긱스와 스콜스, 맨유의 빛과 그림자

Posted by Soccerplus
2012. 5. 16. 08:00 축구이야기


맨유는 이번 시즌을 2위로 마감했습니다. 7년만에 무관의 시즌을 맞이했고, 승점을 그 어떤 해보다 많이 쌓았습니다만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더 부각되었던 시즌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호날두의 이적이후 무언가 압도적인 면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맨유였는데, 올시즌에는 중원이 완전히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우려를 계속해서 낳았습니다. 클레버리, 안데르손과 같은 선수들은 장기적인 대안이 되지는 못했고, 올시즌 캐릭이 없었다면 맨유의 성적은 상상하기도 힘들정도라고 생각합니다.

퍼거슨 감독의 전술은 전통적으로 중앙에 큰 비중을 실어서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는 것보다는 측면쪽에 더 비중을 두는 것이었습니다. 긱스, 베컴, 호날두와 같은 그가 낳은 맨유의 매표적인 선수들의 포지션도 모두 윙어였죠. 올시즌에도 4명의 윙어를 두면서 전략적 중심을 날개쪽으로 모았죠. 시즌 초반에는 나니가, 중반부터는 발렌시아가 터져주었습니다만 그 파괴력은 호날두가 있었던 그 시절보다는 확실히 떨어졌습니다. 특히 강팀과의 경기, 혹은 팀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결정적인 경기에서 확실한 해결사의 부재는 올시즌 맨유의 무관에 대한 또다른 이유가 될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시즌이 끝나고, 퍼거슨 감독은 스콜스와 1년연장계약을 공고히 했습니다. 거기에 긱스와의 연장계약은 시즌 중반부터 계속해서 언급을 한바가 있었죠.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했던 스콜스는 복귀한 뒤 다시한 시즌을 더 뛰게 되었고, 긱스는 우리나라 나이로 41세까지 현지나이로 39세까지 맨유에서 뛰게 되었습니다.

올시즌, 이 두 선수가 맨유를 위해 세운공은 정말로 지대합니다. 시즌 초반 그 어떤 시즌보다 쾌조의 시작을 보였던 맨유의 중원이 매너리즘에 빠지자 10월, 11월 긱스가 폭발을 하면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습니다. 발렌시아와 나니에 이어 어시스트 3위에 랭크되어있고, 중앙에서 자주 출장하던 최근의 몇몇시즌과는 달리 왼쪽측면에 기용이 되기도 했습니다. 갑작스럽게 은퇴를 번복하고 돌아온 스콜스는 후반기 맨유가 맨시티를 잠시나마 역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고, 복귀 이후 리그에서 한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투입이 되었습니다. 시즌 막판 안정적인 운영으로 팀의 구심점역할을 했고, 결정적인 골을 세골이나 넣으며 나이를 무색케했습니다.

올 시즌의 활약만 놓고 본다면, 이 두 선수를 제외하고 다음 시즌을 꾸린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울만큼 두 선수의 비중이 컸습니다. 이는 퍼거슨의 부임이후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클럽중 하나로 발돋움한 맨유의 역사를 증명하는 두 선수의 클래스가 어느정도인지를 알게 해줍니다. 38세, 39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퍼거슨이 믿고 출장시킬 수 있는 이유를 분명히 증명했고, 20살이 어린 선수들보다 왕성한 활동량과 테크닉으로 노장이 아직 죽지않았음을 보여주었죠.

맨유는 이번 시즌 세명의 선수를 영입하고, 두 명의 선수를 임대에서 불러들이면서 5명의 주전급선수들을 교체했습니다. 데 헤아, 필 존스, 애쉴리 영, 웰백, 클레버리모두 주전의 기회를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5명의 전력상승요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리빌딩은 완벽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오히려 시즌이 끝나갈수록 이 두 노장의 활약이 빛을 발했습니다.

퍼거슨이 아직도 리빌딩을 확실히 하지 못했다는 것은 36라운드 맨시티전에서 알 수 있었습니다. 아직 새로운 선수들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죠. 올 시즌을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퍼거슨은 스콜스와 긱스를 뺄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몇시즌동안 신뢰에 보답하던 박지성을 7경기 결장후 선발출장시켰습니다. 벤치에는 애쉴리 영, 대니 웰백, 클레버리가 앉아있었죠. 이를 모험이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퍼거슨에게는 가장 믿을 수 있는 선수들을 내보낸 것입니다. 그리고 이의 이면에는 아직도 요원한 리빌딩이라는 당면과제가 남아있습니다.

38세, 39세의 선수들을 주축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를 완벽하게 대체할만한 선수를 찾기가 여간 힘이든것이 아닌모양입니다. 퍼거슨 감독은 올시즌이 끝나고 여름이적시장에 1~2명의 선수들을 영입한다고 공언했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스쿼드를 유지하겠다는 발언도 덧붙였습니다. 카가와 신지가 올 것으로 보이고, 다른 선수가 어떻게 영입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현 이적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말로도 받아들여집니다. 세계최고의 선수를 엄청난 가격으로 데려오기보다는 그럴만한 가능성의 선수를 데려와 쓰는 것, 그것이 퍼거슨감독이 고수했던 정책이었죠.

하지만, 아직도 이러한 정책을 사용해야 될까라는 데에는 좀 의문부호가 딸려옵니다. 맨유라는 팀의 목표는 당연히 챔피언스리그 우승, 리그 우승인데, 지금 이 전력에서 1,2명의 선수들을 추가한다고 해서 과연 그정도의 전력을 갖출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점입니다. 중원에서 스콜스를 계속해서 데리고 있으면서 최후의 보루로 이용할 생각인지, 중요경기마다 긱스를 사용하면서 압박에 대한 부담감을 계속해서 가져갈 것인지, 퍼거슨감독의 정책이 조금은 보수적이지 않나라는 걱정이 듭니다.

38, 39세의 레전드들이 여전히 건재한것은 맨유라는 역사적인 클럽이 갖고 있는 빛입니다만, 아직도 그들을 편히 쉬게 놔둘 수 없는 것은 맨유가 갖고 있는 큰 그림자입니다. 그들의 건재함은 다음시즌에도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만, 그들로 인해 퍼거슨이 좀 더 보수적인 이적정책을 쓰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그들의 대체자를 찾기가 어려운 것은 아닌지, 걱정이 더 큰 것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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