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신승 맨유, 불안했지만 빛났던 저력

Posted by Soccerplus
2012. 3. 27. 10:05 축구이야기

맨유가 EPL 30라운드 풀럼과의 홈경기에서 1:0으로 신승을 거두면서 맨시티와의 승점차를 3점으로 벌리는데 성공했습니다. 전날까지 골득실차에서 뒤져 2위로 내려앉았지만 다시 승리를 거두면서 맨시티와의 선두경쟁에서 한발 앞서나가는데 성공했습니다. 



맨유보다 한수 아래의 전력이라고 평가되는 풀럼과의 경기에서, 그것도 올드트래포드 홈경기에서 1:0의 승리를 거두었다는 것은 굉장히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거기에 1:0의 경기가 결과뿐 아니라 내용에서도 승리한게 다행스러울 정도로 좋지 못했습니다. 지난 경기를 5:0으로 이기면서 선수들의 마음이 헤이해졌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내가 새벽에 일어나서 이경기를 왜 보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말이죠.

맨유는 매번 리그 선발로 나오던 스콜스 대신 긱스를, 좌측에 애쉴리 영을 그리고 투톱에는 루니와 웰백을 선발로 내보냈습니다. 캐릭, 발렌시아와 같이 예상할 수 있는 선수들이 모두 다 선발로 나왔죠. 늘 풀럼과의 경기에서 강했던 맨유이기에 이번 경기도 다득점을 기록하면서 쉬운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예상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하자 맨유는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거의 모든 선수들이 자신의 몸상태가 아니었고, 특히 중앙에서 빌드업과정이 생략된 채, 발렌시아의 돌파에만 의존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선수들의 발놀림이 지난주와는 너무나 달라서 이 선수들이 모래주머니를 달고 뛰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맨유가 점유율에서는 확실히 앞선 모습을 보였지만, 점유율이 위협을 가하는 점유율이 아니고 후방에서 백패스를 돌리면서 마땅치 않은 줄곳을 찾아가는 피치못할 사정의 점유율이었습니다.

중앙에서 경기조율과 공격전개의 역할을 맡은 긱스의 경기력이 무척이나 좋지 못했습니다. 시즌 초중반 맨유를 먹여살리던 긱스의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계속해서 패스미스를 하면서 맨유의 불안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오히려 최근 경기력은 긱스보다 스콜스가 나아보이는 느낌이었지만 퍼거슨감독은 오늘 긱스를 선택했습니다. 거기에 캐릭도 결정적인 실수를 하면서 자칫잘못하면 승점3점을 날릴뻔했고, 에브라도 집중력이 확실히 떨어진 모습으로 형편없는 마무리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중원과 수비에서 베테랑들이 멘붕의 모습을 보여주니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도 흔들릴 수 밖에 없었죠.

양쪽 윙어를 맡았던 애쉴리 영과 발렌시아도 좋지 못했습니다. 애쉴리 영은 역시나 오른발 크로스와 중거리 슛외에는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왼쪽라인에서 이렇다할 돌파를 보여주지도 못하면서 맨유의 공격이 우측으로 치우치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다른 경기에서는 발렌시아가 활발하게 오른쪽을 무너뜨리면서 공격을 주도했지만 오늘경기에서는 발렌시아도 지난 경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장기이던 날카로운 크로스가 묻지마크로스로 돌변한 경우가 많앗죠. 그나마 그의 우직한 돌파는 맨유가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이었습니다.

웰백과 치차리토도 좋지 못했습니다. 웰백과 치차리토는 맨유의 경기력이 잘 풀릴경우에는 날아다니고 특유의 개인기량도 잘 보여주지만 전체적인 플레이가 좋지 못할때는 실수를 거듭하면서 맨유가 더 힘들어 지게 만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경기를 바꿀 수 있는 주연보다는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를 따라가는 조연의 느낌이 강한 선수들이죠. 루니역시도 좋지 못했지만 이 경기에서 유일한 골을 넣어주면서 맨유의 체면을 살렸습니다.

경기막판까지 이렇다할 찬스를 허용하지 않은 것은 맨유가 좋지 않은 경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저력을 이어가는 원동력이었습니다. 다만 경기 종료 2분전 심판이 분명히 불만한 장면에서 풀럼의 패널티킥을 불어주지 않았습니다. 이는 맨유에게는 행운이었습니다. 불었어도 뭐라 할 말이 없는 장면이었기 때문이죠.

경기가 끝난 뒤에는 무척이나 화가나는 경기력이었습니다만, 시간이 조금 지나보니 그래도 승점3점은 올라가 있었습니다. 불안하고 답답한 경기였지만 승점 3점을 어떻게든 따내는 능력, 이것이 맨유의 저력이자 챔피언 본능이죠. 이렇게 답답한 경기를 해도, 맨유는 다음경기에서 이 경기력이 이어지는 팀은 아닙니다. 분명 퍼거슨감독의 새로운 지시가 있을 것이고, 맨유의 경기력은 또 180도 변하겠죠. 다음 경기에서는 애쉴리 영보다 박지성을 기용해주었으면 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박지성에게도 기회가 주어질 차례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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