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진짜 맨유로 간다면 어떨까?

Posted by Soccerplus
2012. 3. 7. 11:01 해외파 이야기/기성용
어제 영국의 스포츠 전문 웹진인 블리처 리포트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기사를 하나 냈습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맨유의 현실적인 여름 사이닝에 탑 10을 선정했습니다. 그중 7위에 기성용의 이름이 들어있었습니다. 매우 기쁜일이 아닐 수 없지요. 물론 그 면면을 찾아보자면 기분좋아할 만한 일은 아닙니다. 2위에는 모스크바의 혼다 게이스케, 10위에는 세레소 오사카의 기요타케가 포함되어있으니 말입니다. (참고로 1위는 아약스의 에릭센) 일본 선수가 둘이나 들어있는 것이 상당히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그럼에도 기성용 선수가 이 명단에 들어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있게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일본 선수들과의 비교는 괜히 시간낭비인 것 같아서 더이상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지난주에 열렸던 한국과 쿠웨이트와의 월드컵 3차예선에서 기성용선수는 자신의 진가를 단 40분동안의 시간동안 완벽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그가 들어오자 완전히 밀렸던 중원의 플레이가 살아났고, 존재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단연 빛나는 플레이어였고, 후반 막판에는 자신의 발재간까지 뽐내기도 했습니다. 현재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주전경쟁에 험난함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기성용선수의 장래성과 스타성을 본다면 그의 올 시즌 뒤 이적은 확실하다고 생각됩니다. 그가 원하는 리그 우승까지도 이미 셀틱은 예약을 해둔 상태이니 말입니다.

이제는 이적의 유무가 아닌, 그의 이적 행선지를 따져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이적시장을 예측하기란 어렵습니다. 하지만 기성용선수가 유럽 유수구단의 눈에 들어와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의 계약기간도 많이 남지 않았고, 오히려 매경기 선발로 나오지 않는 지금이 그를 조금 더 싸게 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아스톤 빌라, 뉴캐슬, 리버풀과 같은 EPL팀이 이미 관심을 보였고, 특히 아스톤빌라는 셀틱에게 그의 가격을 문의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인에게는 박지성선수가 있고, EPL에서도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맨유라는 구단과의 연결은 조금 색다릅니다. 그 확률이 어느정도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절대 0%라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뭐 높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여러모로 생각을 해보았을 때, 기성용과 맨유는 상당히 궁합이 (어쩌면 최고로) 잘 맞는 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맨유는 중원이 약합니다. 그리고 (과거의)첼시나 맨시티, 토트넘처럼 강한 중원을 앞세워 상대팀을 앞도하는 스타일이아닙니다. 강한 압박보다는 적절한 위치에서의 컷팅, 그리고 중원에서 윙어진으로 뿜어져 나오는 패스루트를 주된 힘으로 삼고 있는 팀이죠. 캐릭, 스콜스와 같은 선수들이 계속해서 사랑받고 안데르손과 같은 유망주가 맨유에서 쩌리신세가 된 것도 바로 이때문입니다.

어느정도의 수비력과 경기의 눈을 읽는 능력, 조율과 패싱력을 퍼거슨의 중앙미드필더의 제1덕목으로 생각을 해본다면, 기성용처럼 잘 어울리는 선수도 없습니다. 이미 조율이나 패싱능력은 말할것도 없이 검증이 된 것이고, 거기에 거친 스코틀랜드에서 키운 수비와 몸싸움능력도 많이 올라온 것은 분명 인정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팬들은 박주영선수의 사례를 생각하면서 아예 경쟁도 하지 못할 곳에는 가지 않는게 낫다는 생각을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벵거감독과 퍼거슨감독은 다릅니다. 맨유의 경기를 보면서 마메 비람 디우프, 오베르탕, 베베, 조란 토시치, 그리고 의문부호가 달려있음에도 여전히 쓰고 있는 안데르손과 같은 선수들을 보게 됩니다. 새롭게 이적한 선수라면 어느정도의 기회는 주어질 것이고, 누구보다 기가 세고 승부욕이 강한 기성용선수는 분명 이 기회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입니다 .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한 조율능력을 갖춘 중앙미드필더의 가뭄상태입니다. 현재 살 수 있는 선수들이 얼마없죠. 모드리치나 데로시와 같은 월드클래스 미드필더는 사고 싶어도 살 수 없습니다. 중앙 미드필더를 사고 싶어도 물량이 없어 사질 못하는 현실입니다. 여러 스카우터들에게 분명 기성용은 매력적인 카드입니다.

하지만 분명 큰 부분을 빼놓고 설명을 했습니다. '스코티시 프리미어 리그'에서도 최고의 선수는 아닌 기성용선수가 과연 세계 최고의 클럽에 이적할 수 있느냐에 대한 질문이죠. 현재의 기량으로는 분명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퍼거슨 감독이 이러한 도박성의 영입을 할 여지도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성용선수의 기량은 오히려 SPL에 있어 조금 과소평가된게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현재도 전술적인 롤의 차이로 선발기회를 못잡는 것이지, 시즌 초반 셀틱은 분명 기성용의 원맨팀이었습니다. 유로파리그에서도 AT마드리드와 같은 강팀을 상대로 골을 기록했고, 어느정도 비교대상들이 많은 A대표팀에서도 기성용은 단연 에이스였습니다. 이대로만 성장을 해준다면 월드클래스에 준하는 기량을 갖출 수 있다고 분명 생각합니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힘들것이라는 것, 큰 가정을 하고 이 글을 썼습니다. 기성용이 지금처럼 성장해주고 빅리그로 이적한 뒤 리그에서의 활약을 통해 빅클럽으로 이적을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기성용에게는 병역의 의무가 있습니다. 앞으로 길어야 5년정도 남은 기성용에게는 이 시간이 정말 아쉽지요. 그럼에도 올 시즌뒤 이적시장을 기대해봐야겠습니다. 그에게 가장 잘맞는 팀으로 좋은 대우를 받고 이적하기를 기대해봐야겠습니다! (흥미를 1순위로 생각하고 쓴 것이에요 단순한 가정으로 시작된 글이니 태클은 사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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