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날, 강팀은 하루아침에 무너지지 않는다

Posted by Soccerplus
2012. 3. 7. 09:56 축구이야기
3주전, 아스날의 산시로에서의 침몰은 축구팬들에게는 대단한 충격이었습니다. 그전부터 불안한 경기력으로 팬들의 안타까움을 샀었던 아스날이었고, 원정팀들의 무덤이라고 불리우는 산시로에서의 경기였지만 90분내내 무기력한 경기를 펼치며 4:0 대패를 당했습니다. 흔히 축구에서 3:0이라는 스코어가 완승혹은 완패라고 생각이 되고, 그 이상의 스코어인 4:0은 패한 팀의 절망적인 상황을 의미하는 것이겠죠. 그럴만한 경기를 했고, 10년이상 아스날의 지휘봉을 잡았던 벵거는 경질설에 휘말리기도 했었습니다.



 아스날의 벵거감독은 그 이후 토트넘과 리버풀을 만났습니다. 두 팀과의 경기를 모두 내어준다면 정말로 벵거의 아스날에서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게 되는 일이었습니다.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2골을 먼저 내어주고 5골을 기록하면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면서 아스날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이라는 것을 보여주었고, 지난 토요일에는 경기내내 밀리는 경기를 펼쳤음에도 2:1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팀의 중심인 반 페르시는 늘 꾸준히 팀을 살려냈고, 그를 중심으로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 뛴다는 느낌이 굉장히 인상깊었습니다.

그리고 이 기세를 몰아 벵거감독은 밀란과의 챔스리그 2차전에서 총력전을 선언했습니다. 4:0의 스코어를 챔스리그 토너먼트에서 따라잡은 팀은 역사상 한팀도 없지만, 지금 이기세를 몰아 오늘밤을 최고의 밤으로 만들겠다는 의지였습니다. 팀이 상승세에 올라있긴 하지만, 많은 팬들은 4:0의 스코어를 뒤집고 8강진출을 기대하는 것 보다는, 팀의 자신감에 점수를 쳐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아스날이 이기기야 이기겠지, 설마 이걸 뒤집겠어? 이런 마음으로 말이죠.

선발명단이 발표되자, 이러한 벵거감독의 총력전이 어떤 의미였는지 드러났습니다. 반 페르시를 중심으로 제르비뉴, 옥슬레이드 체임벌린, 왈콧이 모두 선발로 나왔고 중앙에는 로시츠키와 송만이 있었습니다. 수비적인 미드필더는 송밖에 없는 제법 위험한 포메이션이었죠. 그에 비해 밀란은 중앙에 노체리노, 엠마뉴엘슨, 반 봄멜, 메스바를 투입시키며 안정적인 경기를 꾀했습니다. 중앙싸움만 놓고 본다면 4:2의 싸움이었죠. 아스날이 밀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선발라인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스날은 전반전에 자신이 강팀이라는 것을, 강팀은 한순간에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선수들이 경기전에 엄청난 결의를 한 듯, 한 선수 한선수들의 플레이에는 자신감과 절실함이 엿보였습니다. 전반 6분 코너킥에서 코시엘니가 헤딩슛을 성공시켰고, 25분에는 로시츠키가 골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41분에는 반 페르시가 챔벌레인이 얻어낸 PK를 성공시키며 전반전에만 3골을 기록했습니다. 3골, 3:0이란 스코어가 전광판에 기록되자 선수들에게는 자신감이 팬들의 얼굴에는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이러한 7만여 관중들의 크나큰 응원과 희망은 결국 3:0의 스코어로 끝나면서 아쉽게 16강 탈락이라는 결과로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아스날이 90분동안 보여준 모습은 올시즌 내내 보여준 모습보다 훨씬 더 좋은 경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아스날의 기세에 눌려 밀란의 선수들은 제경기를 펼치지 못했습니다. 전반 45분, 후반 16분, 19분, 23분에 밀란은 결정적인 찬스를 계속해서 맞이 했지만, 산시로에서 보여주었던 자신감있는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고, 왠지 슛을 쏴도 들어가지 않을 것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난주말경기, 그리고 화요일의 경기라 선수들의 체력은 후반에 많이 떨어져 좋은 찬스를 만들지 못했지만, 아스날은 충분히 좋은 경기를 했습니다. 8강 진출보다 더 값진 한경기가 아니었나 생각이 됩니다.

90분 내내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는 아스날! 아스날!을 연호하는 팬들의 응원소리로 가득찼습니다. 이 90분간의 함성속에는 이제야 진짜 아스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구나라는 팬들의 크나큰 감동이 섞여 있는 것이었습니다. 90분의 경기가 끝나고, 16강에서 탈락한건 아스날의 선수들이었지만 선수들의 얼굴에는 탈락의 실망감보다는 자신들이 이정도 할 수 있다는 큰 믿음을 얻은 듯한 표정이 실려있었습니다.

때로는 큰 패배와 탈락이 선수들에게 더 큰 모티브를 심어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 아스날은 챔피언스리그 8강티켓보다 더 큰 동기부여와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입니다. 아스날이 예전의 아스날로 돌아오는 것, 그리고 지금 보다 더 강한 아스날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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