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전, '의지'가 있다면 두렵지않다
영국전에서의 짜릿한 승리는 저에게는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이었습니다. 많은 종목에서 가져다준 감동의 승부 그 이상으로 선수들의 투혼은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3일에 한 번 치루는 일정, 선수단이 18명으로 제한되어있고 그 중 두 선수가 부상을 당했으며, 한발짝이라도 물러선다면 무섭게 다가서는 상대의 전력은 선수들에게 최선 그 이상을 다하게 만드는 요인이었죠. 그렇게 우리는 120분 혈투를 끝내고 4강진출에 성공했고, 이제는 세계 최강이라는 브라질을 만납니다.
지난 조별예선 3경기에서의 상대팀을 만나고 영국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앞의 세 팀과 영국은 그 수준이 다른 팀이라는 말들이 많았습니다. 개최국에다가, 명문팀에서 뛰는 선수들이 즐비해있고, 약점보다는 강점이 훨씬 더 많은 팀이라고 생각이 되었죠. 그리고 이번에 상대하는 브라질은 이번에 참가한 16개국가운데 단연 최강이며, 영국과는 또 한단계 차원이 다른 팀입니다. 앞으로 세계 축구를 이끌 선수들이 대다수 포함되어있고, 지난 4경기에서 12골을 넣으면서 무시무시한 화력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제2의 펠레라는 별명을 얻으며 수백억원의 몸값을 갖고 있는 네이마르, 400억원의 이적료로 첼시이적을 확정지은 오스카, 포르투의 유로파우승을 이끌며 명문팀이적을 바라보는 헐크, 이번대회 득점왕 후보인 레안드로 다미앙, 맨유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루카스 모우라가 공격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 '미래의 스타'만 공격진에 있는 것은 아니죠. 밀란의 파투, 파리생제르망의 티아구 실바, 레알 마드리드의 마르셀로, 맨유의 하파엘, 토트넘의 산드로와 같이 이미 빅클럽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선수들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 멤버 그대로 월드컵에 나간다고 하더라도, 당장 우승을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닐정도로 정말 강력한 라인업입니다. 이번 올림픽 무대가 끝난후 아직 유럽진출을 끝내지 못한 이 선수들이 명문클럽과 계약을 체결한다면, 우리는 내년 여름, 우리가 정말 무시무시한 상대와 싸웠구나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을 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대단한 팀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호락호락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언론의 보도뿐만아니라, 해외의 여러 언론들도 우리나라가 쉬운 상대가 아니라고 보도를 하고 있죠. 브라질도 약점이 있는 팀이고, 우리도 우리의 강점이 있는 팀입니다.
브라질의 약점은 역시나 수비입니다. 4경기에서 5실점을 했고, 상대의 풀백들이 공간을 자주 노출합니다. 세계 최고의 센터백이라고 불리우는 티아구 실바가 버티고 있고 좌우에는 레알과 맨유의 주전 풀백인 마르셀로와 하파엘이 있습니다만, 실점은 경기당 1.25점, 아직 상대다운 상대를 만나지 못했다고 가정을 한다면 수비불안은 생각보다 큰 부분입니다. 아직 조직력이 견고하지 않아 공간을 많이 내어주고, 역습시에 우리나라가 빠르게 접근을 한다면 분명히 골찬스는 날 것입니다.
거기에 브라질의 최대약점은 바로 골키퍼입니다. 92년생 골키퍼 가브리엘은 이번 대회 주전으로 낙점되었던 네토의 부상으로 계속해서 골문을 지키고 있는데, 상당히 불안합니다. 수비라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좋지 않고 볼 핸들링도 불안불안합니다. 5개의 골 가운데서 두골정도는 골키퍼의 판단미스가 어느정도 비롯되어 나온 것이고, 우리나라는 이런 골키퍼를 공략하기 위해 과감한 슛을 날릴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공간에 대한 블록형성과 그를 통한 압박은 이번 대회 4강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습니다. 그리고 브라질의 스타들을 상대로도 공간을 내어주지 않는 플레이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압박을 하고 주변 동료와 협력수비를 하면서 상대팀을 제압해야합니다. 한 두명은 가볍게 제칠 수 있는 개인기량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기에 우리 수비는 덤비기보단 상대팀의 공간침투를 막는데 더 중점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두텁게 블록을 쌓으면 아무리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들이라도 어려움을 느낄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어느 경기보다 초반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그간 국제대회에서 이렇게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들을 상대로 섣불리 덤비다가 파울을 내주면서 굉장히 어려운 경기를 펼쳤던 기억이 많습니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되 효율적인 압박으로 상대팀에게 위협을 가해야합니다. 초반20분 정도 안정적인 수비를 펼친다면 경기내내 밀리지 않는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국전에서 패널티킥을 내어준 기억이 있는데, 그때처럼 우리가 위험지역에서 파울을 범하는 것은 정말로 조심해야할 일입니다.
지난 2010년 아르헨티나와의 경기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골을 어이없는 자책골로 내어주고, 우리나라는 그 이후 메시에게 완전히 당했습니다. 하지만 경기를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게도 기회가 있었고, 그 안타까운 기회들을 살렸다면 4:1로 무너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첫골을 어이없이 먹히고 메시가 날아다니니 수비진에 붕괴가 왔고, 이를 놓칠 아르헨티나가 아니었죠. 세계최고의 선수가 눈앞에서 나를 상대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순식간에 3~4명의 선수들이 다른 선수들을 놓치고 한 선수를 상대했고 우리는 그렇게 완패를 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네이마르는 메시가 아닙니다. 그리고 그때의 수비조직보다 팀으로의 조직은 이번 올림픽팀이 더 잘 짜여져 있습니다. 당연히 조심해서 싸워야 하겠지만, 우리도 이들에게 밀리지 않는 무서운 팀이라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승후보,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라고 지레 겁먹기보다는 늘 우리가 해왔듯이 우리의 플레이를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차이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합니다.
내일 새벽, 다시 우리나라는 잠못드는 밤을 맞이 할것입니다. 지난 일요일 아침 우리나라를 깨웠던 승리의 함성만큼, 내일 아침도 다시한번 승리의 함성이 울려퍼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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