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윗의 이적을 통해 보는 박지성의 미래

Posted by Soccerplus
2012. 6. 6. 08:00 해외파 이야기/박지성

박지성선수는 플레이스타일이 다른 선수들과는 많이 다릅니다. 헌신적인 플레이와 수비력, 그리고 공간침투능력이 장기인 박지성선수는 전세계를 통틀어도 비슷한 유형의 선수를 찾기 힘든 선수였죠. 그런 박지성선수와 늘상 비교가 되는 선수가 있었습니다. 바로 리버풀의 디르크 카윗입니다. 물론 그 쓰임새는 소속팀에 맞게 달라질 수 있었지만, 늘 테크닉보다는 헌신적인 측면이 더 뚜렷하게 드러나는 선수의 기본적인 특징은 두 선수를 비슷한 유형의 선수로 묶어놓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이유였습니다.

80년생인 카윗과, 81년생인 박지성선수는 나이도, 그리고 빅리그 입성시기도 비슷했습니다. 두 선수모두 네덜란드리그에서 이적했다는 공통점도 있었고, 팀을 위해 헌신하는 이미지의 선수임도 비슷했습니다. 그리고 소속팀에 대한 애착또한 남다른 선수들이었죠. 그런데, 지난 월요일 카윗이 소속팀 리버풀을 떠나 터키의 페네르바체와 3년계약을 했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본인도 트위터에 지난 리버풀에서의 6년을 회고하며 새로운 도전을 하기위한 선택임을 암시했습니다.

리버풀에서는 이런 헌신적인 선수를 잡아두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한 달 뒤면 32세이고, 올시즌 상당한 폼 하락을 보여준 선수에게 주전을 보장할 수는 없었고, 결국 주전으로 뛰고 싶어했다는 본인의 열망이 큰 까닭에 이적을 선택했습니다. 페네르바체라는 클럽은 터키의 강호이고,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3차예선에 진출한 유럽에서는 알아주는 클럽입니다. 

많은 상황이 박지성선수와 비슷합니다. 박지성도 지난 6년간 맨유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고, 팬들의 찬사또한 얻었습니다. 본인도 애착이 있는 상황이지만 올 시즌의 활약은 지난 6년의 활약에는 못미치는 활약이었습니다. 슬슬 그의 기량에도 하락세가 오는가라는 걱정섞인 우려가 들려오기도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우연히 터키리그의 관심도 있었습니다.

물론 다음 시즌, 박지성선수가 맨유를 떠날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모든 것에 앞서서 박지성선수의 잔류의지가 완고합니다. 본인도 맨유에서의 은퇴를 바라고 있고, 맨유에서 가능한한 오래뛰는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맨유는 새로운 선수들을 영입하려 하고 있고, 상황은 그의 전성기와는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현지에서는 이번 시즌 팔아야 한다고 하고는 있지만, 퍼거슨감독은 여전히 박지성의 활용도를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많은 국내축구팬들에게 '맨유'에서 뛰는 박지성의 의미는 상당히 특별합니다. 우리나라 선수도 호날두, 루니, 퍼디난드, 비디치, 에브라와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 박지성이었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밟게 해준 클럽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박지성이 맨유에서 더 오랜시간 뛰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매한가지일 것입니다.

하지만 박지성선수도 유럽리그의 평범한 한 선수라고 생각을 한다면, 또 다른 기회를 찾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맨유에 24살에 입단해 31살까지 전성기를 누렸던 선수가 기량이 하락하고 리빌딩이 시작하면서 기회를 잃고 다른 구단을 찾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우리는 많은 선수들이 빅클럽을 떠나 다른 구단에서 새로운 축구 인생을 펼쳐나가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어쩌면 터키행을 택한 카윗의 현재상황이 가까운 미래의 박지성선수의 현실이 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터키가 아닐수도 있겠지요. 조금 아래의 리그나 조금 아래수준의 클럽이지만 세계최고 선수들과 자웅을 겨룰 수 있는 자리라면 박지성선수도 생각을 해볼 시기가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저는 박지성선수가 맨유소속으로 있는 이상은, 박지성선수의 끈질긴 주전경쟁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늘 위기에서 빛났던 박지성선수였고, 끝이라고 생각한 순간 보란듯이 빛나는 활약을 보여주었던 지난 일들을 떠올려보면, 이번 시즌이후 다음시즌은 또 다른 박지성의 진가가 드러나는 시즌이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해봅니다. 다음시즌의 40%의 경기를 출장하면 자동으로 계약이 연장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음 시즌 최선을 다해 활약후 맨유에서의 은퇴라는 그의 꿈을 이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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