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바르샤를 상대로 만든 3가지의 승리

Posted by Soccerplus
2012. 4. 19. 09:59 축구이야기

3년전, 세계축구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경기 결과가 나온적이 있습니다.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첼시와 FC바르셀로나와의 대결에서는 주심의 웃지못할 오심의 향연이 이어졌고, 그 경기 결과 첼시는 탈락, 바르셀로나는 결승진출을 하게 되었죠. 아직 까지도 '챔스 역사상 최악의 경기'라는 이름으로 축구팬들에게 두고두고 회자가 될 정도로, 최악의 경기였습니다. 석연치않은 판정이 이어져 선수들과 팬들은 모두 경기 후 분노할 수 밖에 없었죠.

경기 결과는 심판에 의해 좌지우지되었던 것이었지만, 그 이후 두 클럽의 유럽무대에서의 활약상은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첼시는 그 경기이후, 챔피언스리그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바르셀로나는 세계최고의 클럽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완벽한 짜임새의 플레이는 비단 요즘의 축구계를 떠나서 역사상으로도 최고로 손꼽히는 압도적인 플레이였습니다. 부동의 오른쪽 풀백 다니엘 알베스도 첼시와 4강대진이 확정된뒤 인터뷰에서 첼시전 4강 승리이후, 팀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었다며 의미부여를 했죠.

그런 상반된 입장의 두 팀이 다시한번 챔피언스 4강에서 만났습니다. 많은 첼시 팬들은 지난 3년전 석연치 않은 패배의 복수혈전을 다짐했지만 많은 축구관련전문가들은 바르셀로나의 압도적인 우위를 지지했습니다. 리그에서 챔스권의 성적을 내지도 못하고 있는 첼시였고, 더군다나 리그, FA컵, 챔스라는 지옥의 일정도 함께 치루고 있는 첼시였습니다. 물론 바르셀로나도 이에 못지않게 상황이 좋지만은 않지만, 중원에서의 엄청난 무게감과 메시라는 존재는 바르셀로나의 우위를 점칠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오늘 새벽, 두 팀의 치열한 대결이 펼쳐졌습니다. 결과는 1:0첼시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스탬포드 브릿지, 첼시 홈의 경기였습니다만 첼시는 1:0으로 바르셀로나를 홈에서 무실점으로 승리를 거두면서 결승진출의 가능성을 높이게 되었습니다. 첼시 선수들은 지난 3년전의 패배를 앙갚음하려 엄청난 투지와 끈기로 맞섰고, 객관적인 실력위에 존재하는 정신력이 경기의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알수 있게 만들었던 경기였습니다. 첼시는 경기의 주도권을 완전히 내주었지만 경기에서 승리했습니다. 첼시는 주도권을 내주었지만 바르셀로나에게 3가지 부분에서 승리를 거뒀습니다.

먼저, 전술적인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첼시의 디 마테오 감독대행은 비록 첼시를 맡은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만, 첼시를 누구보다 잘 이끌고 이끌고 있고, 오늘 경기는 그의 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경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중원에서 우위를 이끌 수 없다는 것을 알았던 디 마테오감독은 홈임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을 수비지향적으로 완전히 내려버렸습니다. 경기의 점유율은 무려 79:21이었지만 디 마테오의 목표는 점유율이 아니었습니다. 슛팅 숫자도 24:4였고, 양팀의 패스숫자는 무려 750:150(참고로 바르셀로나 사비의 패스갯수가 145개 더군요)이었습니다. 박스근처까지 선수들을 모두 내리며 그들에게 공간을 허용하지 않고 유효슛팅을 허용하지 않는 것, 그것이 목표였죠. 선수들은 이러한 디 마테오의 전략적인 주문을 완벽하게 따라주었고, 위기를 최소화하며 경기를 승리로 이끌 수 있었습니다. 

전술적으로 빛났던 장면을 자세히 살펴보자면 디 마테오가 원홀딩도, 투 홀딩도 아닌 무려 3명의 홀딩 미드필더를 기용했던 것이었습니다. 미켈과 하미레즈, 그리고 메이렐레스를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로 투입하며 수비에 열중했습니다. 미켈은 엘클에서의 페페와 마찬가지로 메시를 잘막아주었고, 하미레즈는 수비에서도 빛났지만 오버래핑후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경기의 수훈갑이 되었습니다. 메이렐레스도 중앙에서 공격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자리를 지켜주는 역할과 동시에 위험지역에서 압박을 계속해서 해줌으로써 디 마테오 전술의 핵이 되었습니다. 세명의 홀딩미드필더를 구상하는 충격적인 전술로, 디 마테오는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두번째로 첼시가 승리를 거두었던 부분은 선수들의 정신력이었습니다. 지난 3년전의 경기를 회상이나 하듯, 선수들은 엄청난 투지와 정신력으로 경기에 임했습니다. 존 테리가 경기후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인내심에서 승리를 했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 부분에 상당히 동감을 합니다. 세계적인 팀들에 대결에서 90분을 수비만 하고 버티기란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만, 디 마테오 전술을 완벽하게 따라준 선수들의 마인드는 오늘 빛이 나는 것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몸을 던지며 수비를 해주었던 첼시의 포백은 올시즌 보여준 수비가운데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골대의 운도 따라주었지만 체흐의 선방도 정말 안정적인 것이었죠. 단 한차례의 역습에 실점을 허용한 바르셀로나와 계속되는 위기에서 끈질기게 선방을 해준 첼시의 수비는 큰 비교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꼽아보고 싶은 부분은 결정력입니다. 이날 경기에서 첼시가 날린 슛팅은 4개였고, 그중 유효슈팅은 단 1개였습니다. 칼루가 마지막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긴 했습니다만, 24개의 슛팅으로 한골도 못뽑아낸 바르셀로나와 4개의 슛으로 경기를 승리로 이끈 첼시의 결정력은 비교를 안할래야 할수밖에 없는 것이죠. 드록바가 전반 추가시간 뽑아낸 골장면에서도, 골키퍼와 맞서는 결정적인 찬스이긴 했습니다만 드록바의 결정력이 뛰어났습니다. 자신이 주로 쓰는 오른발도 아닌 왼발로 튀어오르는 공을 골대 구석으로 밀어넣는 결정력은, 오늘 첼시팬들을 하루종일 기쁘게 만드는 큰 요인이 되었습니다.

2차전은 누 캄프에서 열리고, 아마 오늘의 경기와 같은 양상이 계속될 것입니다. 골을 넣어야 하는 바르셀로나와 막아야 하는 첼시의 인내심의 싸움이 되겠지요. 디 마테오감독은 그간 바르셀로나를 무너뜨렸던 여러감독들과는 또 다른 방법으로 바르샤를 눌렀고, 과르디올라감독은 또 다른 방법의 대항을 맞게 되었습니다. 과연 이 두 팀의 2차전은 어떤 양상으로 계속될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첼시라는 팀, 오늘경기만큼은 정말 매력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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