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영입 첼시, 그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

Posted by Soccerplus
2012. 6. 5. 10:00 축구이야기

한 시즌이 끝나면 매해마다 또 다른 보이지 않는 시즌이 시작됩니다. 바로 이적시장의 레이스이지요. 올시즌이 끝난지 한달도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선두로 치고 나오고 있는 팀이 있습니다. 바로 11-12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빛나는 첼시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올 여름 이적시장의 가장 뜨거운 감자였던 에당 아자르를 붙잡은데에 이어, 브라질의 특급 골잡이 헐크와도 계약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 두 선수는 아직 오피셜기사가 난 것은 아니지만, 두 선수의 영입은 확정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첼시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태도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약점이었던 오른쪽 측면을 보완해줄 아약스의 그레고리 반 더 비엘과도 연결이 강력하게 되어있고, 에버튼의 마루앙 펠라이니, 그리고 토트넘의 루카 모드리치에게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애초부터 자금력하나는 알아주는 구단이고, 거기에 챔스리그 진출을 하지 못할뻔했지만 기적적으로 빅이어를 들어올렸다는 점, 그리고 새로운 리빌딩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선수들에 대한 두둑한 지원은 많은 세계적인 선수들에게 솔깃한 유혹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직 첼시의 미래가 장밋빛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기에는 조금 이른 타이밍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지난 시즌 리그 6위의 첼시의 리그 순위가 문제가 아닙니다. 아직까지도 감독 선임이 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첼시는 자신들의 꿈이었던 챔스 우승을 가져다 주었던 디 마테오감독에게 1년계약을 제시한 후 거절당했다가, 다른 감독과의 연결설이 뜸함니다. 펩 과르디올라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하지만, 이는 설득력이 떨어지는 이야기입니다. 다음시즌이면 몰라도 말이죠.

그리고 지금의 영입은 감독의 의사가 배제된 상황에서(감독이 비어있으니) 구단의 차원에서 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아자르, 헐크를 데려오는 것은 타팀팬으로는 참으로 부러운 일이지만, 새로 데려올 감독이 필요한 선수일지는 미지수입니다.


지난 06-07시즌의 첼시의 기억을 되살려보고 싶습니다. 당시 첼시는 04년부터 06년까지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무리뉴의 첼시에서의 전성기였죠. 그리고 새로운 시즌을 맞이한 첼시의 구단주에게 무리뉴는 다비드 비야와 마이카 리차즈를 요구합니다. 기존의 4-3-3에서 4-4-2로의 변화를 준비하고 있었고 드록바의 짝을 맞춰줄 다비드 비야와 선수인생의 하향곡선을 걷던 페레이라를 대신해 마이카 리차즈를 영입해 달라는 것이었죠. 하지만 구단주 로만의 눈에는 비야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그 당시 세계최고의 공격수이자 무결점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던 안드레이 셰브첸코를 데려오게 됩니다. 오른쪽 풀백에는 칼리드 불라루즈가 왔죠.

그당시 무리뉴는 이 영입에 관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셰브첸코는 전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스트라이커이다. 하지만, 그는 내가 영입하고자 하는 선수와는 거리가 멀다" 그리고 그 해, 무리뉴는 4-4-2의 실험을 감행했고, 좋지 않은 성적과 부상신의 강림으로 인해 이 전술을 써먹지 못했죠.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했던 셰브첸코는 역대 최악의 영입으로 손꼽히기도 했습니다. 만약 이 당시에 셰브첸코가 아닌 다비드 비야를 영입했다면이라는 아쉬운 가정이 남아있죠. 이 영입은 결국 로만과 무리뉴의 사이를 틀어지게 만들었고, 결국은 당시 최강이었던 첼시를 다시 2인자로 내려오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일화를 놓고, 지금의 상황을 살펴본다면 문제점은 확실합니다. 현재 영입을 해서 들어오는 선수들은 하나같이 월드클래스에 준하는 선수들입니다. 이적료도 역대순위에 꼽힐정도로 대단한 선수들이죠. 그리고 이 선수들이 있는데 새로운 감독이 들어와 이 선수들을 활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들의 네임밸류와 주급을 생각한다면 말이죠.

아자르와 헐크가 들어온다면 현재 첼시에는 토레스, 마타, 람파드와 같은 세계적인 자원들과 함께 짝을 맞출 것입니다. 거기에 하미레스, 스터리지, 마르코 마린도 버티고 있죠. 좋게 말하면 더블 스쿼드를 구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겠지만, 나쁘게 말한다면 이들이 과연 자신의 자리에 만족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나같이 최고의 위치에 있는 선수들이었고, 특히 공격진에는 많아야 3~4개의 자리밖에 없는데, 자신이 벤치에서 만족할 선수들일까라는데에는 의문이 있습니다. 큰 돈을 들여서 온 선수들에게 큰 기대가 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시즌 초반 몇경기에서 풀리지 않는 다면 제2의 쉐브첸코, 제2의 토레스를 보게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새로 들어올 감독역시도 자신의 색을 갖추고 있을 것입니다. 자신에게 꼭 필요한 선수가 있을 것이고, 자신의 전술색과는 맞지 않는 선수도 있을 것입니다. 더러는 기존의 자원의 역할을 변경해 성공을 거두는 경우도 있지만(디 마테오의 램파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습니다. 구단주입장에서는 사다준 선수를 잘써라라는 입장이겠지만, 감독입장에서는 그 도구가 영 맘에 안들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아무리 좋은 도구라도 내손에 맞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그리고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지요. 로만 구단주는 그간의 이적 성공사례보다, 실패사례를 먼저 떠올리고 조금 더 영입에 신중을 기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 선수영입보다 감독내정을 먼저해야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입니다. 물론 전력의 상승요인이라는 것은 절대 부정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이론상의 최강과, 현실의 최강은 늘 조금은 달라지기 마련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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