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과 카가와, 그 모든 것을 비교해보자

Posted by Soccerplus
2012. 6. 7. 08:11 해외파 이야기/박지성



지난 화요일, 도르트문트의 카가와 신지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의 이적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었습니다. 시즌이 끝난 뒤부터 계속되었던 이적 루머를 종결하는 소식입니다. 맨유라는 거대한 클럽에서 거액을 받고 이적한 카가와 신지이고, 그간 이적설로만 세계일주를 하던 혼다 게이스케와 큰 비교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팬들, 그리고 일본팬에게는 맨유의 한 선수가 떠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자존심이자, 늘 일본을 상대로 우월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던, 일본에게는 늘 열등감을 느낄 수 밖에 없게 만들어주었던, 바로 박지성선수입니다. 언론은 벌써부터 두 선수에 대한 비교를 하고 나섰습니다. 한 축구포럼에서 지켜보니 일본 언론은 박지성이 지난 7년간 마케팅용 선수라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하고 나섰고, 우리나라 언론도 박지성과 카가와를 비교하며 박지성의 미래가 어두울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나섰습니다.

오늘 글에서는 앞으로 나올 모든 기사를 포괄할만한, 두 선수의 비교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두 선수가 과연 비교가 가능한 선수인지, 그리고 두 선수를 비교하는 것이 말이 되는 일인지 말입니다.

1. 이적료: 400만 파운드의 박지성 vs 1200만 파운드의 카가와 신지

 언론에 보도된 카가와 신지의 이적료는 1200만 파운드이고, 옵션이 추가되면 1700만 파운드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박지성선수의 이적료는 지난 2005년 400만 파운드로 알려져있죠. 이 몸값이 두 선수의 기량이나 상품가치의 차이를 반영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박지성 선수는 당시에 500만 유로에 바이아웃조항이 걸려있었고, 그 것을 파운드로 환산하면 400만 파운드가 되는 것이었죠. 박지성선수는 당시 첼시, 리버풀과 같은 구단에게도 관심을 받았고, 만약 이 바이아웃조항이 없었다면 훨씬 더 큰 값을 받고 이적을 했을 것입니다. 거기에 당시의 이적료와 지금의 이적료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축구계 전반에 이적료거품현상이 있기 때문입니다.

2. 이적 당시의 활약: 도르트문트와 PSV

지금은 독일 분데스리가와 네덜란드 에레데비지의 수준차이는 엄청납니다. 그리고 2005년 당시에도 독일 분데스리가가 네덜란드 리그보다 더 수준이 높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당시 PSV만큼은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카가와 신지는 독일 1위팀인 도르트문트에서 에이스급의 활약을 기록하고 올해의 선수급의 활약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유럽내에서 최고의 관심을 보인 이적대상중에 한명이었죠. 올시즌의 기록, 16골 11어시스트입니다. 정말 대단한 기록입니다.

박지성선수역시 04-05시즌 아인트호벤의 에이스였고, 시즌 39경기에 나와 10골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전경기선발출장을 했습니다. 네덜란드내에서도 손꼽히는 활약이었지만 이보다는 챔피언스리그의 활약에 집중을 해보고 싶은데, 당시 세계 최고의 포백라인을 자랑하던 밀란을 상대로 그의 이름값을 알렸고, 16강, 8강, 4강까지 모든 경기 빛나는 활약을 보였습니다. 두 선수를 비교하기엔 힘듭니다. 7년전과 지금은 축구환경과 리그의 수준이 많이 변했기 때문입니다.

3. 포지션

자꾸 거슬리는 게 카가와의 이적으로 인해 박지성선수의 입지가 흔들릴 것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카가와 신지의 포지션은 중앙입니다. 쳐진 스트라이커, 혹은 4-2-3-1의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퍼거슨 감독도 그를 영입하면서 그를 쳐진 스트라이커로 쓸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루니를 최전방으로 돌리고 그를 루니의 자리에 세우거나, 혹은 루니의 피로누적을 막아주는 대체자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웰백, 치차리토의 주전기회가 줄어들 것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퍼거슨 감독이 이 모든 공격형 옵션들을 쓰고 싶어 카가와를 측면으로 돌리지 않는한, 박지성과 포지션적으로 마주칠 일은 없다는 이야기 입니다. 

4. 나이: 23세와 31세

카가와 신지는 89년생입니다. 박지성선수는 81년생입니다. 두 선수의 나이차이는 8년입니다. 두번의 월드컵이 지나갔다는 이야기이죠. 거기에 박지성선수는 선수생활에서 두번의 큰 수술을 치뤘습니다. 24살, 맨유로 이적할 시의 박지성선수의 나이인 카가와 신지와 현재의 박지성을 비교하는게 과연 맞는일일까요.

기회는 당연히 카가와에게 많이 돌아갈 것입니다. 리빌딩을 하고 있는 맨유에서 노장 박지성선수를 우선기용하기보다는 어린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올해 애쉴리 영이 부진한 경기력에도 계속해서 기회를 부여받았듯이, 다음시즌에는 카가와가 그런 기회를 부여받을 것입니다. 어린 나이의 선수에게 밀렸다라는 표현을 하는 것, 상당히 거슬립니다. 한 팀을 구성하는 많은 선수들가운데 박지성선수에게만 타격이 이렇게 클리가 없습니다.

5. 맨유에서의 입지

두선수의 입지를 비교하는 것도 우습습니다만, 앞서 말한 4번 항목과 비슷한 이야기입니다. 카가와는 분명 기회를 많이 부여받을 것입니다. 그리고 박지성선수의 시작은 이변이 없는한 올해와 비슷할 것입니다. 전성기의 나이인 발렌시아, 애쉴리 영, 나니에게 먼저 기회가 돌아가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맨유에서의 입지를 말해주지는 않습니다. 맨유에서의 7년, 그리고 퍼거슨의 절대적인 신뢰를 얻고 있는 것이 박지성선수입니다. 강팀을 상대로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것도 박지성이죠. 시즌초반에 특히 이러한 우려스러운 기사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시즌말, 중요경기가 많이 몰려있는 내년 3~5월까지는 기다려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시기까지 자신의 기량을 유지하는 것은 박지성선수에게 필요한 일입니다.

6. 카가와가 박지성을 넘어섰다?

일단 앞에서 말했듯, 두 선수가운데 누가 더 낫다고 말하는 것은 정말 미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비교가 될 수 없는 일이니 말이죠. 카가와는 훌륭한 기량을 갖고 있는 선수입니다. 그렇다고 박지성선수를 하루아침에 넘어서는 것은 힘들다고 생각을 합니다. 최소한 3시즌 이상의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뒤, 그 이후에 이야기를 하고 싶군요. 단지 다음시즌 출장기회가 많이 카가와에게 돌아가고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고 해서, 넘어설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맨유에서 이미 200경기 이상을 뛰었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두차례나 선발출장했으며, 월드컵 3개대회 연속골의 주인공이자, 첼시, 바르셀로나, 아스날을 상대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던 선수입니다. 카가와의 등장이 상당히 속쓰린 사람중 한명이지만, 박지성을 넘기에는 아직 많이 멀었습니다.

7. 가정은 가정에 불과하다.

이런 상상도 가능하겠죠. 만약 박지성이 23세의 나이일 경우, 혹은 카가와가 7년뒤에 두 선수를 비교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 역사에서 가정은 가정에 불과합니다. 그렇게 따지면 박지성의 맨유입단시기의 커리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죠. 챔피언스리그 4강, 월드컵 4강, 발롱도르 후보에 까지 올랐던 박지성선수이니 말이죠. 두 선수모두 좋은 선수다, 라는 것은 인정하겠습니다. 하지만 두 선수를 비교하는 것은, 아니 악의적으로 비교를 해서 선수를 깎아 내리는 것은 상당히 기분나쁜일이며 인정하기도 힘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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