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이라는 이름의 완벽한 정의, 스페인

Posted by Soccerplus
2012. 7. 2. 09:43 축구이야기


방금전, 유로2012의 결승전이 끝났습니다. 결국 큰 이변은 없었고, 이런저런 잡음에 시달리던 스페인은 이변없이 다시한번 메이저대회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3개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이탈리아의 거센 반격이 예상되었지만, 결승전에서 스페인은 무려 이탈리아를 4:0으로 꺾으며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켰습니다. 이탈리아 역시 경기를 치루면 치룰수록 강해졌고, 특히 스페인에게 맞서볼만한 중원진을 갖췄다고 생각이 되었습니다만, 이들은 아예 격이 다른 플레이를 보여주었습니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환상적인 미드필더라인을 메꿔줄 공격수의 부재에 시달리며 시종일관 답답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늘 60퍼센트 이상의 점유율을 가져왔음에도 불구하고, 슛팅숫자를 많이 가져오지 못하고 완벽한 찬스만을 찾아다니는 스페인의 점유율축구에 대해 옹호적인 시각도 많았지만 너무 답답한 축구를 한다는 비판적인 시선역시도 많았습니다. 특히, 제로톱전술을 기본전술로 사용한 스페인의 이번 대회는 호평보다는 악평이 많았던 대회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스페인은 그런 비판을 비웃기라도 하듯, 꾸역꾸역 결승까지 올라갔고, 결승에서는 4골을 넣으며 그 피날레를 완벽하게 장식했습니다. 스페인은 일단 환상적인 미드필더진을 이용한 점유율축구로 그 첫번째 특기를 뽑내지만, 그에 못지 않은 것은 그들의 수비력입니다. 푸욜이 빠진 이번 대회에서, 피케와 라모스, 그리고 아르벨로아와 호르디 알바로 구성된 포백라인은 첫경기 이탈리아전에서 단 한골을 내어주었을 뿐, 그 뒤 다섯경기에서 단 한골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지난 월드컵에서도 토너먼트이후 무실점을 기록했던 기억이 있죠.

스페인 축구는 그들의 역사에 빗대어 '무적함대'라는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무적'이라는 이름에 대한 완벽한 정의, 축구계에서는 스페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스페인을 상대로 매서운 반격을 펼치고자 하는 팀들은 그들의 작전에 반도 못 구사해본채 수비에 일관된 플레이를 해야하고, 그렇다고 그들과 중원싸움에서 이길수 있는 전력을 갖춘 팀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한 두 번의 찬스를 낸다고 하더라도, 카시야스라는 세계 최고의 수문장이 지키고 있는 골대를 넘을 팀이 많지 않습니다. 

대표팀 경기에서 세계적인 강호인 브라질, 아르헨티나, 독일과 같은 팀을 내어놓아도 스페인에게 이길 수 있음을 장담할 수 있는 팀은 없고, 우세한 경기를 펼치기도 어렵습니다. 특히 메이저대회에서 펼쳐지는 선수들의 응집력은 대단하고, 경기를 펼칠때마다 우아한 패스웍은 점점더 살아나, 단판승부인 토너먼트에서 압도적인 플레이를 보여줍니다. 이번 대회에서도 프랑스와 포르투갈이 나름 선전했습니다만, 전반전에서 후반전으로, 후반전에서 연장전으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 주도권은 스페인에게 넘어갈 뿐이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스페인은 제로톱전술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이 제로톱은 상당한 비판을 받았죠. 점유율면에서는 대단히 뛰어난 전술이지만 역시 골이 터지지 않는다는 것은 이들의 아킬레스건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마지막 이태리전에서 제로톱이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움을 모두 보여주었습니다. 선수들의 패스웍은 유기적으로 움직였고, 선수들의 공간침투와 그 공간에 정확하게 찔러주는 패스는 너무나도 정확했습니다. 사비와 이니에스타의 존재, 거기에 알론소의 롱패스를 장착한 스페인은 그 패스의 다양성면에서도 정말 대단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스페인의 이러한 강점의 비밀은 단연 강력한 자국리그에 있습니다. 외국인선수 제한을 사실상 없앤 프리미어리그와는 달리 비EU선수들을 3명만 보유할 수 있게 만든 스페인의 리그는 조금 더 자국축구선수들에게 기회가 많이 주어집니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라는 두개의 팀말고도 발렌시아라는 강팀이 있고, 이번 유로파컵 결승에서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빌바오가 만났습니다. 레알과 바르샤의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호르디 알바라는 신성또한 발견을 했고, 빅토르 발데스, 페페 레이나와 같은 골키퍼는 언제든 최고의 골키퍼도 카시야스의 뒤를 노리고 있습니다. 

더욱 더 무서운 점은 사비를 제외한다면 지금 대표팀의 주축을 이루는 선수가 다음 월드컵이나, 다음 유로대회까지도 전성기의 나이를 구가하는 선수들이라는 점입니다. 사비 알론소는 30세라 조금 나이가 있습니다만 부스케츠가 24세, 이니에스타가 28세, 다비드 실바가 26세, 피케가 25세, 라모스가 26세, 아르벨로아가 29세, 호르디 알바가 23세, 토레스가 28세로 아직도 한참이나 남은 선수들이죠. 거기에 이번 대회에서 자주 나오지도 못한 선수들도 세계 최고의 기량을 자랑합니다. 첼시의 에이스 후안 마타, 빌바오의 요렌테, 이외에도 카솔라, 하비 마르티네스가 그 주인공이고, 발렌시아의 솔다도 선수는 아예 차출되지도 못했습니다.

제가 축구를 보기 시작한 이후, 가장 강했던 팀은 98년과 2000년의 프랑스, 그 이후의 브라질정도가 기억에 남습니다. 하지만 그들도 오랜기간 최강의 이름을 지키지는 못했죠. 하지만, 스페인은 이 대단한 전력을 3개 대회동안 이어가고 있고, 다음 대회에서도 단연 최고의 우승후보로 뽑힐 것입니다. 단단한 수비와 최강 미드필더진을 바탕으로 대단한 업적을 쌓아가고 있는 스페인, 그 끝은 어딜까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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