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원-구자철을 통해 보는 K리거의 유럽진출

Posted by Soccerplus
2012. 3. 25. 08:00 K리그 이야기
우리나라의 K리거들이 12-13시즌 여름이적시장을 앞두고 유럽구단의 러브콜을 받고 있습니다. 금요일에 나온 기사에 따르면 윤빛가람, 신형민, 김신욱 선수가 네덜란드 상위권 팀인 트벤테의 관심을 받고 있고, 곧 정식적으로 제의를 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얼마전에는 잉글랜드의 부자구단인 맨체스터시티가 한국 유망주를 데려갈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었죠.



우리나라 K리그의 위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높습니다. 자부심을 가져도 될만큼 말이죠. 우리나라에의 리그에서 활약을 하면 이제 빅리그에 직행을 할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선수의 활약을 두고 '국내용'이다 '아시아용'이다라는 말도 많았지만,  이제는 K리그의 활약은 곧, 유럽진출과 연결이 됩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저변이 확대가 되었고, 우리나라 리그의 수준은 단연 아시아 최고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두명의 K리거가 지난해 유럽의 빅리그로 진출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구자철선수와 지동원선수였죠. 두 선수모두 복수의 유럽구단이 관심을 보였습니다. 구자철, 지동원모두 아시안컵에서의 활약도 있었지만, K리그에서 그 기량을 검증받았기에 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었죠. 두 선수모두 40억이 넘는 높은 가격에 이적을 했고, 발전된 K리그의 위상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두 선수모두 기대했던 것보다는 만족스럽지 못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지동원 선수의 경우 최근 몇경기 엔트리에도 들지 못하다가 지난 경기에서는 중요한 찬스를 날리기도 했죠. 지동원 선수는 입단과정에서 자신의 원래 바이아웃금액의 2배가 넘는 금액을 제시받아 이적했을 정도로 유망한 선수로 평가를 받았고, 착실하게 리그에서 교체출장을 하면서 촉망받는 유망주의 입지를 다졌죠. 하지만 감독이 바뀌고 나서, 지동원의 입지는 180도 변했습니다. 맨시티전에서 새로운 감독 마틴오닐을 구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동원 선수는 계속해서 벤치신세를 벗어나지 못했죠.

구자철 선수의 경우도 비슷합니다. 큰 기대를 갖고 볼프스부르크에 입단한 뒤, 기회를 받지 못했습니다. 나오는 경기마다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여주었지만 감독의 외면을 받았고, 자신의 폼을 유지하지 못한채 여러포지션을 전전긍긍했습니다. 늘 희망은 보여주었지만 결실과 성과가 없었죠. 최근 임대를 와서 정말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고, 이 것이 의미하는 바는 적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고의 스타이고 국가대표팀의 소중한 자원이지만 유럽구단에 가면 단지 한 선수일 뿐입니다. K리그에서는 기록적인 이적료일지 모르지만, 유럽에서 우리나라선수의 이적료는 그리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죠. 오히려 말이통하는 유럽현지선수들에 비해 불리한 조건일 수도 있습니다. 전술 이해도나 유럽축구에 대한 적응도는 확실히 떨어질 수도 있으니 말이죠. 아시아 선수들의 유럽러시가 활발해지고 있지만 활발한 활약을 하고 있는 선수들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K리그 선수들이 국가대표팀에서의 활약을 토대로 유럽진출에 성공은 했지만, 유럽빅리그에서 손에 꼽힌 활약을 한선수는 박지성, 이영표, 이청용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만큼 유럽빅리그에서 주전을 차지하고 활약을 하는게 어려운 것이죠. 빅리그로 직행한 구자철, 지동원선수가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수도 있습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유럽무대에 필요한 '검증'입니다. 하지만 그 기회가 자주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자신이 유럽에서 통할만한 재능과 멘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감독에게 보여주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시작부터 일이 꼬이게 되고, 결국 좋지 않은 입지로 이어지는 것이죠. 박지성과 이영표도 네덜란드에서 적응기를 거쳤습니다. 지금 잘나가는 구자철도 승격팀으로의 임대가 가장 큰 계기가 되었죠. 자신을 어떻게 평가를 해서 데리고 오려고 하는지, 주전자리는 가능한 건지, 혹시 그렇지 않다면 임대의 기회는 있는 것인지를 분명하게 따져봐야합니다.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인 빅리그라고하지만, 정작 진출을 한 뒤 출장을 하지 못한다면 이는 의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검증을 받은 뒤 빅리그를 진출하기에는 넘을 수 없는 장벽이 있습니다. 바로 병역의 의무이죠. 얼마전 박주영선수가 논란을 빚었던 것처럼 네덜란드나 프랑스와 같은 군소리그에서 두시즌만 있다고 하더라도 상당히 부담이 됩니다. 20대 중반의 절정의 나이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군대에 들어가는 일은 자신에게도 힘들지만 선수가 곧 구단의 자산인 유럽팀에게도 엄청난 걸림돌이 되는 것입니다. 유럽에 진출하는 선수치고, 빅리그의 꿈을 갖고 있지 않은 선수가 어디있겠습니까.

그렇다고 어린 선수들이 유럽진출의 기회가 있는데 마다하라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유럽이라는 이름에 끌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진출을 했을 때 얻게 될 입지와 그를 보조해줄 구단의 대우까지도 좀 더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더 이상 유럽진출이 대표팀 자동발탁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조금 더 신중하고, 유럽의 군소리그보다는 K리그의 수준이 절대 뒤쳐지지 않는다는 것을 염두해 두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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