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의 영웅들이 만든 4:1 기적의 역전극

Posted by Soccerplus
2012. 3. 15. 09:49 축구이야기
원정에서 3:1로 패하고 돌아온 첼시는 챔피언스리그 8강진출가능성이 그렇게 높지 않았습니다. 홈에서 나폴리에게 1점이라도 실점할 경우, 첼시는 4골 이상을 넣어야 8강진출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지난 나폴리 원정에서 첼시는 완전히 제압당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들이 넣은 1골이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정도였습니다. 그 사이에 안드레 비야스 보아스 감독이 바뀌었고, 디 마테오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올라왔습니다. 감독대행을 맡은 뒤 두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지만 첼시가 8강진출을 하지 못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하지만 방금전 스탬포드브릿지에서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불과 몇일전 감독을 경질하고 새로운 감독대행을 자리에 앉혔던 첼시가 3주전과는 정반대의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4:1로 대역전의 드라마를 썼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비야스보아스감독과 대립각을 세우며 선수단의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들었던 드록바와 램파드, 그리고 존 테리가 있었습니다. 2000년대 첼시의 전성기를 이끌며 훗날 전설로 기억될 그들은 다시 한번 똘똘 뭉쳐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나폴리가 팬들에 뇌리에 있는 빅팀은 아니지만 굉장히 전력이 탄탄한 팀이고 쓰리백을 중심으로 구사하는 수비와 많은 숫자의 미드필더를 이용해 압박을 하는 팀입니다. 중원에 이 압박을 풀어줄 선수들이 마땅치 않고 경기를 풀어나갈 선수들이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이번시즌의 첼시에겐 분명 힘든 팀이었습니다. 경기는 첼시의 우세속에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펼쳐졌습니다. 슛팅숫자 23대 22, 파울 23대 23, 결정적 세이브 4:4등 경기의 면면은 치열했습니다. 다만 결정적 순간에 첼시에게는 그들을 구해줄 영웅들이 있었습니다.



오늘 첼시경기의 전술적인 중심은 디디에 드록바였습니다. 우월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나폴리의 끈질긴 수비진을 제압했습니다. 나폴리의 전체적인 약점은 수비진의 높이가 낮다는 것이었는데 첼시는 이점을 집요하게 공략했습니다. 팀의 키 플레이어인 마타가 압박에 묻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였을정도로 중원에서는 힘든싸움이었지만 첼시는 오히려 롱볼로 드록바를 타겟으로 삼아 경기를 쉽게 풀어나갔습니다. 드록바는 계속해서 우월한 피지컬로 수비를 압도하며 공을 계속해서 소유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등지는 플레이로 미드필더에게 연결하고 미드필더가 다시 측면으로 내주는 플레이는 오늘 경기 첼시의 주된 루트였죠.

람파드와 존 테리도 영웅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비야스 보아스시절 가장 큰 전술적 가치의 하락을 보였던 람파드는 오늘 경기에서 중요한 고비마다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팀을 구해냈습니다. 2골이 그의 발로부터 시작된 코너킥에서 나왔고 중요한 PK를 성공시키기도 했죠. 지난 경기에서 무너졌던 첼시의 수비진도 존 테리가 돌아오자 정말 좋아졌는데, 특히 존 테리는 다비드 루이즈와의 호흡을 기가막히게 이끌어내면서 단 한골을 실점했습니다. 그 한골도 괴칸 인러가 잘했고, 막을 수 없는 슛이었죠. 존 테리에게는 무언가 투혼이 엿보였습니다. 연장 후반 다비드 루이즈가 부상당하자 직접 라인을 지시하면서 피치위의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는 장면은 그가 왜 첼시의 캡틴인가를 보여주는 모습이었습니다.



27분 드록바의 환상적인 헤딩골, 46분 람파드의 코너킥에 이은 존 테리의 헤딩골, 74분 람파드의 패널티킥, 그리고 연장전 드록바의 어시스트에 이은 이바노비치의 골, 4골모두 이 세명의 영웅들이 관련되어있었습니다. 드록바와 람파드는 1골 1어시스트, 존 테리는 1골을 기록했죠. 팀내 고참들의 눈부신 활약은 다른 동료들을 더욱더 파이팅하게 해주었는데 에시앙, 애쉴리 콜, 다비드 루이즈, 체흐가 덩달아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첼시에서 비련의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2011년 6월부터 수석코치에 앉았던, 첼시 팬들에게는 강한 지지를 받고 있는 또 다른 의미의 레전드 디 마테오의 전술도 돋보였습니다. 마타에 의한 공격을 어느정도 포기하고 드록바와 람파드에 의한 공격을 주도했죠. 중앙을 거쳐서 가는 플레이보다는 전방으로 길게 찔러 드록바를 노리는 플레이가 주효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노장의 영웅들을 믿음이 드러났던 그의 전술이 빛을 발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팀이 위기로 흔들릴 때 가장 큰 활약을 보여주는 것은 역시, 팀의 대들보인 노장들입니다.

이로인해 챔피언스리그뿐 아니라 EPL순위판도에도 큰 영향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승점3점차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4위레이스에 첼시가 상승세를 탈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3위토트넘과는 5위첼시와의 승점차는 4점차이니 첼시-토트넘-아스날의 순위싸움도 볼만할 것 같습니다. 다시 살아난 첼시와 아스날, 그리고 토트넘의 대결과 챔피언스리그 8강이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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