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울면 청용웃고, 청용울면 지성운다.

Posted by Soccerplus
2012. 5. 8. 08:00 축구이야기


8개월여를 숨가쁘게 달려오면서 이제 어느덧 마지막을 앞두고 있는 EPL입니다. 박지성, 박주영, 이청용, 지동원이라는 네명의 프리미어리거를 배출하면서 올시즌은 우리나라의 선수들이 그 어느때보다 활약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했었지만 생각보다 활약은 저조했습니다. 잇따른 불운도 있었고, 부상도 있었고, 리빌딩의 과정도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주전으로 뛴 경기는 많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한 시즌을 끝내고 다음시즌을 준비하는 와중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속한 두 팀의 운명이 상당히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한 팀은 시즌 내내 선두경쟁을 하다가 이제 마지막 경기를 남겨두고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경기에 임하게 될 박지성의 맨유이고, 나머지 한 팀은 정말 반드시 마지막 경기를 이긴 뒤, 강등권 경쟁을 펼쳐야 하는 다른 팀이 패하기를 기도해야하는 이청용의 볼튼입니다.

그리고 상당히 아이러니컬 한 것은 이 두 팀의 운명이 서로 엇갈려 있다는 것입니다. 박지성이 웃으면 이청용이 울게 되어있고, 이청용이 울면 박지성이 웃게 되어있습니다. 그 이유인 즉슨, 마지막 라운드의 일정이 맨유는 선더랜드, 볼튼은 스토크와 붙어서 아무 관련이 없는 듯 보이지만, 두 팀과 순위경쟁을 하고 있는 맨시티와 퀸즈파크레인저스가 맞붙기 때문에, 맨시티가 퀸즈파크레인저스를 누른다면 맨유의 우승이 힘들어지고, 퀸즈파크레인저스가 맨시티에게 비기거나 이긴다면 볼튼이 강등을 당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올시즌 맨시티가 홈경기에서 패한 경기는 단 한번도 없습니다. 그리고 비긴 경기는 단 한경기뿐, 18경기에서 17승 1무의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가능성으로 따져보았을 때, 박지성 선수의 맨유의 우승보다는 이청용선수의 볼튼의 잔류를 바라는 것이 훨씬 더 확률이 높은 이야기 일 것입니다. 현재까지 17위를 달리고 있는 퀸즈파크레인저스의 맨시티 원정승을 기대할 수 있는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볼튼은 스토크시티에게 사력을 다해 승리를 거둬야 합니다.

이미 잔류가 확정되고 더 이상 올라가도 큰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스토크시티와의 대결을 앞두고 있는 볼튼은 이번 경기에서 무조건 승리를 거둬야합니다. 만만치 않은 상대이고 거기다가 원정경기이기도 하지만, 볼튼의 동기부여는 확실합니다. 지난 웨스트 브로미치와의 대결에서 어이없이 2:0에서 2:2 무승부를 허용하면서, 볼튼은 거의 잔류를 확실시 할 수 있는 상황에서, 다시 한번 경우의 수싸움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이청용의 활약은 정말로 중요합니다. 이청용선수는 지난 37라운드 2:1 상황에서 교체투입되었습니다. 상당히 위험을 감수하고 투입을 한 것이지요. 결과적으로 이청용선수는 마지막에 적극적인 마킹을 하지 못하며 동점골의 빌미를 제공했습니다만, 오웬 코일감독의 신뢰는 대단합니다. 그리고 이청용선수는 단 10분간 뛰었습니다만 제법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다음 경기에서 곧바로 선발로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청용선수가 답답한 볼튼의 공격을 이끌며 볼튼을 잔류시킨다면, 36라운드내내 나오지 못했던 설움을 단숨에 달랠 수 있습니다.

박지성의 맨유는 상당히 암울한데, 맨유가 승리를 거두더라도 올시즌 안방불패를 거두고 있는 맨시티가 승리한다면 골득실차에서 뒤져 우승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사실상 결승전이었던 지난 맨체스터더비의 여파가 너무나 큰 것입니다.

맨유와 볼튼, 박지성과 이청용이 둘다 웃는방법은 아주 지극히 거의 0%에 가까운 시나리오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맨유가 10골차이상으로 승리하고 맨시티가 퀸즈파크 레인저스를 꺽고, 볼튼이 승리하는 경우가 첫번째 경우이고, 혹은 맨유가 승리, 맨시티가 무승부, 볼튼이 10점차 승을 거둔다면 두 팀모두 웃을 수 있습니다. 그렇죠,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두 선수모두 좋지 못한 시즌 마무리를 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맨시티가 승리하더라도 볼튼이 이기지 못한다면 볼튼은 탈락하고 맨유는 준우승을 차지하게 됩니다. 현재로써는 맨시티의 우승가능성이 높기에 볼튼의 잔류를 바라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리그마지막 라운드를 앞둔두 팀이 서로 맞부딪히지도않는데도 아이러니컬하게 엇갈린 운명을 갖게 되었습니다.

올시즌은 두 선수모두 정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늘 매경기 나올때마다 긴장감과 환호를 주었던 두 선수의 다음시즌을 기대하면서도, 올 시즌 마지막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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