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의 20번째 우승막은 에버튼의 마지막20분

Posted by Soccerplus
2012. 4. 23. 08:00 축구이야기

어제 맨유와 에버튼의 경기를 생중계한 배재성캐스터가 경기내내 잊을때마다 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에버튼은 올드트래포드에서 20년동안 맨유를 꺽은 기억이 없다는 말이었지요. 에버튼은 강팀에게도 쉽게 지지않는 리그의 터줏대감이지만 맨유원정에서는 썩 결과가 좋지 못했습니다. 원정보다는 강한 홈 경기력을 자랑하는 팀이기도 하죠. 하지만 맨유에게는 이러한 홈경기기록은 큰 의미가 되지 않았습니다. 맨유에게 필요한 것은, 승점 3점이었기 때문입니다.

맨시티와의 승점을 8점까지 벌려놓고 일찌감치 우승을 맡아놓는 것이 아니냐라는 전문가의 예상은 지난 경기 맨유가 위건에게 패배하면서 맨시티에게 일말의 희망을 남겨주었고, 만약 이번 경기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하지 못하고 무승부를 기록하게 된다면 상황은 예측할 수 없게됩니다. 다음경기인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맨유가 패배한다면, 한달이상동안 빼앗어놓았던 1위자리를 맨시티에게 다시 내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맨유에게 3점의 여유가 있지만, 맨시티에게 일말의 가능성을 주는 것 조차도 굉장히 불길한 일입니다.

하지만 어제 경기에서 맨유의 20번째 우승의 가능성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어제 경기만 승리했다고 가정을한다면 맨시티에게 패배하더라도 승점 2점의 여유가 있고, 여전히 자력우승의 가능성은 충분했던 것이었지만 이제는 일단 다음경기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사실상의 리그 결승전'이라는 부담스러운 타이틀을 안고 경기를 치루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에버튼의 막판 20분이 정말 빛났습니다. 경기 양상은 마치 롤러코스터와 같았습니다. 전반전은 대체적으로 맨유의 홈에서 맞불작전을 놓은 에버튼의 기세가 빛났습니다. 스콜스를 투입시킨 맨유의 중원은 후반기 굉장히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이 노련한 스콜스의 투입도 에버튼의 기세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전반내내 상대를 압박하던 에버튼은 옐라비치의 선제골을 성공시켰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루니의 동점골이 터지면서 이러한 기쁨도 오래가지 않았죠.

전반전내내 카메라에 비친 퍼거슨의 얼굴은 시뻘겋게 달아올랐습니다. 그리고 전반과 후반사이의 시간에 선수들에게 엄청난 헤어드라이기를 들이댔는지 후반의 맨유 경기력은 사뭇 달랐습니다. 1:1로 승부가 답답해 질수도 있겠다라고 생각이 들 무렵, 웰백의 플레이가 빛이났습니다. 웰백은 올시즌 자신이 보여준 골가운데 가장 멋진 골을 성공시키며 맨유를 우승에 한걸음 더 가까이 얹어놓았죠. 거기에 나니의 3번째 골을 어시스트하면서 오늘 경기의 MOM급의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웰백의 활약은 계속해서 빛이났습니다. 펠라이니의 원더골이 터지면서 승부가 한점차 승부로 다시 돌아오자 루니의 골을 다시한번 어시스트하면서 4:2, 승부를 거의 마무리지었습니다. 경기는 단 20분밖에 남지 않았고, 3:2로 따라온 에버튼의 기세를 다시한번 눌렀기에 경기의 흐름상, 다시 따라오기 힘든 상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최후의 20분, 에버튼의 의적본능은 갈길가쁜 맨유의 뒷꽁무니를 묶어버렸습니다. 특히 이장면에서 에버튼 선수들가운데 가장 빛난 플레이를 보여주었던 펠라이니의 모습이 돋보였습니다. 펠라이니는 팀의 두번째 골을 기록한데 이어 후반 37분, 옐라비치의 골을 어시스트했고, 이어 2분 뒤에는 피에나르의 결정적인 골을 어시스트했습니다. 혼자서 1골 2어시스트를 기록했고, 맨유가 자신을 상대로 우승의 입지를 공고히하는것을 막아냈습니다. 거대한 몸집으로 우월한 피지컬은 맨유에게 엄청난 부담이었고, 결국 맨유는 이것을 막지못하고 4:4동점을 허용했습니다.

후반종료 20분을 남기고 맨유와 에버튼의 스코어는 4:2였습니다. 경기운영이 워낙뛰어난 맨유였고, 따라가는 점수에서 다시 추가골을 허용한 에버튼은 '멘탈 붕괴'의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습니다. 2점차가 되고 맨유의 경기력이 급격히 루즈해졌고, 에버튼은 이러한 약점을 가만히 두지 않았습니다. 나니와 발렌시아가 후반 20분을 남기고 공격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이는 맨유의 날개를 완전히 꺾어버린 결과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러한 루즈한 상황에서 경기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새로운 선수를 투입하는 것도 나쁜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퍼거슨은 그러한 경기양상을 깨고 싶지 않은듯 교체선수를 아꼈습니다. 결국 후반 막판 4:4동점을 허용한 이후 급히 치차리토를 투입시키긴 했지만 말이죠.

맨유팬들에게는 리그 20번째 우승을 앞두고 최악의 20분을 보낸샘이 되었고, 에버튼팬들과 맨시티팬들에게는 최고의 20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3의 팀 팬들에게는 시즌막판까지 섯불리 예측할 수 없는 흥미로운 결과가 되었습니다. 경기의 흐름상 완전히 끝난 경기가 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에버튼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고, 맨유는 올시즌 내내 경기운영이 빛이 났었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순간에 승점을 가져오지 못하면서 아쉬운 결과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글이마음에들면추천↓한방! (로그인 불필요)블로그가마음에들면정기구독+ 해주세요sz

soccerplus.co.kr 로 더 편하게 저의글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