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7 박지성, 등번호 배정에도 빛난 배려심
박지성 선수가 현지시간으로 7월 9일 퀸즈 파크 레인저스로의 이적을 확정지었습니다. 이틀이 지난 지금에도 박지성선수의 이적은 여전히 국내 스포츠계의 가장 뜨거운 감자입니다. 박지성 선수의 이적의 과정과, 밝혀지지 않은 이야기들, 그리고 박지성선수의 아버지의 인터뷰까지 밝혀지면서, 팬들은 조금씩 QPR생활에 대한 기대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제까지도 철저히 베일에 쌓였던 사항이 한가지 있었습니다. 바로 박지성선수가 입게 될 셔츠의 등번호였죠.
똑같은 기량을 갖고 뛸 것인데 그 등번호가 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자신이 원하는 등번호를 달고 뛰는 것은 선수들에게는 하나의 자존심과도 같은 일입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는 13번을 입고 뛰었고, 대표팀에서는 주로 7번을 입고 뛰었습니다. 11명이 뛰는 축구팀에서 수비수에게는 4번이나 5번과 같은 번호가, 미드필더와 공격수에게는 7번, 9번, 10번과 같은 번호를 등에 달고 뛴다는 것은 팀에서의 입지가 대단하다는 하나의 증거이기도 합니다.
선수가 달고 뛰는 등번호가 선수자신과 경기를 지켜볼 팬에게도 큰 의미를 차지하기에, 어떤 선수가 새롭게 구단에 입단을 하게 되면 과연 몇번 셔츠를 입고 뛰게 될지도 큰 관심사입니다. 박지성선수가 맨유에 처음 입단을 할 때에도 21번 셔츠를 입을지 13번 셔츠를 입을지에 대한 관심이 컸고, 데이비드 베컴이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할때 당시 주장이었던 라울의 7번을 가져올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매우 컸습니다. 최근에는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등번호가 관심에 올랐는데 첫시즌에 9번을 달다가 두번째 시즌 부터 7번을 달았죠.
그리고 박지성 선수가 팀을 옮기면서 그의 새로운 등번호가 몇번이 될 것인지에 대한 축구팬들의 관심은 그 어느때보다 컸습니다. 자신이 달고 싶은 번호가 있다손 치더라도, 이미 그 번호를 차지하고 있는 선수가 있다면 그 번호를 가져오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박지성선수는 대표팀에서 달았던 7번을 선호한다고 말을 했는데, 이미 그 번호는 팀의 핵심선수인 아델 타랍의 번호였습니다. 타랍은 지난 시즌에는 조금 부진했지만 퀸즈 파크 레인저스가 2부리그에서 승격을 할 때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며 팀의 핵심선수로 남아있고, 팬들의 지지도 대단한 선수입니다.
박지성 선수는 애초에 계약을 할 때, 7번이 다른 선수에게 있는지 모르고 자신이 원하는 번호인 7번을 말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구단 관계자가 이미 7번은 있는 번호라며 다른 비어있는 번호를 말했다고 전해졌습니다. 8번이나 14번정도가 박지성선수에게 어울리는 비어있는 번호였습니다.
하지만 어제 오후 박지성선수가 등번호 7번을 받을 것이라는 보도가 퍼졌습니다. 비록 팀내에 핵심선수인 타랍이 그 번호를 달고 있지만, 박지성에게 그 번호를 주는 것이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죠.
그러나 박지성 선수는 자신이 다른 번호를 빼앗는 느낌을 주는 것이 싫었는지 자신이 7번을 거절했다고 전해집니다. 애초에 다른 선수가 그 번호를 갖고 있는지 몰랐다, 새로 입단을 하면서 다른 선수의 번호를 자신이 빼앗아 온다면 팀의 분위기를 깰수도 있고, 다른 핵심선수인 타랍과의 관계가 서먹해지지 않을까라는 마음에서 였습니다. 최고 대우를 받으면서 자신이 원하는 번호를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박지성 선수는 자신의 프로인생 마지막 셔츠가 될지 모르는 셔츠에 8번을 받아들었습니다.
그리고 몇시간 뒤, 다시한번 새로운 보도가 지나갑니다. 퀸즈 파크 레인저스의 구단주인 토니 페르난데스가 직접 박지성선수의 등번호 7번을 지시했다는 것이었죠. 박지성 선수가 팀내에서 어느정도의 위상을 갖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었죠.
결국 박지성 선수는 팀의 다른 선수를 배려한다는 마음은 마음대로 알리고, 자신이 원했던 7번셔츠도 얻게 되었습니다.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긴 셈이죠. 구단주의 지시가 아니었더라면 박지성선수는 8번셔츠를 입고 뛰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7번셔츠를 달면서 자신에게 어울리는 번호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빛나는 배려심이란 박지성선수가 어떤 식으로 팀에 적응을 할지 알게 해주는 부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왜 그를 모두가 좋아하는지, 멘탈킹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또 한번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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