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꺾은 뮌헨극장, 주인공은 필립 람

Posted by Soccerplus
2012. 4. 18. 08:08 축구이야기

세계 최고의 공격진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세계 축구의 양대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스페인과 독일을 대표하는 두 팀,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이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만났습니다. 챔피언스리그 10경기에서 무려 11골을 넣고 있는 마리오 고메즈와 세계 최고의 윙어인 리베리와 로벤을 보유하고 있는 뮌헨과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세계 최고의 선수인 호날두와 벤제마, 외질과 디 마리아가 버티고 있는 두 팀의 싸움은 화려한 공격축구의 대결이 예상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기에서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공격만큼이나 이를 막아내는 수비진과, 공격을 풀어나가는 중원의 존재감도 두각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얼마전 바르셀로나와 AC밀란의 경기에서 메시를 꽁꽁묶었던 네스타처럼 말이죠. 두 팀을 통틀어 3골이 터진 오늘경기 역시도 공격진의 마무리보다 중원에서의 무게대결에서 승부가 갈렸습니다. 거기에 결정적인 골을 만들어낸 선수는 기라성같이 줄을 서있던 공격수가 아닌, 뮌헨의 풀백 필립 람이었습니다.

두 팀은 모두 예상했던 4-2-3-1 시스템을 가동했습니다. 뮌헨은 노이어 골키퍼와 람, 바트슈트버, 보아텡, 알라바의 포백, 구스타보와 슈바인 슈타이거가 허리를, 토니 크로스가 중앙공격형 미드필더에 공격진에는 고메즈, 로벤, 리베리가 3각편대를 형성했습니다. 이에 맞선 레알은 카시야스 골키퍼, 아르벨로아, 페페, 라모스, 코엔트랑 포백, 알론소와 케디라, 외질의 허리 디마리아와 호날두가 좌우를 맡았고 벤제마가 원톱으로 나섰습니다. 천문학적인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모두 선발로 출전했죠.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두 팀은 팽팽한 기세싸움을 벌였습니다. 전반 6분 벤제마의 슛은 노이어의 선방에 막혔고 14분에는 패널티박스내에서 리베리와 라모스가 헐리우드액션 논쟁을 펼치기도 했죠. 첫골은 뮌헨이 먼저 터뜨렸는데 코너킥 과정에서 흘러나온 볼을 리베리가 강하게 차넣었습니다. 1:0, 한골 한골이 중요한 챔스 준결승에서 순간의 집중력이 선제골을 만들어냈습니다.

전반 부터 뮌헨은 중원에서 우위를 보였습니다. 구스타보, 슈바인 스타이거로 구성된 뮌헨의 수비형미드필더들은 알론소와 케디라와의 중원싸움에서 완벽한 우위를 보여주었습니다. 독일 국가대표팀 케디라는 특히 이번경기에서 상당히 저조한 활약상을 보여주었죠. 점유율은 비슷했지만 레알은 수비쪽에서 많이 공을 돌리는데 치중을 하면서 한번에 호날두와 벤제마, 디 마리아를 노려서 공격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중원은 밀리고, 점유율은 같은데 슛팅숫자는 레알마드리드가 많은 상당히 어색한 결과가 따라나왔습니다. 위협적인 장면이 수차례나왔지만 노이어와 카시야스의 선방에 막혔죠.

후반전에도 두 팀의 화력은 빛났는데 51분 로벤, 52분 호날두의 슛이 번번히 막혔습니다. 하지만 바로 역습상황에서 호날두의 패스를 받은 외질이 비어있는 골대에 볼을 밀어넣으며 1:1 동점이 되었습니다. 이 동점장면은 이날 경기에서 중요한 분수령이 되었는데, 홈에서 뮌헨선수들의 승부욕을 자극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이 장면 이후 경기는 뮌헨의 주도권으로 끝날때까지 이어졌고 레알의 무리뉴 감독도 외질을 빼고 마르셀로를 교체투입시키면서 공격보다는 무승부에 만족한다는 마음을 내비쳤습니다.

계속해서 마드리드의 문을 두드리던 뮌헨은 결국 후반 종료직전 뮌헨극장을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뮌헨극장의 주인공은 화려한 공격수들이 아닌 수비수 필림 람이었습니다. 오른쪽 측면에서 풀백 필림 람은 파비우 코엔트랑을 완전히 제친 뒤 달려들어오는 마리오 고메즈에게 크로스를 주었고 이 크로스는 89분 극적인 역전골로 기록되었습니다. 오히려 후반전이 넘어와서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활발한 오버래핑을 보여주었던 필립 람의 진가가 드러나는 장면이었습니다.

필립 람은 지난 주말 마인츠와의 리그경기에서 결장했습니다. 그의 역할은 레알의 핵심 호날두를 막기 위한 것이었고, 하인케스감독은 주장인 그를 주말에 휴식까지 주면서 호날두를 막기위해 전력을 다했습니다. 최근 호날두의 경기력은 정말 놀라웠고 최근 답답한 경기를 계속하고 있는 레알마드리드를 먹여살리는 선수이기도 하기 때문이죠. 람은 이러한 감독의 바램을 그대로 실현시켜주었습니다. 화이팅 넘치는 수비와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호날두를 제압했습니다. 호날두의 첫번째 어시스트를 막지 못한 것도 있지만, 그 정도로 호날두를 막아낸건 분명 잘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후반 중반이후에는 호날두를 아예 지워버렸으니 말이죠.

레알은 원정골을 터뜨렸으니 최악의 상황은 면했고, 뮌헨은 홈에서 승리를 거뒀으니 만족스러운 결과입니다. 다음주에 펼쳐질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의 일전이 굉장히 관심을 모으게 생겼습니다. 두 팀 모두 희망이 있는 상황에서 기대이하의 활약이었던 호날두와 그를 잘 막았던 람의 2차대결의 승자가 누가 될지도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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