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5호골, 아우구스부르크의 별이 되다

Posted by Soccerplus
2012. 5. 6. 09:16 해외파 이야기/구자철


어제 밤에는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두 선수, 구자철, 손흥민의 소속팀인 아우구스부르크와 함부르크sv의 리그 최종전이 열렸습니다. 올 시즌,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두 명의 유럽파가 동시에 만났던 경기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올시즌 아우구스부르크로 임대를 와서 엄청난 활약으로 팀을 강등에서 구해냈던 구자철과, 리그 막판 가장 중요한 시기에 팀을 승리로 이끄는 결승골을 넣으며 물이 오를대로 오른 손흥민의 대결이었습니다. 구자철은 선발출장을 했고, 손흥민은 교체출장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 구자철 선수는 경기의 유일한 골을 넣으면서 최고 수훈선수가 되었습니다.

이적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다음 시즌역시도 함부르크에서 활약할 손흥민 선수와는 달리, 구자철 선수는 오늘 경기가 아우구스부르크의 고별전이었습니다. 지난 1월 이적시장 마지막에 아우구스부르크로 임대가 확정된 뒤 총 15경기를 뛰었으며, 그중 14경기가 선발출장이었고 5골 1어시스트를 기록했습니다. 미드필더의 위치에서 이러한 기록을 남기기는 사실 정말 힘든일인데, 구자철선수는 엄청난 활약과 공격기여도로 인해 아우구스부르크 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선수로 남게 되었습니다.

아우구스부르크팬들에게는 구자철선수가 특별하게 기억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우구스부르크는 이번 시즌 승격이 된 팀으로 애초부터 강등이 유력한 팀이었습니다. 그들에게 이번 시즌 목표는 10위권 내의 좋은 성적도 아니고, 단지 리그 15위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분데스리가에 잔류하는 것이었습니다. 시즌 전반기에는 너무나 암울했습니다. 18경기에서 단 3승만을 거두면서 리그 17위로 쳐졌고, 특히 초반보다 중반의 성적이 쳐지는 분위기였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강등이 유력시 되는 상황에서, 구자철선수가 임대온 것입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구자철은 대단한 활약으로 팀을 강등에서 구해냈고, 이제 떠날때와는 다른 입지로 볼프스부르크에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구자철에게도 아우구스부르크는 특별한 클럽이 될 것입니다. 이곳 저곳을 전전긍긍하며 자신이 맞지 않는 포지션에서 그것도 제한된 플레이타임을 뛰었던 볼프스부르크시절과는 달리, 아우구스부르크에서는 에이스의 역할을 맡으면서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면서 거의 모든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했습니다. 경기력이 많이 올라왔고, 분데스리가에서의 두려움을 떨쳐버릴 골까지 5골이나 넣었습니다. 독일무대로 진출한지 1년 반만에 자신만의 경쟁력을 찾은 것입니다.

구자철의 자신감과 달라진 위상은 분명 다음 시즌, 더 큰 기회를 위한 기회로 다가올 것입니다. 전력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 구자철을 쉽게 임대보냈던 볼프스부르크의 마가트감독도 구자철을 절대 내보낼 수 없다며 단언을 지어버렸고, 그저 멀티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동양선수에 지나지 않았던 구자철은 이제 한 팀을 살릴 수 있는 에이스로 등극을 했습니다.

아우구스부르크초반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뛰던 구자철선수는 팀에서의 입지가 늘어나면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거기에 최근 몇경기에서는 중앙미드필더로 뛰었습니다. 약간은 수비적인 성향을 보여주는 중앙미드필더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구자철선수는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포지션이 무엇인지를 똑똑히 보여주었습니다. 중앙미드필더포지션에서 구자철선수는 한 수 높은 시야, 거침없는 탈압박, 정확한 패스와 템포조절을 보여주었고, 골까지 기록하며 자신의 능력을 똑똑히 보여주었습니다.

다음 시즌은 볼프스부르크에서 시작하게 되겠지만 마가트감독하에서 뛰기보다는 다른 기회가 다가왔으면 좋겠습니다. 마가트와는 너무 성향이 맞지 않는 듯한 모습이고, 그의 포악한 성격은 상당히 불만스러습니다. 18개 분데스리가 구단뿐 아니라 유럽각지의 스카우터들의 눈에 구자철선수가 들어왔습니다. 이적요청이 들어온다면 심각하게 이적을 고민해도 어디서든 잘 살아남을 것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본인에게도, 그리고 구단에게도 최고의 결과로 남았던 '임대의 전설'이 되었습니다. 이 4개월 반정도의 아우구스부르크 생활은 본인에게도 큰 도움이 되겠지요. 유난히 유럽파 선수들이 힘든 시절을 보냈던 올 시즌, 구자철 선수의 후반기가 축구팬들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다음 시즌, 그리고 올림픽과 국가대표팀에서도 좋은 모습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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