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팬들에게 '맨유의 박지성'이란?

Posted by Soccerplus
2012. 7. 8. 08:00 해외파 이야기/박지성

지난 7년동안, 박지성 선수는 단 한번도 위기설을 떼어놓고 맨유에서 선수생활을 한 적이 없습니다. 늘 위기였고, 항상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팀을 이뤘던 그에게는 하루하루가 경쟁의 시기였습니다. 그에게 가장 무서운 적은 나니도, 애쉴리 영도, 발렌시아도 아닌 '로테이션'이었고, 그 순간순간의 경쟁을 무려 7년이나 버텨왔고, 선수생활의 전성기를 맨유에서 모두 보냈습니다.

우리나라 팬들에게는 '맨유의 박지성'이라는 존재가 너무나 자랑스럽고, 또 대단하게 느껴졌을 것이 당연합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세계적인 클럽에서 13번 셔츠를 달고 7년동안 200경기를 넘는 경기를 뛰었던 박지성 선수, 그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한 업적입니다.

한국에서 유럽축구란 박지성이전과 박지성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박지성선수가 맨유로 입단하기 이전에도 유럽축구생중계가 방송되었긴했습니다만, 지금과 같이 대중화가 되지도 않았고, 특히 시즌단위로 중계권을 사오는 시스템은 박지성이후에나 일반화가 된 것이죠. 박지성선수 이전에도 EPL중계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그렇게 큰 인기는 없었고, 특히 챔피언스리그의 전경기를 안방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큰 변화입니다. 토너먼트에서 강호들이 만나는 정도가 되야 공중파에서 경기단위로 중계권을 사와서 중계를 했던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만, 이제는 매경기를 다 볼 수있게 되었습니다.

그 전까지만해도 유럽축구, 특히 빅리그는 우리나라팬들에게는 꿈의 무대였습니다.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날, 리버풀, 밀란, 인테르, 유벤투스와 같은 팀들은 우리나라에게는 그저 동경의 대상이자, 넘을 수 없는 벽과도 같은 느낌이었죠. 박지성선수의 맨유행이 처음 보도되었을 때도 팬들은 믿지 않았습니다. 에이 어떻게 박지성이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갈 수 있는가라면서 말이죠. 믿을 수 없었지만 현실이 되었고, 그 후 7년간 우리를 이렇게 기쁘게 만들어줄지 몰랐습니다.

맨유에 입단하고 퍼거슨과 함께 입단식을 펼칠당시에도, 상당히 비관적인 의견이 많았습니다. 맨유에서 티셔츠팔이밖에 되지 않을 것이고, 상업적인 용도로 그를 영입했다는 의견이었죠. 당시 맨유에 있던 동팡저우와 비교가 되면서 말이죠. 하지만 박지성선수는 달랐습니다. 입단 첫해 에버튼과의 시즌 첫경기부터 선발출장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드높이더니, 아스날과의 경기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며 우리나라 팬들에게 이 유럽의 빅리그 빅클럽을 더욱 더 친근감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7년동안 박지성선수는 우리의 자랑이었습니다. 아무리 다른 아시아권선수들이 잘 한다고 난리를 치고, 일본 언론이 자국 선수 띄우기를 해도, 박지성이라는 크나큰 이름이 있는 이상 우리나라팬들은 하나도 꿀릴게 없었죠. 박지성이 이뤄놓은 길은 후발 주자들의 EPL입성을 훨씬 더 수월하게 만들었고, 우리나라에서 9명의 선수가 EPL에 입성했고, 더 많은 선수들이 네덜란드, 스코틀랜드, 프랑스, 독일에서 활약할 수 있었습니다. 

'맨유의 박지성'은 세계 최고의 유명선수들을 더욱 더 친근하게 만드는 역할마저 했습니다. 입단 초기부터 반 니스텔루이와 반 데 사르, 그리고 에브라와 테베즈는 우리나라 팬들에게 크나큰 사랑을 받았죠. 리오 퍼디난드는 한국팬들에게 초코파이공세를 받기도 하였고, 맨유와 잉글랜드의 유망주 톰 클레버리는 자신의 롤모델로 박지성선수를 뽑기도 했습니다. 맨유의 모든 선수들은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유명세를 떨치고 있고, 맨유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인기를 얻는 구단이 되기도 하였죠.

그리고 박지성선수가 만들어준 가장 큰 공헌은, 우리나라 선수도 유럽무대에서, 유럽구단을 상대로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유로2012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피를로도 박지성선수의 맨마킹앞에 꼼짝도하지 못했고, 전설의 포백으로 남아있는 카푸, 말디니, 스탐, 네스타의 포백은 박지성의 왼발에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아스날, 첼시, 리버풀이라는 빅클럽을 상대로 골을 넣었고, 바르셀로나를 혼자서 찢어놓고, 밀란을 상대로도 골을 넣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두차례나 선발출장한 선수가 박지성선수입니다. 이러한 그의 업적은 국내팬뿐만아니라 수많은 후배들에게도 하나의 이정표를 제시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박지성선수는 단순히 맨유의 13번을 7년동안 차지했던 선수가 아니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아이콘과 같은 역할을 했습니다. 2008년 유럽여행을 가면서 브라질 룸메이트와 함께 몇일을 보냈던 기억이 있는데, 그 브라질 친구는 자국의 축구에 대해 상당히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죠. 파투, 호비뉴와 같은 선수를 언급하면서 유망주들이 많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저도 박지성선수의 이름을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에 크나큰 기쁨을 느꼈습니다. 박지성은 이제 축구를 좋아하는 전세계 축구팬이라면 누구나 아는 이름입니다. 아시아에서 가장 거대한 업적을 이룬 선수지요.

박지성이 이러한 업적과 유명세를 누릴 수 있던 큰 이유가 '맨유'라는 빅클럽에 비롯된다는 사실은 거부하기 어려운 사실입니다. 박지성이 맨유에서 뛸수 있는 기량을 갖췄다는 필요조건또한 있었겠지만, 박지성이 맨유가 아닌 다른 중위권클럽이었다면 챔스리그에서의 활약도, 세계적인 스타와 한솥밥을 먹는 광경도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한국팬들은 맨유를 떠나는 것이 너무나 아쉽게 느껴지는 것이겠죠.

하지만 박지성선수가 이제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다하더라도 어디서나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것을 믿습니다. 거대자본으로 상위권진출을 노리는 클럽의 구단주와 회장이 모두 한국에 찾아와 그를 설득했고, 구단의 기록을 깨는 대우를 약속했습니다. 이역시도 박지성의 위엄입니다. 이제는 매경기 박지성선수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QPR의 경기를 보게 될 것입니다. 오히려 출장시간이 더 늘어난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곳에서 뛰든, 축구를 하는 박지성선수는 우리나라 팬들에게는 선망과 무한한 응원의 대상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올 11월 맨유와 QPR의 올드트래포드 홈경기가 펼쳐집니다. 올드트래포드 팬들과 입지가 달라진 박지성의 조우가 벌써부터 기대되고 설렙니다. 


글이마음에들면추천↓한방! (로그인 불필요)블로그가마음에들면정기구독+ 해주세요sz

soccerplus.co.kr 로 더 편하게 저의글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