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연승 아스날, 대반전의 비밀을 파헤치자

Posted by Soccerplus
2012. 3. 27. 11:00 축구이야기
정확히 한달하고도 일주일전, 아스날의 벵거감독은 15년이상 자리를 지켰던 아스날의 감독자리를 위협받고 있었습니다. 2월 15일 밀란전에서 무기력한 경기끝에 4:0으로 패하고 선더랜드에게 FA컵에서 2:0으로 패했습니다. 선수들은 지쳐있었고, 부상의 악령이 지나갔습니다. 그 다음경기는 토트넘 경기였고, 가장 시끄러운 이웃인 두팀의 대결에서 아스날이 또 다시 패한다면, 벵거감독의 경질설은 현실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토트넘과의 승점차는 9점차였고, 이대로라면 벵거감독 부임이후 처음으로 토트넘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하게 되는 시즌이 될 예정이었습니다.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전반에만 먼저 2골을 먹혔습니다. 선수들이 완전히 무너질 수도 있었던 그 시점, 벵거감독 부임이후 단 한번도 4위이하로 떨어진 적 없던 강팀 아스날의 팀 스피릿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선수들이 마치 위기의 벵거감독을 위해 뛰는 느낌이었고, 아스날은 전반전에 2골을 만회한뒤 후반전에 3골을 더 넣으며 역사적인 전환점을 마련하게 됩니다. 그 이후 리버풀, 밀란, 뉴캐슬, 에버튼, 아스톤빌라를 연이어 제압하면서 6연승의 가도를 달리고 있고, 시즌 초반 17위로 떨어졌던 순위는 독보적인 3위로 올라섰습니다.

불과 40일전까지만 해도 불안불안했고, 매경기 약점을 노출하던 아스날이 정말 달라졌습니다. 맨시티와 첼시라는 강적과의 대결을 남겨두고 있지만, 지금의 기세라면 두 팀과의 대결도 승리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시즌 초반 좋다가 막판 힘든 싸움을 했던 작년시즌보다 오히려 훨씬 더 기세가 좋은 모습입니다. AC밀란과 선더랜드전에서 시즌 최악의 무기력한 경기를 하다가, 갑자기 시즌 최다 6연승가도를 달리게 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그 비밀을 파헤쳐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 이유는, 아스날이라는 강팀의 저력입니다. 아스날을 이루고 있는 팀스피릿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겠군요. 대반전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된 토트넘전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다소 억울한 2실점을 한뒤, 선수들이 지난 경기들 처럼 '멘붕'할 수도 있었지만 아스날은 그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대역전극을 펼쳤습니다. 최고의 라이벌에게 5골을 넣으면서 말이죠. 그리고 비록 8강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그보다 더 큰 의미를 주었던 AC밀란과의 챔스 16강 2차전에서 보여준 선전은 선수들의 사기를 엄청나게 진작시켰습니다. 밀란을 3:0으로 이기며 목적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선수들의 마음에는 자신감이 심어져있었죠. 그렇게 위기에 강한 팀스피릿이 (조금은 늦게 발동이 걸렸다는 생각도 들지만) 발동하면서 아스날은 강팀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번째 이유는 수비의 안정입니다. 토트넘, 밀란, 에버튼, 리버풀, 아스톤빌라, 뉴캐슬등 만만치않은 공격력을 갖고 있는 팀들과의 상대로 6경기 단 4실점만을 허용했습니다. '각성'의 시작이었던 토트넘전 전반을 제외한다면 그 이후 단 2실점밖에 하지 않았습니다. 사냐와 깁스가 복귀하면서 수비진에서 불안한 포지션이동이 없어졌고 메르테사커의 부상도 베르마엘렌과 코시엘니가 잘 막아주고 있습니다. 특히 긴 부상에서 돌아온 사냐의 활약은 정말 대단한 수준이고, 거기에 수비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내고 있는 베르마엘렌의 모습은 위협적입니다. 수비가 안정되니 전체적인 경기가 굉장히 안정적으로 풀리고 있습니다. 비단 실점뿐 아니라, 위험한 찬스를 허용하는 빈도도 굉장히 낮아졌습니다.

세번째는 이 수비진의 안정에 힘입어 더욱 더 힘을 받게 된 중원입니다. 수비진이 안정을 찾게 되면서 알렉스 송이 중원에서의 무게를 잡는데 훨씬 더 용이해졌죠. 거기에 매경기 출장을 했지만 상당히 어색한 위치에 놓여있던 아르테타가 비로소 제 모습을 찾은 모습입니다. 수비가담과 공격전개, 그리고 호쾌한 중거리슛까지 보여준 지난 빌라전의 활약이 이를 보여주죠. 최근 아스날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는 단연 토마스 로시츠키인데, 매시즌 부상으로 제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던 로시츠키가 아스날생활중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2008 유로대회에서 전 유럽을 호령하던 최고의 폼이 아스날에서 나오고 있죠. 한경기 한경기 활약상을 모아 스페셜로 만들어도 될만큼 로시츠키의 활약은 과거 그의 별명 '그라운드의 모짜르트' 말 그대로 입니다.


네번째는 경기경험이 많은 팀내 고참들의 존재입니다. '벵거유치원'이라고 불릴 정도로 어린 선수들을 선호했던 벵거감독이지만 이번시즌에는 반 페르시, 아르테타, 로시츠키, 베나윤, 메르테사커등 30대에 가까운 혹은 30대의 경험많은 선수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여기에 부주장 베르마엘렌이나 사냐, 그리고 아스날에서 이제는 꽤나 경험이 쌓인 월콧까지 수많은 경험과 경험이 모여 뒷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후반 몇분을 남겨두고 보여주는 아스날의 집중력은 아스날이 이기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승리를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유난히 빛나는 경험의 힘, 분명 승리가도의 큰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마지막 다섯번째는 단연, 아마도 가장 큰 이유가 될 아르센 벵거감독의 존재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박주영선수의 케이스도 있고, 굉장히 비난의 대상이 되었지만 벵거감독은 역시 명장이었습니다. 빈약한 선수자원에도 선수들을 독려하며 피로에 지쳤을지도 선수들의 컨디션을 최고로 만들어냈습니다. 아스날이 모든 대회에서 탈락하면서 리그에 집중할 수 있게 된것은 어찌보면 행운이라고 할수도 있겠죠. 15시즌 이상 아스날을 이끌었던 명장 벵거감독의 힘은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팀이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일때는 더 잘할 수 있다며 다독이는 모습을, 한창잘나고 있는 지금은 선수들에게 자만심을 가지지 말라며 적절한 '밀당'을 하는 그의 모습에서 감독의 중요성을 느끼게 만듭니다.

아스날은 이제 리그 8경기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토트넘과의 승점차는 이제 3점차로 벌어졌고, 남은 8경기중 첼시와 맨시티전을 순조롭게 지나간다면 더 긴 연승가도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아스날의 이러한 선전은 대단히 놀랍습니다. 17위에서 3위로, 그리고 2연패에서 6연승으로의 반전은 올시즌 잠시나마 벵거의 경질과 챔스리그 탈락을 예측했던 저를 부끄럽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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