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은퇴설기사에 화나지 않을수 없었던 이유

Posted by Soccerplus
2012. 5. 4. 08:00 해외파 이야기/박지성


지난 화요일 새벽에 있었던 맨유와 맨시티의 대결은 올시즌 우리나라 팬들이 지켜본 경기가운데에 가장 후폭풍이 큰 경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시즌 EPL의 결승의 의미도 있었지만, 박지성선수가 선발로 나와 활약했던 경기이기 때문입니다. 박지성선수의 활약은 눈에 띄지 않았고, 맨유는 맨시티에게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 후폭풍은 큽니다.

맨유는 일단, 맨시티에게 완전히 밀렸습니다. 지난 몇시즌간 맨시티가 꾸준히 스쿼드를 보강했음에도, 맨유가 경기력에서 밀렸던 시즌은 없었습니다만 이번주에 펼쳐진 경기는 맨유가 완전히 밀리는 경기를 했습니다. 맨유의 전력보강에 대한 필요성과 당위성이 확실해졌습니다. 거기에 박지성선수가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쳤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영국 언론들은 박지성선수의 미래에 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기사를 퍼다 나르는 국내 언론들의 대응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죠.

그러한 보도의 화룡점정을 찍는 기사가 어제 나왔습니다. 맨유에서 밀려나면 은퇴를 할 것이라는 기사가 국내 각종 포털의 메인을 차지하고 나섰습니다. 원래는 그런 기사를 잘 읽지않는 편인데 너무 황당한 기사라 읽어보았더니, 뭐 이건 참 어이가 없더군요. 자존심이 강한 박지성이 맨유에서 밀려나면 다른 팀에서 뛰지 않고 맨유에서 은퇴할 가능성이 높다....계약은 내년까지 되어있지만 전경기의 40%를 뛰지 못하면 재계약을 못할 가능성이 높다...아니 팀이 박지성이 이 계약때문에 박지성을 경기에 내보내지 않을수도 있다라는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였습니다.

과연 박지성때문에 졌나?

그 터무니 없는 은퇴설의 시작은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좋지 못한 활약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박지성선수가 결코 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20분만에 체력이 떨어져서 뛰어다니질 못했다, 라는 기사가 포탈메인에 나오기도 했었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초반 맨유와 맨시티는 강한 기세싸움을 펼쳤습니다, 그리고 나서 맨시티가 주도권을 잡았죠. 하지만 박지성의 역할은 맨유가 맨시티를 압도적으로 누르도록 하게 만드는 역할이 아니었습니다. 애초부터 퍼거슨감독의 전략은 선수비 후역습이었죠. 박지성선수는 실바, 나스리가 아닌 그 아래의 야야투레를 막는데 집중했습니다. 후반전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간담이 서늘한 두개의 슛을 날린 야야투레였습니다만, 박지성선수가 나가기전까지는 이렇다할 오버래핑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의 역할은 수비적인 영향에 국한되었죠.

아무리 자기관리가 뛰어나고 성실한 선수라고 해도 거의 2달을 경기에 뛰지 못했습니다. 7경기만에 선발출장이 사실 대단한 것입니다. 아니, 박지성선수가 그렇게 저조한 활약을 펼쳤다고 가정을 해본다면, 다른 모든 선수들도 저조했습니다. 루니, 나니, 웰백, 발렌시아, 긱스 공격진의 모든 선수들이 죄다 부진했습니다. 하물며 7경기만에 선발투입된 박지성선수의 활약과 이들과 비교를 한다한들 큰 차이가 나지 못합니다. 박지성이 못해서 이 선수들의 공격이 제대로되지 않았다? 라고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박지성이 과연 올시즌 뒤 맨유를 떠날까?

박지성선수가 맨유를 떠날 것이라는 의견이 그 어느때보다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올 시즌의 활약도도 그렇고, 박지성의 몸이 무거워 보이는 느낌을 받기도 하죠. 팀에는 세계적인 윙어들이 즐비하고, 영입설도 나오고 있습니다. 박지성에게 자리가 없어보입니다. 올시즌에도 없었는데, 내년시즌에는 더 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박지성의 효용가치는 충분합니다. 지난 맨시티전의 선발투입에서 박지성의 효용가치와 퍼거슨의 신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발렌시아, 애쉴리 영을 벤치에 앉히고 7경기동안 뛰지 못한 박지성을 투입시켰습니다. 그것도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말이죠. 생각해보면 그 자리에 뛸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한 것입니다. 어느 누가 예상이나 했겠습니까. 그만큼 퍼거슨은 절박했고, 그때마다 박지성을 투입했습니다. 늘 이런 신뢰를 보여주었는데 단 한경기의 부진으로 쉽게 판다는 것은 생각하기 힘듭니다.

퍼거슨감독은 매년마다 조금씩 리빌딩을 진행하면서도 팀의 컬러를 완전히 뒤집는 도전적인 리빌딩은 하지 않습니다. 서서히 바꾸어가면서 부족한 포지션을 보강해가는 느낌을 주죠. 몇 시즌을 가장 확실한 히든카드로 투입시켰고, 다음 시즌에는 또다시 챔스리그 강팀을 만나야합니다. 박지성을 버리기엔 너무 아쉬운 것이 많습니다. 팀의 3위 주급은 효용가치가 없는 선수에게 주는 돈이 아닙니다. 루니, 웰백, 치차리토, 베르바토프가 있으면서도 오언과의 재계약을 했고, 많은 팬들은 오언의 재계약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습니다. 박지성이 지금 그러한 위치라고도 생각합니다. 아니, 그 입지는 작년 재계약을 할때의 오언보다 더 높죠.

박지성이 맨유를 떠난다면, 은퇴를 할까?

자존심이 강한 박지성 선수가 맨유를 떠나게 된다면 자존심에 상처를 입어 다른 팀에서 뛰지 않고 은퇴를 한다? 도대체 이 논리는 어디에서 나왔는지 알수가 없습니다. 자존심이 너무 강한 선수라면 맨유의 로테이션체제에서 7년을 버틸수가 없습니다. 거기에 07-08시즌 충격적인 챔스결승 라인업제외를 버텨내고 그 다음해와 작년 챔스 결승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박지성선수입니다. 자존심이라는 이름보다는 성실과 겸손이란 이미지가 훨씬 더 어울립니다.

맨유를 떠난다고 은퇴를 할까요? 많은 맨유 유스출신이고 맨유의 좋은 날들을 함께 했던 선수들도 지금 EPL각 구단에 이적해 잘만 뛰고 있습니다. 필립 네빌, 웨스 브라운, 존 오셰이 같은 선수들은 맨유 유스출신에 누구보다 맨유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선수들이죠. 그 선수들이 맨유에서 방출당한다고, 선수생활을 그만하는 경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세계적인 공격수인 라울도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샬케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았고, 박지성선수도 맨유를 떠난다면 다른 팀에서 충분히 뛸 수 있습니다. 그의 나이 겨우 31세입니다.

박지성 흔들기, 이제는 그만하자

박지성선수를 이렇게도 건들고 저렇게도 건들다가 이제는 은퇴이야기 까지 나왔습니다. 참 언론의 이기심이란 한 선수를 이렇게 까지 만들기도 하는군요.  박지성이라는 이름을 제목에 넣으면, 그리고 더 자극적이면 자극적일수록 조회수를 보장하겠죠. 하지만 이렇게 말도 안되는 이야기는 참 너무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좀 더 객관적으로, 그리고 건설적으로 보도를 해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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