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의 신뢰 증명한 박지성의 선발카드

Posted by Soccerplus
2012. 5. 1. 06:41 해외파 이야기/박지성


방금전, 맨유와 맨시티의 올 시즌 EPL 우승향방을 결정지을 맨체스터 더비가 끝났습니다. 결과는 맨시티가 맨유를 1:0으로 누르면서 우승에 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되었습니다. 맨유는 약 10라운드정도 유지하던 선두자리를 내어주며, 시즌 20번째우승에 대한 가능성이 굉장히 낮아졌습니다. 두번의 경기가 남아있지만, 맨시티가 두경기를 모두 승리한다면, 맨유는 우승할 가능성이 굉장히 낮아집니다. 두 팀의 골득실차가 많이 나고, 그 정도가 두경기로는 뒤집기 힘든 차이기에, 맨유는 맨시티가 다음 뉴캐슬원정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두기를 기대해야 합니다.

경기는 단 한순간에 갈렸습니다. 전반전 로스타임에서 코너킥찬스에서 빈센트 콤파니의 헤딩을 막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맨유는 그 단 한 순간을 제외하고는 맨시티에게 찬스를 내어주지 않았습니다. 후반전, 밸런스를 스스로 공격쪽으로 기울이면서 역습찬스를 허용하긴 했습니다만, 위협적인 찬스를 한번도 내어주지 않았습니다. 단지, 그 찬스에서 잠깐의 집중력 부재가 이러한 힘든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맨유는 어찌되었든 패배했고, 맨시티는 44년만의 우승트로피에 그 어느때보다 가가이에 섰습니다.

우리나라 팬들에게 이 경기의 승부만큼 중요한 것은 바로 박지성선수의 출장여부였습니다. 최근 7경기동안 단 한차례도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그중 두 경기에서는 서브명단에서도 빠졌습니다. 박지성선수의 위기설은 다시한번 고개를 들고 나왔고, 박지성선수의 무한한 신봉자인 저마저도 이런 장기 결장에 조금씩 초조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영언론이나 박지성선수 아버지의 인터뷰에서 박지성선수의 출장 가능성이 어느정도 제기되었습니다만, 박지성선수가 선발로 나오기는 힘들 다는 여론이 대세를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박지성선수는 킥오프 한시간전 발표된 맨유의 선발라인업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퍼거슨은 박지성선수를 선발로 쓰면서 전격적으로 4-4-2가 아닌 4-2-3-1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박지성선수가 있었습니다. 최근 쾌조의 활약을 보이던 발렌시아, 대니 웰백, 애쉴리 영이 모두 벤치에 앉았고, 그보다 더 앞선 선택이 바로 박지성이었습니다. 7경기동안 결장을 했던 박지성선수를 전격적으로 선발로 투입한다는 것, 이것은 신뢰가 없으면 나올 수 없는 것입니다.

박지성선수는 중앙에 위치하면서 기회가 될때는 긱스와 자리를 바꿔가며 공격에 임하는 역할을 맡았지만, 역시 박지성의 주임무는 전방위 압박과 수비였습니다. 상대팀의 야야투레와 계속해서 경합을 하면서 맨시티의 공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는 1차적인 봉쇄역할을 맡았습니다. 이러한 박지성카드는 잘 맞아떨어졌다고 볼 수 있는데, 일단 전반전 내내 6:4정도의 점유율을 내어주고도 맨유는 이렇다할 천스를 허용하지 않았고, 특히 중원에서 야야 투레가 공격가담을 할 수 없도록 철저하게 압박을 가했습니다.

최근 3경기에서 12골을 넣고 있고, 특히 다시 살아나고 있는 나스리와 다비드 실바의 중원라인이 굉장히 무섭고, 올시즌 홈에서 무패기록을 거두고 있는 맨시티에게 정상적으로 경기를 운영하기는 힘들다는 판단이 섰던 퍼거슨감독은 박지성을 투입시키면서 중원에서 대등한 싸움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단지 한번의 셋트피스에서의 실책이 아니었더라면, 분명 박지성선수는 더 긴 시간을 뛸 수 있었고, 좀 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박지성 선수는 잘했습니다. 뭐, 잘했다는 기준이 누구나 다를수는 있지만, 퍼거슨 감독의 주문을 100%소화했었으니, 충분히 잘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지성에게 공을 빼앗기고, 이렇다할 공격을 하지 못했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은 루니도, 나니도, 애쉴리 영도, 발렌시아도 똑같았습니다. 단지 맨유는 공격적으로 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경기에서 패하면, 그대로 1위를 내어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57분의 이른 교체가 아쉬울수도 있겠지만, 그럴수 밖에 없었습니다.

오늘의 선발출장은 박지성의 맨유의 미래에서 굉장히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박지성의 선발출장은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가능성이 정말 낮은 것이었습니다. 7경기동안 결장해 경기감각이 떨어져있고, 거기에 포지션경쟁자들이 엄청난 포스를 보여주며 기회도 줄어들었죠. 거기에 오늘 맨유는 박지성이 투입되며 시즌 내내 사용하던 전술을 변화시켰습니다. 올시즌 중요한 경기에서 4-4-2가 아닌 4-2-3-1포지션을 사용했던 경기는 챔스 탈락의 운명을 갈랐던 바젤전과 FA컵 리버풀전, 그리고 오늘 맨시티와의 경기가 유일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박지성선수가 늘 있었습니다.

여전히, 박지성 선수는 퍼거슨감독이 신뢰하는 옵션입니다. 그리고 오늘도 그 신뢰에 보답을 했습니다. 팀이 아쉽게 셋트피스찬스를 내어주지만 않았더라도, 박지성과 맨유는 좀 더 긍정적인 결과를 갖고 경기를 마무리했을지도 모릅니다. 올시즌 박지성의 유례없는 결장은 그의 실력이 떨어졌거나, 혹은 그가 포지션경쟁에서 밀린것이 아님을 증명한 선발출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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