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겨운 카가와의 박지성 따라잡기 스토리
한국축구와 일본축구는 아시아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럽고, 세계에서도 라이벌을 뽑을 때에도 절대로 밀리지 않는 엄청난 라이벌입니다. 역사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인지, 어디에서 이러한 라이벌 구도가 시작이 되어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일본인에게는 하물며 가위바위보 하나라도 지지 말라는 말도 있을 정도로 엄청난 경쟁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거기에 이 라이벌 의식은 세계적인 인기종목인 축구에 이르르면 최고에 달합니다. 한일전이 벌어지는 날이면 반도와 열도는 그야말로 난리가 나는 날입니다. 그만큼 두 국가의 라이벌 의식은 정말 대단한 것입니다.
비단 국가대표팀의 경기뿐아니라, 장외에서 펼쳐지는 두 국가의 경쟁도 굉장히 두 나라의 축구팬들에게는 큰 관심거리입니다. 국가대표팀의 경쟁이 아닌 클럽팀과의 경쟁도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매년마다 벌어지지만, 각 국가의 가장 뛰어난 선수들이 뛰는 유럽무대에서의 간접적인 경쟁역시도 큰 관심거리입니다. 우리나라의 언론에 일본선수들의 유럽에서의 활약이 메인으로 등장하기도 하는가하면, 일본에서도 박지성과 이청용의 활약을 면밀하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유럽축구가 아시아권까지 보급이 된 이후 가장 먼저 유럽에서 두각을 보인 선수는 단연 나카다 히데토시였습니다. 단기간의 임팩트는 대단했고, 아직까지도 아시아인 최고 이적료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나카다 이후 몇년간 잠잠하다가 유럽에 아시아인으로 최고의 활약을 장기간 동안 보여준 선수가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박지성선수였습니다. 아인트호벤에서 박지성선수는 소속팀을 챔스4강으로 이끌었고, 발롱도르 후보에 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 실력을 인정받아 세계 최고의 클럽 맨유로 이적하였고, 맨유에서 200경기를 넘게 뛰었고, 챔스리그 결승 2회선발, 맨유주장, 리그 5회우승등 엄청난 기록과 함께했습니다.
우리나라 팬들에게는 엄청난 자부심의 대상이 박지성선수겠지만, 일본팬들에게는 열등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선수겠죠. 그런 선수가 일본의 월드컵 출정식이 열린 경기에서 골을 기록한 후 조깅세레머니를 했으니, 일본의 배는 더 아플수밖에 없습니다. 남아공 월드컵으로 스타덤에 오른 혼다를 빅클럽으로 보내기 위한 일본언로의 노력이 계속되었지만, 월드컵후 2년이 지난 지금까지 혼다는 러시아에 있습니다. 그런 일본에게 이번에는 제대로 된 '박지성을 넘을' 선수가 등장했습니다. 지난시즌에 이어 올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맹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카가와 신지입니다.
그리고 일본의 대표적인 언론인 산케이 스포츠는 카가와 신지의 맨유 이적설을 보도했습니다. 맨유가 카가와의 이적을 위해 1500만 파운드의 이적료와 엄청난 수준의 연봉인 82억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카가와의 이적설이 날수도 있겠지만 일본언론은 굳이, 굳이 박지성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카가와를 영입한다는 코멘트를 덧붙였습니다. 마치 카가와가 박지성을 뛰어넘는 선수가 되는것 마냥말입니다. 리빌딩을 위한 맨유에 카가와가 필요하고, 자연스럽게 박지성의 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말이죠.
카가와 신지, 정말 잘합니다. 얼마전 카가와에 대해 빅클럽이 노릴 수 밖에 없는 재능이라는 포스팅도 한 적이 있습니다. 경기를 보면 정말 대단한 플레이를 펼치고, 이번 시즌 도르트문트가 바이에르 뮌헨을 제치고 선두로 오르는데 핵심선수의 역할을 했습니다. 공격포인트도 많이 기록했으며, 경기를 보면 정말 번뜩이는 재능을 가진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박지성선수와의 비교를 하기엔 아직 가당치도 않습니다. 일본사람들과 일본 언론이 자신들의 선수가 박지성보다 더 뛰어난 선수를 보고 싶어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만, 박지성이라니요. 일단 언론의 신빙성자체가 떨어집니다. 산케이스포츠가 어디입니까, 그들의 영웅 혼다를 영국으로, 스페인으로, 이태리로 보냈다 말았다 하는 그런 언론사입니다. 82억원의 연봉은, 맨유의 주급체계를 완벽하게 깨뜨리는 것이고, 퍼거슨은 그런 계약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맨유에서 7년째 뛰고 있는 박지성의 연봉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이적한뒤 세번의 재계약을 걸쳐 오르고 오른 연봉이 지금의 박지성의 연봉인데 말이죠.
분명 카가와는 올 시즌이 끝난 뒤가 아니더라도 빅리그 빅 클럽으로 이적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빅클럽으로 이적을 했다손 치더라도, 우리의 박지성선수와 동등한 레벨에 설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시아인 최초로 챔스 결승을 2차례나 선발로 출장한 선수, 아스날, 첼시,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MOM을 기록한 선수, 첼시, 아스날,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홈, 원정골을 모두 기록하고 있는 선수, 7년간 200경기를 넘게 뛰며 맨유의 베테랑으로 자리잡은 선수가 박지성선수입니다. 카가와는 아직 챔스리그에서 검증을 받지도, 대표팀에서도 뛰어난 족적을 남기지도 못했습니다.
참, 눈물겹습니다 이제는. 늘 자신들의 영웅을 최고로 생각하는 그들이지만, 이렇게 간접적으로나마 그들역시도 넘어서지 못하는 것을 드러내고 있는 듯 보입니다. 카가와가 박지성레벨이 될 수 있는 아시아선수중 가장 가까운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정도는 저도 인정을 하겠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말도 안되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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