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 카디프행이 아쉬운 3가지 이유
개인적으로, 그리고 많은 축구팬분들이 그 가능성을 정말 높게 샀던 김보경선수가 우리의 기대보다 조금 아쉬운 선택을 했습니다. 약 일주일전부터 나돌았던 김보경선수의 카디프행보도는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이변이 없는 이상은 김보경선수는 올림픽이 끝난 뒤부터 카디프에 합류해 다음시즌을 카디프 소속으로 보낼 것입니다.
김보경 선수의 이적소스가 그나마 신뢰도가 높은 언론은 아니기에 일말의 희망을 가져보긴 했습니다만, 어제 새벽부터 최고의 공신력을 자랑하는 BBC발 보도가 이어졌고, 메디컬 테스트를 받고 있고, 곧 오피셜발표가 뜰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된 이상, 김보경선수의 카디프행은 거의 100퍼센트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웨일즈의 현지 팬들은 벌써 김보경선수를 '김보'라고 부르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영국 챔피언쉽이고, 비록 EPL이라는 빅리그가 아니지만 빅리그의 스카우터가 사시사철파견되는 챔피언쉽입니다. 어찌보면 J리그에 뛰고 있던 김보경선수의 챔피언쉽이적은 환영해야 할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많은 언론과 전문가들, 그리고 익숙한 칼럼니스트 듀어든씨까지도 이 이적을 '끔찍'하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렇게 아쉬운 이적을 감행해야 하는지 아직도 말리고 싶은 지경입니다. 왜, 사람들은 그의 이적을 이렇게 아쉬워 할까요?
1. 챔피언쉽의 에이스라고 해도
자국의 2부리그입니다만 챔피언쉽의 수준은 몇몇팀을 제외하고는 높은 수준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챔피언쉽이라는 곳은 상당히 거친 몸싸움으로 유명하고, 시즌당 46경기를 펼쳐야 하는 험한 일정을 자랑합니다. 2010년 시즌을 세레소의 주전으로, 이듬해 겨울에는 아시안컵으로, 그 이후 올림픽 대표와 일본 J리그를 뛰었고, 부상경력까지 있는 김보경선수는 내년 5월까지 휴식없는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거기에 거친 리그, 그의 컨디션이 걱정되는 동시에, 폼 저하가 오지는 않을지 걱정됩니다.
챔피언쉽이라고 하면, 당연히 잉글랜드에서 두번쨰의 리그이기에 빅리그로의 이적이 용이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네, 맞습니다. 빅리그로 이적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적뒤의 입지의 문제가 있죠. 하부리그 출신들을 즉시전력감으로 생각하는 팀들은 많이 없고, 기껏해야 다음시즌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하위권팀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팀들은 지금도 충분히 이적을 할 수 있는데, 왜 하부리그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너무나 아쉽습니다.
박지성 선수의 동료가 된 QPR의 아델 타랍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는데, 챔피언쉽에서 QPR을 승격시키던 해에 44경기 19골 23어시스트라는 경이적인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팀이 승격하면서 올라온 지난 시즌 그의 기록은 28경기 2골 5어시스트입니다. 하부리그의 선수들이 상위리그에서 신뢰를 받을 수 없는 단적인 예가 되겠지요.
2. 그의 기량은 이미 충분하다
그의 기량은 정말 하부리그에 뛰기는 너무나 아깝습니다. 박지성의 22세 시절보다 더 낫다는 평가를 받는 김보경 선수이고, 본인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도 너무나 큽니다. 박지성선수가 아시안컵을 앞두고 자신의 후계자로 직접지목한 선수인 동시에, 소속팀 세레소 오사카의 에이스로 아챔 8강까지 데려온 장본인입니다. 그의 동료였던 기요타케 히로시는 독일 뉘른베르크로 이적을 했는데, 왜 김보경선수는 2부를 택했는지 참 너무나 아쉽습니다.
거기에 그에게 관심을 보였던 구단이 카디프밖에 없었다라고 한다면 이해가 어느정도는 가겠지만, 다른 구단의 제의들도 있었습니다. 도르트문트, 레버쿠젠의 관심, QPR과 스토크시티의 관심도 있었고, 챔스리그를 뛰는 셀틱의 관심도 있었죠. 그런데 이 많은 팀들가운데 가장 아쉬운 선택을 했습니다. 올림픽이라는 거대한 대회도 있었고 말이죠.
3. 계약내용을 살펴보면....
아직 확정내용이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현지 소스로 나오는 정보들에 의하면 김보경선수의 이적료는 42억, 연봉은 21억, 그리고 계약기간은 4년입니다. 김보경선수가 현재 만 22살이니, 병역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카디프와의 계약만료후 병역을 수행하러 돌아오겠지요. 4년의 계약이라는 것은 선수생활의 전성기를 카디프와 함께 한다는 것입니다.
세레소와 계약기간이 6개월남아있는 선수에게 42억을 투자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황당한 액수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파격적인 제시를 한 것이고, 21억이라는 연봉도 팀내 탑급이죠. 이런 조건으로 선수를 데려왔다는 것은, 그만큼 비싼값을 주고 팔겠다, 혹은 팀에 데리고 있겠다라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병역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작년 이맘때 박주영선수가 이적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과 똑같은 상황이 오게 될 것입니다. 카디프는 비싼 돈을 원할 것이고, 관심을 보이는 팀들은 병역문제로 싼 값을 원할 것이고, 이러한 입장차는 결국 카디프이후를 생각하게 힘들게 만듭니다.
본인의 선택이기에 김보경선수의 이적이 확정된 이후부터는 아쉬운 마음보다는 챔피언쉽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기를 응원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습니다. 기량도, 가능성도, 멘탈도 이미 인정을 받은 선수가 이렇게 아쉬운 계약을 하는 것은 참 축구팬으로써 섭섭함을 감추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다음 시즌에도, 그리고 올림픽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는 김보경선수가 되기를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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