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전 대패, 심판판정이 아쉬웠다

Posted by Soccerplus
2012. 8. 8. 09:47 축구이야기

실력의 차이는 분명했습니다. 우리나라는 3:0으로 패했고, 브라질이 자랑하는 네이마르, 오스카, 레안드로 다미앙의 실력은 역시나 대단했습니다. 지난 4경기에서 12득점을 했지만 5실점을 했던 브라질은 우리나라 경기에서 무실점경기를 하면서 결승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우리나라는 패했고, 3,4위전에서 동메달을 기대해야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경기가 끝난 뒤, 저의 많은 지인들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3:0 완패를 했으니 기분이 무척이나 착잡할 저에게 위로를 건내는 분들도 계셨고, 많은 분들은 브라질은 역시 우리보다 훨씬 더 잘한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가 브라질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며, 우리나라를 다시 평가절하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무엇보다도 경기의 흐름을 바꾼 것은 심판의 판정이었습니다.

사실 이것도 전력의 일부분이겠지만, 우리나라는 주전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습니다. 거기에 압박을 팀의 가장 큰 동력으로 삼기에 우리나라는 3일에 한번 치루는 경기에서 체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마치 EPL의 박싱데이마냥 촘촘한 스케쥴은 우리나라 선수들에게는 크나큰 부담이었죠. 6경기를 3일쉬고 경기를 해야하니, 너무나 힘든 일정입니다. 거기에 우리는 지난 영국전에서 120분을 소화했습니다. 쥐가 올라와도 참고 뛰고, 두 명의 주전선수들이 부상당했습니다. 설상가상이라는 표현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우리나라는 너무나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초반 경기는 우리나라가 지배를 했습니다. 지동원의 플레이가 점점 올라오고 있었고, 전방에서 김현성선수의 투입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첫번째 골을 넣을 수 있는 찬스를 가졌지만 심판이 무심하게도 파울을 불지 않았습니다. 전반 13분 지동원의 크로스를 김현성 선수가 헤딩으로 떨궈준 뒤 쇄도하던 지동원이 비어있는 골대로 헤딩을 합니다. 하지만 상대 수비의 발에 막혀 골을 넣지 못했죠. 하지만 이는 명백한 파울입니다. 선수의 발이 지동원 선수의 머리에 닿을 만큼 높았고, 이는 위험한 플레이로 당연히 파울을 줘야합니다. 이를 중계하던 BBC해설자역시도 'has to be, surely a foul'이라는 코멘트를 남겼죠. 완벽한 골찬스에서 높은 태클을 날린 브라질의 후안 헤수스 선수에게 레드카드를 줘도 전혀 이상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사실, 오늘 경기에서 초반에 골을 넣느냐 넣지 못하느냐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우리가 앞서가는 상황이 일찌감치 펼쳐진다면, 떨어진 선수들의 체력을 정신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었고, 강한 압박으로 덤볐던 우리나라의 경기 전술도 수비를 우선시하면서 체력을 안배하는 모습으로 바뀌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패널티를 불어주지 않았고, 첫골은 우리나라가 아닌 브라질에서 나왔습니다. 이 하나가 오늘 경기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바꾸어 놓았습니다.

후반 초반에도 우리나라의 공격이 계속되었습니다. 하프타임 때 팀을 재정비하고 나선 우리나라는 후반 3분만에 다시한번 패널티찬스를 얻어냅니다. 윤석영이 좌측면에서 수비수틈새를 비집고 나오던 김보경에게 스루 패스를 주었고 이는 김보경에게 제대로 연결됩니다. 그리고 수비수를 돌아 들어가던 김보경은 산드로에게 걸려 넘어지고 맙니다. 명백한 진로방해이자 공보다 사람을 막은 파울이죠. 하지만 이 역시도 심판의 패널티킥 선언과는 무관했습니다. 허탈한 표정의 김보경 선수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브라질 수비진이 오버랩됩니다. BBC해설자가 'careless challenge'라며 그 태클이 있은 뒤 2분후까지 계속해서 패널티킥을 불지 않은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만약 이 패널티킥을 불었다면, 경기는 또 달라졌겠죠. 하지만 다음 골의 주인공은 우리나라가 아닌 브라질이었고, 체력적 열세를 두고 싸웠던 우리나라와 브라질의 경기는 사실상 2:0이 된 순간부터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선수들의 몸이 무거웠지만, 골은 또 다른 엔돌핀이 되어줍니다. 세계 최강을 상대로 우리나라가 골을 주고 받으며 경기를 펼친다는 것은 분명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이번 대회뿐 아니라 앞으로 큰 대회에서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고 말이죠. 하지만 아쉽습니다. 

물론 이역시 결과론이죠. 이 패널티킥을 받았더라도 우리가 못 넣을수도 있었고, 우리가 넣었더라도 패배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심판판정이 이렇게 되면 안되죠. 당연히, 패널티킥을 줘야했고, 우리나라는 당연한 것을 받지 못했습니다. 축구는 흐름의 승부이고, 우리나라가 전반 초반과 후반 초반 올라오는 흐름에서 골을 성공시켰다면 경기의 결과는 또 어떻게 달라졌을지 모릅니다. 최소한 3:0의 허탈한 승부는 나지 않았으리라 장담합니다.

지난 영국과의 경기에서는 어설픈 패널티킥 두개를 내어주더니, 이번 브라질전에서는 당연히 받아야할 패널티킥 두개를 받지 못했습니다. 최선을 다한 우리 태극전사들에게, 정말 공정하게 경기를 관장할 수 있는 심판이 다음 3,4위전을 맡아주기를 바랍니다. 3:0의 패배에도 희망을 보았습니다. 박주영선수의 '포기하지마'를 외치는 장면에서 다음 경기에서 더 많은 것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샘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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