월달에는 이런 경기가 유독많았습니다. 첼시전에서는 3:0으로 뒤지고 있다가 3:3으로 무승부를 거두는 드라마를 썼고, 리버풀과의 경기에서는 긱스를 윙어로 투입하는 변칙작전으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노리치와의 경기는 어떻습니까, 후반 인저리타임에 39세의 라이언긱스의 역전골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최근 리그 4경기의 결과는 3승 1무인데, 경기내용으로 본다면 1승 2무 1패정도가 맞을 것 같습니다. 이 4경기에서 승점을 5점이상 벌었다는 것이죠.


맨시티에게 시즌 초반 6:1로 대패하고, 선수들이 줄 부상에 시달리면서 제대로된 경기력을 구축할 수 없었고 2011년 말과 2012년 첫경기인 블랙번과 뉴캐슬에게 연패를 당하면서 맨유는 무너질 것이라는 예상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절묘한 순간에 스콜스가 들어왔고, 맨시티와의 FA컵경기를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좀처럼떨어지지 않는 '맨유 인력의 법칙'은 올해도 여전합니다. 이는 사실 논리적으로 팩트만 놓고 생각을 한다면 이루기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맨유의 보이지 않는 힘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맨유의 이 보이지 않는 힘을 분석해보려니 하나하나의 개별적인 요소로는 도저히 분석이 불가함을 깨달았습니다. 오히려 지금의 맨유를 이루고 있는 여러가지 요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음을 느꼈죠. 그러므로오늘의 분석은 여러가지의 요소의 나열이 아닌 여러가지 요소들의 인과적 관계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 같습니다.

여러가지 이유들 가운데에서 가장 먼저 이야기의 시작을 장식할만한 요소는 퍼거슨 이후 단연 독보적인 존재였던 맨유의 역사입니다. 매시즌마다 우승, 아무리 못해도 2위, 3위의 성적은 올렸죠. 맨유의 자랑스러운 역사는 블랙번의 그것 처럼, 혹은 리즈 유나이티드의 리즈시절처럼 '과거형'이 아닙니다. 최근 6시즌중 5시즌의 트로피를 가져왔고 올시즌을 제외하면 챔스리그에서도 늘 8강이상의 성적을 이뤄내왔습니다. 맨유의 힘은 자신들의 역사에서 기인합니다. 좋지 못한 경기 후에도, 다음 경기에는 19번의 프리미어리그 트로피를 거머쥔 챔피언의 위용을 다시 보여줄 것이라는 선수들의 멘탈리티지요.



그리고 선수들에게 더욱 더 고무적인 일은 이 자랑스러운 역사를 함께 한 레전드들이 팀의 중심을 단단히 잡아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비수 비디치가 무너지자 퍼디난드가 엄청난 노련미를 보여주며 수비진의 안정을 가져왔고, 플레쳐가 시즌 아웃되자 은퇴했던 스콜스가 돌아왔습니다. 긱스는 최근 몇시즌 가운데 최고의 폼을 보여주며 팀을 살려내고 있습니다. 위기에 더욱 더 빛을 발하는 노장들이 있기에 맨유는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노장들과 대립각을 세우며 경질된 비야스 보아스의 믿음과는 매우 비교가 되는 것이죠.

이런 노장 선수들만이 중심을 세우며 팀을 먹여살리는 것이 아닙니다. 충분한 기회를 통해 코치진의 믿음을 사고 있는 훌륭한 유망주들과 로테이션멤버들이 있습니다. 선수들을 충분히 파악하고 믿음을 주며 조금 무리하다 시피 출전기회를 줍니다. 맨유의 큰 규모 이적사례를 보면 실패의 케이스가 거의 없습니다. 그만큼 대단한 선수를 영입한 이유도 있겠지만, 그만큼 팀에 적응을 할 정도로 기회를 충분히 준 이유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다비드 데 헤아는 초반에 매우 흔들렸지만 이제는 슈퍼세이브를 계속해서 해주고 있고, 애쉴리 영은 혼자 두골을 넣으며 맨유를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이는 선수들을 믿지 못해 주전과 비주전을 완전히 갈라버린 벵거와 비교를 하고 싶군요.

그리고 이러한 완벽한 신구 조화에 의해 생성된 팀 스피릿은 가히 세계 최고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3점을 뒤지고 있어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선수들사이의 믿음, 코칭 스태프의 믿음이 선수들의 마음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죠. 충격의 패배를 거둔 다음 경기에서 보란듯이 승리를 하는 것을 보면, 맨유선수들의 '회복탄력성' 이 매우 탄력적으로 적용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늘 비슷비슷한 경기력으로 이길경기를 못 이기는 리버풀과는 크게 비교되는 일이죠.

 

이 모든 인과관계를 아우르는 것, 바로 퍼거슨의 존재입니다. 이 모든 맨유의 보이지 않는 힘들은 퍼거슨의 대단한 감독능력에 의해 비롯된 것이지요. 선수들을 믿고 경기 후 선수단을 관리하고 선수들에게 보이지 않는 위기의식과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 때로는 당근을, 때로는 채찍을 스면서 선수단을 이끄는 능력, 이는 보이지 않는 맨유의 힘에 가장 잘 보이는 이유가 될 것입니다. 한 선수의 팀이 아닌 한 감독의 팀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못할 퍼거슨감독의 힘이며 능력입니다. 벌써부터 퍼거슨 그 이후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죠. 앞으로 몇년을 더 사령탑에 오를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있는 이상 맨유가 무너지는 일을 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