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레알, 승부차기에 울고 웃다
어제 새벽에 끝난 첼시와 바르셀로나의 경기가 한팀의 일방적인 공격과 그를 최선을 다해서 막아내는 수비의 대결이었다면 오늘 새벽에 끝난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는 세계적인 공격수들을 보유한 양팀의 화력대결이었습니다. 호날두, 카카, 벤제마, 이과인, 마리오 고메즈, 리베리, 로벤이라는 세계적인 공격수들의 대결이 주된 경기의 포인트였죠. 수비수들도 물론 좋은 기량의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공격수들의 활약에 두 팀의 승부의 희비가 걸릴것이라는 예상은 어느 전문가나 비슷했습니다.
지난 뮌헨에서의 경기가 뮌헨의 2:1승리로 끝났습니다만, 이번 경기의 결과는 레알 마드리드의 약간의 우세를 점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챔스 토너먼트는 두 경기의 합산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이번 경기만큼은 레알 마드리드가 조금 더 유리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거기에 지난 경기에서 원정골을 득점했던 레알 마드리드고 조금은 더 가능성이 높지 않냐라는 예상속에 경기를 지켜보았습니다. 2010년 월드컵 우승국 스페인과, 4강에서 무너졌던 독일의 자존심대결이기도 하였고, 오랜 시간동안 빅이어를 들어올려보지 못한 두 팀의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이었습니다.
킥오프 휘슬이 불리자 마자 레알마드리드는 바이에른 뮌헨에게 전방위 압박을 가했습니다. 선수들은 수비진부터 강한 압박을 시작했고 이 압박의 효과는 빠른시간만에 드러났습니다. 시작하자마자 디마리아의 크로스에 이은 케디라의 슛이이어졌고 곧바로 디마리아의 슛팅이 수비수 팔에 맞아 패널티킥이 선언되었고, 호날두는 이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레알마드리드의 기세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는데 10분뒤 외질의 환상적인 패스를 받은 호날두는 침착하게 두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시작한지 15분만에 레알 마드리드가 2:0으로 앞서게 되었습니다.
뮌헨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전반 초반이 레알 마드리드의 페이스였다면, 두 골을 실점한 이후 뮌헨은 전열을 재정비하면서 강한 압박에 맞불을 놓으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서서히 잡아갔습니다. 로벤과 리베리, 마리오 고메즈와 토니크루스의 4각편대는 공을 잡을때마다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레알의 간담을 서늘케 했죠. 레알의 골문을 두드리던 뮌헨은 전반 26분 페페의 파울로 패널티킥을 얻어냈고, 이를 로벤이 성공시키면서 2:1, 통합스코어 3:3의 균형을 이뤘습니다.
통합 3:3의 균형을 이룬 뒤에는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졌고, 양팀의 골키퍼가 빛이났습니다. 독일과 스페인의 주전 수문장인 노이어와 카시야스는 세계적인 공격수들의 슛을 연거푸막아내면서 챔스 4강다운 승부의 화룡점정을 찍었습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만회골을 넣은 바이에른 뮌헨의 기세가 점점올라갔고 전반 막판, 그리고 후반초중반까지 바이에른 뮌헨의 파상공세가 이어졌습니다. 전반 막판 로벤의 프리킥이 벽을 맞고 빨려들어가는 듯했지만 카시야스는 이를 선방하며 팀을 구해냈습니다.
후반전 내내 주로 뮌헨의 공세가 이어졌고, 레알은 중원을 완전히 봉쇄당하면서 답답한 경기를 펼쳐야했고, 뮌헨도 이 주도권을 효과적으로 골로 이어가지 못하고 아쉬운 찬스를 이어가야했습니다. 카카, 이과인을 투입하면서 레알마드리드는 분위기를 바꾸려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고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연장시작하면서 뮐러를 교체투입하며 뮌헨도 새로운 시도를 했습니다만, 두 팀모두 체력이 떨어지면서 효과적으로 경기를 이어갈 수 없었습니다. 카카의 아쉬운 찬스가 한차례 있긴 했지만 골로 연결되지 못한 상황에서 승부는 승부차기로 넘어갔죠.
11m의 러시안룰렛, 수문장은 세계최고의 키퍼인 카시야스와 노이어였고 이를 넘어서야 하는 키커도 세계적인 선수들이었습니다. 양팀의 1번 키커는 호날두와 알라바였습니다. 연속으로 15개의 패널티킥을 성공시킨 세계최고의 선수 호날두와 92년생 신성 알라바의 대결이었죠. 하지만 이 대결에서 호날두는 실패, 알라바는 성공을 하면서 승부차기의 기세가 기울었습니다. 두번째 키커인 카카가 실패하고 마리오 고메스가 승부차기를 성공시키자 양팀의 분위기는 극명하게 엇갈렸습니다. 하지만 카시야스가 연속으로 크루스와 람의 슛팅을 막아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지만 부주장라모스가 공을 하늘로 날려버리며 경기를 내어주고 말았습니다.
승부차기가 참으로 아쉽게 느껴집니다. 레알마드리드 입장에서는 무언가 불안했던 카카를 꼭 키커에 포함을 시켜야 했는지에 대한 생각이 계속해서 남을 것이고, 이과인과 그라네로를 제쳐두고 라모스를 키커로 써야 했는지도 아쉽습니다. 침착한 알론소를 1번 키커로 쓰는 것은 어땠을 지라는 생각이 남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이 모두 결과론입니다. 넣어주었어야할 승부차기를 마드리드 선수들이 넣어주지 못했고, 결과는 거기서 갈렸습니다.
사실 오늘 경기, 그리고 지난 주 경기에서 뮌헨이 마드리드 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통합 스코어는 3:3으로 동률을 이루며 승부차기까지 갔지만, 두 팀의 승부는 뮌헨이 이겼어도 레알 입장에서는 할말이 없는 것이 맞지 않나 싶습니다. 지난 경기의 점유율은 6:4정도였고, 오늘 경기의 점유율은 55:45로 바이에른 뮌헨이 앞섰는데, 딱 그정도의 경기력차이가 나지 않았나싶습니다. 축구팬으로써는 손에 땀을 쥘 승부차기에서 아쉬운 승부가 난것이 조금은 실망스럽지만(좀 더 침착하게 슛을 했어야...) 두 팀의 경기는 충분히 흥미롭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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