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했던 바르샤-밀란전, 판정은 옥의 티

Posted by Soccerplus
2012. 4. 4. 10:24 축구이야기

챔피언스리그 8강, 챔스 결승에서 만나도 어색하지 않을 두 팀이 만났기에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은 오늘 새벽 누캄프로 쏠렸습니다. 지난 산시로에서 열렸던 1차전은 두 팀이 치열한 명불허전의 경기를 치뤘기에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두 팀의 경기가 올 시즌 최고의 경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말이죠. 세계최고의 공격전술을 구사하는 바르셀로나와 세계 최고의 수비력을 보여주었던 밀란의 대결은 챔스 8강이란 승부를 떠나 무언가 축구계에 기념비적인 대결과도 같았습니다.



지난 경기에서 바르셀로나의 경기력과 밀란의 경기력이 용호상박과 같이 맞부딪혔기에 이번 경기의 진행양상도 어느정도는 예상이 가는 경기였습니다. 메시를 필두로한 바르셀로나의 티카티카, 그리고 그를 막아낼 밀란수비진들의 강력한 수비와 역습의 대결이겠죠. 경기의 휘슬이 울리자 이러한 예상은 보기좋기 맞아 떨어졌습니다. 바르셀로나는 파브레가스와 쿠엔카를 선발출장시키며 지난 경기보다 공격적인 라인업을 들고 나왔고, 밀란은 지난 경기에서 부상으로 나오지 못했던 아바테만 바뀌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을 그대로 출장시켰습니다.

바르셀로나는 자신들의 특기인 점유율축구를 완벽하게 구사했습니다. 사비와 이니에스타, 부스케츠는 중원을 완벽하게 제압했고 메시의 개인기와 세스크의 공격가담, 그리고 오른쪽에서 계속해서 밀란수비진을 괴롭힌 알베스의 공격력은 무서운 것이었습니다. 밀란에서는 단연 네스타가 빛이났습니다. 36세의 나이에도 세계 최고의 공격수인 메시를 귀신같이 따라다니면서 계속해서 태클을 완벽하게 구사해내면서 클래스는 영원하다라는 축구계의 격언을 몸소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이브라히모비치의 높이와 힘도 위협적인 것이었고, 역습을 주도한 세드로프와 노체리노도 빛났습니다.

첫골은 밀란의 어이없는 실책에 의해 터졌습니다. 전반 10분, 멕세스가 다소 애매한 위치로 백패스를 하면서 바르셀로나에게 PK를 내어주었죠. 메시는 정확하게 골대의 구석으로 밀어넣었고, 바르셀로나는 이골 이후 계속 주도권을 잡게 됩니다. 바르셀로나는 특유의 점유율축구로 계속해서 밀란의 골대를 위협했지만 아비아티의 선방과 밀란 수비진들의 육탄수비에 막혔습니다. 스탐-말디니가 있었던 시절의 밀란은 아니지만, 아바테-네스타-안토니니(멕세스는 빼고)의 수비진은 정말로 빛이났습니다. 그리고 32분, 밀란은 단 한차례의 역습에 의해 동점골을 기록했고, 경기는 미궁으로 빠져들어갑니다.

하지만 전반 종료직전과 후반 시작, 두 차례의 아쉬운 판정은 이 완벽한 경기의 옥의 티가 되었습니다. 전반 40분, 코너킥 찬스에서 밀란 네스타의 반칙으로 패널티킥이 선언된 것입니다. 네스타가 부스케츠의 셔츠를 잡고 있다가 부스케츠를 넘어뜨린 것이지요. 부스케츠도, 그리고 패널티킥을 유도한 푸욜의 손도 네스타의 셔츠를 잡고 있었습니다. 다소 아쉽지만 패널티킥을 불 수 있었습니다. 충분히 맞는 판단이지요. 이런 상황이 축구계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휘슬을 불고 말고는 주심의 재량입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심판이 불었습니다. 할말이 없는 상황이지요. 2:1경기는 다시 바르셀로나의 우위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후반 시작하자마자 밀란은 무섭게 공격을 가합니다. 그리고 패널티박스내에서 이브라히모비치가 공중볼을 유연하게 따냈죠. 그리고 땅에 떨어진볼을 소유하는 과정에서 마스체라노가 태클을 가합니다. 공을 향해 간 태클이 아니라, 발을 향해 태클이 향했고 이브라히모비치는 넘어졌습니다. 하지만 심판은 파울을 불지 않았고, 밀란선수들의 얼굴에는 당혹감이 바르셀로나 선수들에게는 안도감이 비춰졌습니다. 좋은 찬스가 될 수 있었던 기회를 날린 밀란은 이후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몇분 뒤 이니에스타의 골이 터졌고, 후반 중반 이후는 두 팀모두 소모전만 계속하며 종료가 되었습니다.

축구에서 한골차와 두골차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차이입니다. 밀란의 입장에서 거함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한골과 두골의 차이는 정말 큰 차이였겠지요. 끝까지 희망을 가질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될 것입니다. 만약 46분 패널티킥을 불어주고 그 것이 골로 연결이 되었다면 경기는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될 것입니다. 후반 초반 이니에스타의 추가골이 터진 이후 경기가 조금 소극적으로 변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전반초반부터 포어체킹을 시도하며 바르셀로나에게 용감하게 맞선 밀란의 역전의 용사들의 표정이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이 심판의 판정을 제외하고, 두 팀 선수들과 감독의 전술만을 놓고보면 참으로 대단한 경기였습니다. 밀란을 상대로 또 다시 반코트 경기를 펼친 바르셀로나 선수들과 누 캄프에서도 결코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저항했던 밀란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죠. 그 오심이 없었어도 바르셀로나가 더 우위에서 경기를 펼치고 결국 4강에는 바르셀로나가 올라 갔을 것이라는 생각은 충분히 들지만, 뭔가 찝찝한 기분은 어쩔수가 없습니다.

 해외팬 포럼을 찾아보니 저 심판의 판정은 유독 바르셀로나안티가 심한 우리나라쪽에서가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논란이 되고 있는 모양입니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생각을 하려고 해도 심판이 바르셀로나에게 유리한 판정을 내렸다는 생각은 지울수가 없습니다. 물론 1차전 산체스의 PK를 불어주지 않은 기억을 떠올리면 쌤쌤이다!라고 말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상대적으로 오늘 경기의 판정이 매끄럽지 못했던 것은 분명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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