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2호골, 빅리거의 가치 입증하다

Posted by Soccerplus
2012. 3. 18. 10:08 해외파 이야기/구자철
구자철선수가 시즌 2호골을 넣었습니다. 아우구스부르크로 이적한 뒤, 첫 데뷔경기를 서브로 출장했고, 나머지 6경기를 선발로 뛰었습니다. 지난 경기에 이어 오늘 경기에서 2호골을 넣었고 2월 헤르타베를린과의 경기에서는 어시스트를 했습니다. 볼프스부르크에서 들쑥날쑥한 출장기회와 제대로된 가치를 증명하지 못하고 이포지션 저포지션 옮겨다니다가, 아우구스부르크에서는 임대로 오자마자 주전으로 출장하면서 그야말로 폭발하고 있습니다.



구자철은 분데스리가 FSV마인츠와의 경기에서 0:1로 뒤진 전반 43분 외를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발리슛팅으로 골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2006년 월드컵 잉글랜드 조콜의 발리 중거리슛이 생각나는 골이었습니다. 패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외를의 패스를 받은 구자철은 떠있는 공을 그대로 발등에 얹혀 드롭성의 슛을 날렸습니다. 공은 앞으로 나와있는 골키퍼를 넘어 상대팀 골대를 스쳐지나가듯 떨어져서 골대로 빨려들어갔습니다. 우리나라 해외파들이 넣은골 가운데에서도 가장 멋진골중 하나가 아닐가 생각이 될정도로 멋진 골이었습니다.

구자철은 오늘 경기에서도 오른쪽 윙어쪽의 포지션에서 출장을 했습니다. 구자철은 전형적인 윙은 아니지만 일단 킥력자체가 매우 예리해서 크로스에 굉장한 강점을 보입니다. 돌파를 굳이 하지 않더라도 꽤나 먼거리에서도 정확한 킥을 날려주니 상대방에서는 신경이 쓰일수밖에 없죠. 성향자체가 중앙지향적인 선수라 측면에서 중앙으로 공을 몰고 들어오면서 기회를 만들어주는 움직임은 아우구스부르크에서는 유일한 옵션입니다. 거기에 타겟맨에게 공을주고, 내어받고 다시 슛팅찬스를 노리거나 혹은 다른 기회를 찾아가는 움직임까지, 어렸을 때 부터 완벽하게 적응한 포지션은 아니지만 그는 자신나름의 윙플레이를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아우구스부르크는 구자철이 임대된 이후 2승 3무 2패를 거두고 있습니다. 그가 오기전 19경기에서 단 3승을 거둔 것이 다였던 아우구스부르크는 오늘경기에서 마인츠에게 역전승을 거두면서 그들의 1차목표인 1부리그 잔류에 더욱 더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18개팀중 15위, 강등권과는 3점의 차이밖에 나지 않습니다만, 아우부스부르크의 전력이 분데스리가에서는 제일 약한 팀에 가깝고, 올 시즌 승격팀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성과입니다. 그리고 최근의 상승세에 구자철선수가 있다는 것은, 아우부스부르크의 올시즌 최고의 영입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팀을 리그 잔류로 이끌고 볼프스부르크에 복귀한다면 구자철에게도 큰 명예가 될 것입니다.

지난 보르시아 도르트문트와의 경기에서 일본의 에이스 카가와 신지보다 훨씬 더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좋은 평점을 받았던데에 이어, 방금 경기에서도 평점 3점으로 팀내 2위의 평점을 받았습니다. 그의 골에 대해 "원더풀"골이라면서 극찬을 했죠. 그가 넣은 두 골은 하나같이 그림같은 골이었습니다. 그러한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라는 사실 그자체가 그의 능력이 어느정도인지를 증명해주는 듯 합니다. 임대영입이 되자마자 자신의 컨디션을 계속해서 끌어올리고있고, 아직도 그 과정은 진행중입니다. 완전한 폼에 구자철의 자신감까지 더 해준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쉬운 점이자 더 기대할 점은, 구자철이 팀에서 뛰고 있는 포지션이 그에게 완전히 익숙하지는 않은 것이라는 점입니다. 앞에서 언급했듯, 그가 그나름의 윙플레이를 발전시켜가고 있지만 구자철이 가장 잘하고 익숙한 포지션은 중앙미드필더, 혹은 공격형미드필더의 위치지요. 감독이 어떤 의중으로 그를 윙어에 놓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를 중앙에 놓는다면 훨씬 더 잘할 수 있을 것인데 말이죠. 아직도 다 보여준 것이 아니라는 점은 구자철선수가 더 활약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볼프스부르크로 복귀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볼프스부르크의 마가트감독도 구자철선수의 대활약을 보면서 느끼는 점이 많을 것입니다. 원 소속팀으로 돌아갔을때, 구자철이 훨씬 더 중용받을 수 있는 입지를 자신이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고, 약 8경기가 더 남아있습니다. 앞으로 8경기를 잘 치뤄서 다음시즌에는 볼프스부르크의 주전으로 뛰는 모습을 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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