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전 패배, 맨유에 예고된 거센 후폭풍
어제 새벽에 열렸던 맨유와 맨시티와의 사실상의 결승전에서 맨유는 맨시티에게 패배했습니다. 양팀모두 이렇다할 완벽한 찬스를 내지는 못했습니다만, 세트 피스 찬스에서 빈센트 콤파니가 헤딩슛을 꽂아 넣으면서 양팀의 우승대결은 다시 맨시티의 우위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야야 투레가 엄청난 경기력을 보여주었고, 빈센트 콤파니와 줄레온 레스콧을 뚫을 수가 없었습니다. 맨시티의 중원에 완벽하게 제압을 당하면서, 맨유는 6:4의 점유율을 끝까지 따라잡지 못한채, 이 중요한 맨체스터 더비를 내어주고 말았습니다.
아직 우승팀은 누가될지 모릅니다. 맨유와 맨시티모두 2경기가 남았고, 앞으로의 일정은 맨유가 맨시티보다는 조금은 수월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맨유의 이번경기 패배는 한경기 패배 그 이상의 후폭풍을 남길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됩니다.
이번 경기에서 맨유는 확실한 약점을 노출했습니다. 바로 야야투레와 가레스 배리, 후반전 니헬 데용까지 전투적이고 활동량이 많은 팀들을 만나면 중원을 내어주고 끌려가는 플레이를 했습니다. 리그에서도,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중원을 확실하게 차지하지 못한채 윙어들의 활약에 의지해야 했고, 중원이 밀리는 날이면 늘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맨유는 이번 맨시티 경기에서도 굉장히 안전하고 보수적인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습니다. 리그경기에서 이렇게 안전한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기억이 저에게는 없는데, 퍼거슨 감독은 일단 웰백, 애쉴리 영, 발렌시아를 벤치에 앉히고 수비적옵션인 박지성을 들고 나왔습니다. 스콜스로 대표되는 맨유의 중원은 하위팀에게는 강한 옵션이 될 수 있지만, 강팀에게는 기세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패하면 안되는 경기에서 사용하는 4-2-3-1 포메이션은 이번 경기에서 또다시 무너졌습니다. 지난 챔스리그 조별예선 6차전, 바젤전에서 이어 두번째 입니다.
리빌딩을 떠나서 맨유는 즉시 전력이 될 선수들이 필요성이 절실해졌습니다. 캐릭과 스콜스로 어찌저찌 이번시즌을 잘 꾸려왔지만, 다음 시즌 이 두 선수로는 확실히 부족합니다. 스콜스는 다음 시즌에 연장 계약을 할지 안할지도 의문점이거니와, 39살의 나이로 풀시즌을 무리없이 뛰는 것은 힘든일입니다. 중원에서 에이스 역할을 해 줄 선수가 필요합니다. 거기에 최근 몇시즌간 맨유의 힘이 되어주었던 대런 플레쳐의 상황이 굉장히 좋지 않아보이는데, 현지에서는 은퇴루머까지도 나오는 모양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맨유의 중앙자원은 캐릭, 스콜스, 안데르손, 클레버리정도밖에 없습니다.
중원의 가능 자원들 가운데 가장 강력하고, 가장 명성이 높은 선수를 데려와야 합니다. 아니 그렇지 않더라도, 맨유정도의 클래스에서 이런 활약을 보여줄만한 선수를 데려오려면 데려올만한 선수가 그렇게 많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빌바오의 하비 마르티네스나 데 마르코스, 혹은 프랑스 렌의 얀 음빌라, 토트넘의 루카 모드리치정도가 유력한 후보로 뽑힙니다. 사실 가장 강력한 맨유를 위해서는 위의 선수들 가운데 2명은 데려와야 하겠지만, 사실 한명을 데려오기도 힘든 것이 현실이죠. 하지만, 지난 맨시티전의 패배는 맨유에게 더이상 기존의 멤버로는 힘들다는 사실을 각인시켜주었습니다.
맨유의 현재 문제는 비단 중원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맨유의 또 다른 문제는 바로 어제같이 답답한 경기를 지속할 때, 루니와 함께 경기를 풀어줄 해결사의 부재였습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또 다시 새로운 선수의 영입이 필요합니다. 웰백, 치차리토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죠. 그리고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해 가이탄, 에덴 아자르와 같은 촉망받는 유망주의 영입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아자르의 경기에 퍼거슨감독의 동생인 마틴 퍼거슨이 모습을 드러냈고, 가이탄과의 협상은 이미 해결이 된듯도 보입니다.
어제 경기의 후폭풍은 현재 잉여자원들에 대한 과감한 정리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선수들의 영입의 당위성이 확실해진 가운데, 팀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의미없이 거대한 선수단을 거느릴필요는 없습니다. 박지성선수의 경우에는 퍼거슨의 믿음을 아직까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베르바토프와 오언과 같은 선수들은 팀을 무조건 떠날 것으로 보입니다. 안데르손도 이제는 내어줄 가능성이 높게 되었습니다.
맨유의 패배는 다시한번, 현재 보여주고 있는 영입루머에 대한 필요성과 당위성을 확고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더 이상 스쿼드상으로는 리그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기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결과는 아마 6~7월 뜨거운 영입으로 반영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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