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페르시 이적이 가져올 나비효과
가히 이번 시즌 최고의 이적이라고 할만한 이적이 방금 마무리 되었습니다. 선수의 기량과 몸값면에서나 그리고 선수를 데려온 구단과 선수를 보낸 구단의 관계와 규모면에서나 이번 시즌 가장 큰 이적이 될 것입니다. 바로 지난 시즌까지 아스날의 캡틴이었고, 득점1위에 올해의 선수에 뽑혔던 반 페르시가 예전 구단의 가장 큰 라이벌이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하게 된 것입니다. 실로 엄청난 이적이고, 제가 어제 글에서 언급했듯, 유럽축구의 판도를 뒤바꾸어 놓을 이적입니다.
한 선수가 이적한 것 뿐이지만, 이 선수의 존재감이 과거의 구단에서도 매우 컸었고, 새로 들어올 구단에서도 매우 클 것은 자명한 일이기에, 그리고 이 두 구단이 유럽을 호령하는 구단이기에 이 이적이 미칠 영향력은 지대합니다. 적게는 구단내의 경쟁선수들의 입지변화에서 크게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와 EPL의 향방까지 바꾸어놓을 이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한 선수의 이적이 가져올 파급효과들은 너무나 큽니다.
1. 맨유 단숨에 우승후보 0순위로
맨유는 이번 시즌 도전자의 입장이었습니다. 지역 라이벌 맨시티의 전력이 워낙 두터웠기 때문이죠. 지난 시즌에도 막판에 승점 역전을 당하면서 2위로 시즌을 마감했습니다. 루니에 대한 의존도가 컸고, 단순한 공격루트에 중앙이 약점을 보이며 한계를 드러낸 것이죠. 하지만 반 페르시의 영입은 루니이외의 득점루트와 기존 자원들의 재배치를 의미합니다. 웰백이나 카가와는 측면으로 이동할 수 있을 것이고 루니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처진 스트라이커의 위치에서 뛸 수 있습니다. 중앙이 부족하지만 반 페르시의 영입은 맨체스터의 두 이웃의 경쟁을 더 격화시킬 것입니다.
2. 챔피언스리그의 판도도 바뀐다
지난 시즌 맨유는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예선에서 탈락했습니다. 어이없이 운이 없어서 떨어졌다기 보다는 그게 실력이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좋지 못한 경기력이었죠. 특히 챔스리그는 홈과 어웨이의 경기로 치뤄지기에 상대팀의 수비적인 저항이 심합니다. 주요 선수들에 대한 압박은 심하고 특히 루니라는 에이스가 확연한 맨유에게는 수비를 깊게 내리고 중원의 압박을 하면서 최소한 무승부라는 목표를 세우며 도전했죠. 하지만 반페르시가 들어오면서 화력이 급상승한 맨유가 되었고, 에이스가 둘이 되었습니다. 하나만 막아도 벅찼던 팀이지만 이제는 다변화된 루트로 챔스 4강이상의 성적을 넘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3. 치차리토와 웰백, 카가와
맨유에는 어리면서도 유망한 공격자원들이 많았습니다. 치차리토와 웰백, 카가와가 그 주인공들이죠. 이들의 나이는 모두 24세 이하로, 맨유의 미래라고 보아도 무방한 자원입니다. 지난 시즌에는 치차리토와 웰백이 반반씩 나왔고, 이번 시즌 카가와의 영입으로 새로운 경쟁구도가 기대되었습니다. 하지만 반 페르시의 영입으로 인해 이들의 기회는 줄어들었습니다. 로테이션 체제가 기본 퍼거슨의 전술이지만 반 페르시와 루니는 부상이 없는한 붙박이 주전으로 가져갈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게 되면 웰백과 카가와의 포지션이동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게 되고, 그렇다면 좌측의 나니와 애쉴리 영에게도 영향이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4. 베르바토프
이 영입으로 인해 가장 크게 입지가 흔들릴 선수는 베르바토프입니다. 리그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갖고 있지만, 기회가 없었던 베르바토프는 이제 자리가 없어졌다고 말해도 무방합니다. 계약이 1년밖에 남지않은 베르바토프는 남은 15일의 시간동안 이적을 강구할 가능성이 큽니다. 여전히 중위권 팀에게는 에이스로 자리잡을 기량을 갖고 있는 베르바토프를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미 QPR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보도가 얼마전 나온적이 있는데, 이 베르바토프가 어떤 팀으로 이적할 지, 그리고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을지의 여부는 EPL의 중위권을 흔들어 놓을 화두입니다.
5. 아스날, 반 페르시없이 가능한가
지난 시즌 아스날의 에이스는 반 페르시였습니다. 팀의 거의 모든 경기를 선발로 뛰면서 공격의 절반 이상을 맡았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카솔라, 지루, 포돌스키를 영입했지만, 과연 반 페르시의 빈자리를 확실히 매울 수 있을지는 아직 검증이 되지 않은 사실입니다. 앙리를 보냈던 시즌에도, 세스크를 보냈던 시즌에도 챔스권에는 무난히 입성했던 아스날이었는데, 과연 이번 시즌에도 이 공백을 무마시킬 수 있을지 기대와 걱정이 됩니다. 새로운 아스날의 전술에서 반 페르시의 존재감을 보여줄 선수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여부도 굉장한 관심거리입니다.
6. 샤막과 박주영
넘버1 공격수가 부상없이 거대한 영향력을 보여주며 시즌을 마감함으로 인해 주전기회를 거의 갖을 수 없었던 두 선수였는데, 포돌스키와 지루가 영입되면서 사실상 아스날과는 이별수순을 밟는 것이 확실시 되었습니다. 하지만 반 페르시의 이적으로 인해 샤막은 팀에 잔류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박주영에겐 큰 의미가 없는 이적으로 보여집니다. 이미 벵거가 결별 통보를 했고, 박주영은 여전히 새로운 임대 둥지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7. 아스날의 새로운 영입?
아스날이 24m파운드라는 두둑한 돈을 챙겼고 반 페르시의 거대한 주급도 이제는 떠맡지 않아도 됨으로 인해 어느정도 여유자금이 생겼습니다. 아스날이 이러한 돈을 가지고 반 페르시의 빈 공백을 메꿀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그리고 알렉스 송이 바르셀로나와 강력히 연결되어 있는 가운데, 이 돈의 일부분이 기성용선수에게 가지 않을까라는 예상을 하게 됩니다. 다른 공격옵션이나 수비진의 보강도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8. 아스날vs맨유의 반 페르시 더비
팀의 상징과 같은 선수의 이적으로 인해 이번 시즌 벌어질 아스날과 맨유의 더비전은 그 어느시즌보다 불꽃을 튈 전망입니다. 비에이라와 로이 킨의 터널사건은 여전히 EPL 역사에서 기억에 남을 장면으로 남아있는데 반 페르시가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 들어가는 그 순간, 관중들과 아스날 선수들의 태도가 어찌 될지 정말 궁금합니다. 아스날과 맨유의 만남은 다시한번 빅카드로 떠오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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