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분의 혈투, 축구종가에서 우뚝 선 '대한민국'

Posted by Soccerplus
2012. 8. 5. 07:56 축구이야기

신화를 썼습니다. 우리나라가 역사를 다시 썼습니다. 정말 무슨말로 표현을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가 120분간의 연장혈투와 승부차기끝에 개최국 영국을 꺾고, 사상 첫 올림픽 4강진출에 성공을 했습니다. 정말 너무나 대단한 경기였고, 경기가 끝난지 한시간이 지난 지금도 그 여운이 가시지 않습니다. 이는 그만큼 대단한 일이고, 축구대표팀의 정말 절실한 팬인 저에게는 너무나도 기쁜일입니다.

상대는 개최국 영국이었습니다. 홈텃세는 시작도하기전에 이뤄졌습니다. 굳이 지붕을 닫을 필요가없는 밀레니엄 스타디움의 지붕을 덮고 홈팬의 일방적인 응원을 극대화시키려했습니다. 하지만 경기내내 우리나라의 꽹과리소리는 끊이지 않았고, 우리나라의 응원구호인 대한민국!도 75000명의 함성소리를 이겨냈습니다. 연장전에는 오! 필승코리아노래까지 울려퍼지면서, 오늘 경기의 양상을 대변하는 듯 했습니다.

정말 어려운 경기였습니다. 시작하자마자 우리나라는 주전 오른쪽 풀백인 김창수선수가 왼쪽팔목부상을 당하면서 교체되어나왔습니다. 와일드카드로 뽑힌 그는 이번대회가 재조명한 보물중에 보물이었죠. 하지만 부상을 당하고 맙니다. 거기에 후반 중반에는 우리나라의 정성룡골키퍼가 프리킥상황에서 마이카 리차즈와 충돌을 하면서 또 경기를 뛰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후방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그는 아쉽게도 교체를 할수밖에 없었죠. 3명의 와일드카드중에 2명이나 부상으로 빠진 우리나라는 제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 상황이었습니다.

거기에 홈 팀의 일방적인 응원과 그에 휩쓸린 심판의 판정도 우리의 어려운 경기를 만드는데 큰 몫을 했습니다. 특히 첫번째 패널티킥의 경우에는 고의성이 없는 핸드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승부차기는 물론이고 옐로카드까지 주면서 영국에게 유리한 선언을 했습니다. 거기에 두번쨰 패널티킥도 상당히 석연치 않은 상황에서 나오면서, 우리나라는 힘든경기를 할 수 밖에 없었죠. 만약 이 경기가 제3국이었더라면 두 개의 패널티킥중 한개정도는 불지 않았을 것이었습니다. 홈 어드밴티지, 부상의 악몽과 함께 우리가 버텨내야할 큰 벽이었습니다.

선수들의 체력도 말이 아니었습니다. 중원의 압박을 메인 테마로 삼고 있는 우리나라는 예선 첫경기와 두번째 경기에서 올인을 하면서 체력을 쏟아부었습니다. 멕시코전과 스위스전에서 오버페이스를 하면서, 가봉전에서는 체력이 떨어지는 면을 많이 노출했죠. 거기에 마땅히 주전을 대체할 뾰족한 수도 없는 상황, 우리나라의 주전선수들은 풀타임을 소화해야 했습니다. 거기에 오늘 경기는 연장까지 이어지면서, 우리나라는 설상가상 힘든 경기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정말 훌륭한 경기를 했습니다. 특히 수비조직력이 너무나 빛났습니다. 두차례의 패널티킥을 허용했지만, 우리나라는 이 두차례의 슛을 제외하고는 단 하나밖에 유효슈팅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점유율이 58:42로 뒤졌지만, 이는 영국이 경기가 풀리지 않자 수비에서 계속해서 볼을 돌린 시간이 상당부분포함되어있고, 그를 제외하고는 슛팅숫자, 유효슈팅, 코너킥과 같은 주요한 공격기록에서 우리가 모두 앞서는 경기를 했습니다.

영국의 BBC의 해설자는 우리나라에게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우리를 두고 'every one of them', 'fantastic'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하나의 팀으로 일궈낸 승리를 찬사했습니다. 우리나라는 그만큼 수비조직력과 공간을 내어주지 않는 플레이가 완벽했고, 맨유, 리버풀, 첼시와 같은 명문팀의 유망주와 베테랑으로 구성된 영국축구의 자존심을 완벽하게 눌러버렸습니다.

한명한명 칭찬을 하지 않을수가 없습니다. 좌측에서 벨라미를 완벽하게 틀어막고 교체아웃시켜버린 윤석영은 정말 대단했고, 중앙에서 벽을 세운듯 안정적이고 완벽한 클리어링을 했던 김영권, 그의 파트너로 상대방의 제공권과 공간을 지능적으로 막아낸 황석호, 그리고 갑작스러운 출장에도 흔들리기는 커녕 팀의 부주장으로 정말 헌신적인 경기를 펼친 오재석까지, 네명의 포백은 어설픈 두개의 판정을 제외하면 찬스를 내어주지 않으면서, 우리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중원에서 정말 대단한 활약을 보여준 세명의 중앙미드필더도 칭찬을 아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맨유의 톰 클레버리, 아스날의 아론 램지, 스완지시티의 조 알렌, 그리고 후반 교체 투입된 전설 라이언 긱스까지 엄청난 명성의 선수들과의 맞대결에서 기성용, 구자철, 박종우 선수는 중원에서 정말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었습니다.

이제는 월드클래스라는 말을 붙이고 싶을 정도로 기성용선수는 패스미스도 없었고, 상대방에 대한 압박과 활동량, 거기에 첫골을 어시스트한 시야까지 모든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구자철선수는 마치 이니에스타를 떠올리게 하는 부드러운 몸놀림과 헌신적인 활동량으로 팀에 활기를 불어넣어주었고, 매경기에서 잘 안보이지만 2002년 김남일 선수를 떠올리게 하는 박종우의 플레이는 정말 멋졌습니다. 이 세선수는 나란히 승부차기 키커로 나서 우리나라를 4강무대에 올려주었죠.

남태희, 지동원, 박주영의 쓰리톱은 아쉬운 면이 없지 않았지만, 충분히 잘해주었습니다.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공중볼싸움을 해주었고, 지동원은 경기의 선제골까지 넣어주고, 수비에도 큰 기여를 했습니다. 박주영선수는 기대치가 조금 큰 것인지 아쉬운 경기를 했지만, 2008년의 이승엽선수마냥 기다려주고 싶습니다. 연장전에는 기가막힌 킬패스를 보여주며 우리나라의 찬스를 만들어주기도 했죠.

승부차기에서는 역시 이범영선수가 빛났습니다. 사실 골키퍼라는 포지션은 부상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 포지션이기에 정말 깜짝출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안정적으로 경기를 잘 이끌었습니다. 2년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아픈 기억을 갖고 있었던 이범영골키퍼지만, 오늘 경기에서는 스터리지의 승부차기를 막아내면서, 우리나라의 극적은 승리의 주연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하나로 잘 묶은 홍명보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지도력도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분명히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 예상을 했고, 전문가들과 팬들은 수비적인 경기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강력한 압박으로 물러서지 않으며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렸습니다. 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고, 부상병동으로 불완전한 전력은 이제 어디하나 부족하지 않은 전력으로 탈바꿈되었습니다. 선수들의 조직력과 사기가 최고인 지금 상황에서 한국은 거칠 것이 없습니다.

이제 4강입니다. 상대는 브라질, 세계최강이자 올림픽 대표팀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모두 데려왔습니다. 4경기에서 12골을 넣은, 가공할 위력의 공격진이지요. 4경기에서 5실점한 수비가 역시나 약점이고, 우리나라는 4경기에서 2실점밖에 하지 않은 짠물수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해준대로만 경기를 펼쳐준다면, 우리나라는 다시한번 올림픽 무대에서 큰 사고를 치지 않을까 기대를 해봅니다. 너무나 감사하고 신나는 일요일 아침입니다.

글이마음에들면추천↓한방! (로그인 불필요)블로그가마음에들면정기구독+ 해주세요sz

soccerplus.co.kr 로 더 편하게 저의글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